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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빌리티 Jan 05. 2024

아이 사회성 키우려고 제발 여기, 저기 보내지 마세요.

소통 전문가 언어재활사가 집에서 사회성 키우는 방법

정말 많은 부모님들께서 걱정하시는 부분 중 하나, 바로 사회성이다. 


사실 사회성은 전반적인 발달에 정말 중요한 부분, 어쩌면 균형 잡힌 발달을 위해 뒷받침을 해주는 역할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금껏 만나온 가정들을 보면,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 혹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이를 제외한 그 아이들은 내향적인 아이들이다. 일반적으로 내향적인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사회성 걱정을 가장 많이 한다. 

혹시, 어디 가서 말 한마디 못해 친구 없이 지낼까 봐 안타까운 마음에 여기, 저기 등록해서 ‘사회성'을 키워보려고 한다면, 그게 정말 아이를 위한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아이가 즐겨하고 또 가고 싶어 한다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반면 거의 반 강제로, 끌려가다시피 간다면 오히려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런 경우, 아이가 도전해 볼 만한 상황에서부터 조금씩 넓혀가야 한다. 


대부분 사회성의 정의를 ‘외향적인 성향'으로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적응을 빨리 한다고 해서, 처음 본 사람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 해서 사회성이 좋다고 하긴 어렵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을 보면 부모의 마음 한 구석은 어딘가 좀 편해지기도 한다. 누구에게나 잘 다가가고 적응도 빨리 한다면 주변 사람들을 좀 더 빨리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도 맞고, 주위에 두루두루 여러 사람들이 있는 것 또한 맞다. 


그러나 우리 아이가 내향적이라고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단정 짓긴 이르다. 특히 어리면 어릴수록 옆에 있는 아이와 하루 ‘친구'가 되어 재미있게 놀 수도 있고, 가만히 앉아만 있는 것 같이 보여도 그 환경에 있는 것 만으로 아이는 재미있다고 느끼고 만족할 수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방과 후 프로그램을 분명 재미있다 하는데 막상 픽업 가보면 매번 혼자 무언가에 집중하여 놀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 아이는 그냥 그 활동 자체가 즐거울 확률이 높다. 


여기서 아이에게 ‘이렇게 해야 재미있지, 그렇게 하면 나중에 어떡할라고'라며 부모의 기준에 끼워 맞추지 말자. 정말 즐겨했던 활동마저 흥미를 잃게 하지 말자. 대신 생각을 바꿔보자. 남의 시선에 민감해져 이것저것 신경 쓰느라 진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보다 아이만의 방식으로 즐길 수 있게, 아이만의 시간을 존중해 주자. 주변 사람/환경에 영향을 많이 안 받는 순수한 우리 아이들이라는 걸 잊지 말자. 


사회성이란 타인과 원활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다시 말해, 사회성은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이다.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마음이 통하는 소통이다. 나랑 좀 말이 잘 통한다는 사람을 한번 떠올려 보면, 아! 하면 어! 하는 사람 - 내가 하는 말을 귀 기울여 잘 들어주고, 내가 한 말의 핵심만 딱 집어서 공감해 주는 사람이다. 


우리 아이들도 내향적이라 집 안에서의 모습과 집 밖에서의 모습이 너무 다르다. 이렇게나 다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집 안에서는 말이 끊기질 않고 ‘좀 조용히 해!!!’라고 할 정도로 시끄럽지만, 자신의 기준에서 편안해지기 전까진 입을 열지 않는다. 


더 신기한 건 나의 어렸을 적 모습과 굉장히~ 비슷하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경험을 하다 보면, 내향적인 사람들도 상황에 알맞게 충분히 소통하며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난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이제 ‘이렇게 좀 해봐'라고 요구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집 안에서는 조용하고 밖에서만 활발한 모습, 이건 좀 걱정이 될 것 같다. 


그럼, 우린 아이의 사회성을 키워주기 위해 무엇을 가장 먼저 해야 할까? 

그건 바로 경청, 공감, 요약하기 능력 - 이 3가지를 가르쳐야 한다. 


소통은 혼자 하는 게 아닌 누군가와 함께 했을 때 할 수 있는 것이다. 소통에 가장 기본은 경청, 상대방의 마음과 생각에 집중하여 듣는 노력이다. 


우리 집 아이들은 오디오 북을 주로 틀어주고, ABC를 가르치기보단 스토리텔링을 중점으로 교육한다. 그림책은 함께 보고 그림 없는 책은 옆에 앉아서 듣는 연습을 한다. 그 후, 이 스토리가 어떤 가치를 전달하려 하는지, 간단한 교훈을 공유하며 비슷한 경험이 있다면 그 또한 공유하며 대화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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