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강 Apr 07. 2024

밀려 오는 후회

나는 1960년생이고 학번은 79학번이다. 호랑이가 담배 피던 시절의 학번이다. 석사를 마치고 박사 학위를 받은 해가 2002년 월드컵때이다. 그 해는 정말이지 살면서 가장 행복하고 즐겁고 의미있는 해였다. 다시 정리해 보니 마흔이 넘어 박사학위를 받았다. 쉬지 않고 공부만 했으면 일찍 받았을수도 있었겠지만 일하랴 공부하랴 어느것 하나 완벽하게 이루지 못한 지각생이었다.  


    

작년 가을에 문학 전공자가 학고 싶어 대학원에 입학하고 지금까지 글 한 줄 못썼다. 참 어이가 없다, 생각해도. 좋을 글을 쓰기 위해 문학 전공자가 되었는데 글은 못 쓰고 공부에 눌려 숨도 못쉬고 있다. 지금이 겨울인지 봄인지..... 흩날리는 아파트 단지의 꽃잎을 보면서 ‘아..봄이 왔구나.를 외친다.   


  

다섯 학기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밀려온다. ‘그냥 하지 말걸.....’ 다음 학기에는 영어 시험과 전공 시험도 봐야하고...소논문 몇 개와. 졸업 논문도 시작해야 하는데....     



친구들은 자식이 해외 여행 보내준다고 자랑이고 골프치러 동남아로 어디로 나간다는데, 나 뭐했나 싶다. 해외 여행 보내 줄 자식이 없으니 가도 내 돈주고 가야하고..     


 

지난 주. 충무로 사는 초등학교 동창이 보자고해서 정말 아까운 시간 내서 만났더니 지 아들 자랑에 며느리 자랑. 거기다 어부인 자랑까지. 진짜 어이가 없었다. 눈치가 없는지 코치가 없는지. 흰머리 총각 앞에서 자식 자랑은 뭐고 부인 자랑은 또 뭐람. 좋아하지도 않는 소주를 콜라에 섞어 2잔 마시고 왔다. 아 열불나....다시는 안 가!!     


 

그만 두자니 들인 돈이 아까워 버티고 있다. 이번 학기 마치고 다시 생각해봐야지.....를 대뇌이면서.  여름 방학에는 평생교육사 실습을 마쳐야 하고 7월부터는 사회복지사1급 시험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겉다리로 듣고 있는 심리학 수업을 당분간 쉬어야 할 듯. 머리가 터지기 전에....적당히.... 이번 학기만 잘 마치자.......이번 학기만.....


사진출처 : 다음 이미지 검색 

작가의 이전글 학교 이야기8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