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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막여신 프리신디 May 01. 2024

낭독으로 먹고살기

스불축 새벽기상 

스북축 새벽 기상이 시작됐고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4시 55분에 눈을 떠 노트북을 켰다. 

처음 해보는 것인데 마치 익숙한 이 느낌은 뭐지? 입꼬리가 사정없이 올라간다. 새벽에 일어나 무의식적으로 노트북을 켜는 행동만으로도 나는 칭찬 받아 마땅하다. 새벽 기상이라니! 그것도 4시 55에 눈이 떠지다니!!

역시 사람은 마음먹으면 못 할 것도 없다. 그동안 새벽 기상을 하고  싶지 않아던 것이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여전히 일찍 잠들기는 쉽지 않다. 새벽 1시에 겨우 잠든 나에게는 피곤함이라는 과제는 아직 남아있다.        


   

‘초고는 쓰레기다.’ 

글을 쓰기 전 나는 주문을 건다. 그래야 정리되지 않은 글이라도 수다스럽게 쏟아 낼 수 있다. 새벽 기상 후 언제 정신을 차리고 글은 써지기는 할까 싶었던 우려는 오산이었다. 고작 이틀, 6시에 일어났던 리듬이 도움이 됐나 보다.     




오늘은 낭독해야겠다 마음 먹고 처음 참여하게 된 낭독 챌린지에서 수상한 이야기를 적어보았다. 2022년 9월! 온라인 세상에 집을 짓고 싶어 방황하던 나는 우연히 문학동네 낭독 챌린지를 발견하고 참여하게 됐다. 김훈 작가님의 하얼빈의 명장면을 낭독하는 것이었다. 그때도 나는 새벽 12시가 넘은 시간 겨우 마감 시간에 맞춰 썩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녹음한 파일 중 고르고 골라 일단 업로드는 했다. 그리고 2주간의 기다림이 시작됐다. 


                    

‘총구를 고정시키는 일은 언제나 불가능했다. 

총을 쥔 자가 살아있는 인간이므로 총구는 늘 흔들렸다,

가늠쇠 너머에 표적은 확실히 존재하고 있었지만, 표적으로 시력을 집중할수록 표적은 희미해졌다.      

표적에 닿지 못하는 한줄기 시선이 가늠쇠 너머에서 안개에 가려져 있었다.

보이는 조준선과 보이지 않는 표적 사이에서 총구는 늘 흔들렸고 오른손 검지손가락 둘째 마디가 방아쇠를 거머쥐고 머뭇거렸다.      

- 하얼빈 / 김훈 / 명장면 159쪽       


   

운이 좋게 나는 황금보이스상을 수상하게 되었고,

문학동네 낭독 챌린지 수상으로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길이 어느 순간 보이기 시작하더니 해야 할 일들, 하고 싶은 일들이 마구 떠올랐다. 그때부터 나는 읽은 책들을 다시 펴 마음에 와닿았던 문구들을 찾아 낭독콘텐츠를 담기 시작했다. 나의 낭독 인생에 시작은 자신감에서 출발해 그것을 검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찾고 있었던 것 같다. 남들의 평가가 아닌 스스로가 인정하고 만족할 수 있어야 했기에 나는 늘 비워진 것 같은 속을 채우기 바빴다. 

낭독으로 먹고살기를 도전하고 있는 요즘! 문학동네 낭독 챌린지 황금 보이스 상이 나에게 큰 힘이 되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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