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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이팅게일 Jan 04. 2024

자주 실패하는 사람의 한 가지

의지박약

나는 의지가 약한 사람이다.


2020년 코로나가 한창인 시절. 성공과 관련된 유튜브 인터뷰 영상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주로 스마트스토어, 블로그 마케팅, 주식, 코인 정도로 분류할 수 있겠다. 그 당시 나는 저 4가지 부류의 영상을 안 본 게 없었다.

성공이라는 자극적인 문구에 불나방처럼 달려들었고 블로그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블로그로 무엇을 마케팅할지 고민하던 나는 간호사라는 직업을 써먹기로 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경쟁력이 없는 블로거였다. 이미 간호사로 활동하는 블로거는 많이 있었다. 건강 관련 블로거는 이미 레드오션이었다. 그럼 내가 간호사로 할 수 있는 블로그는 뭐가 있을까? 그렇게 주제를 찾던 중 혈액종양내과와 관련한 블로그는 많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환자분들의 개인 블로그는 많이 있었지만 말이다. 나는 곧바로 내가 배운 것을 정리할 겸 정보성 블로그 글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나는 혈액종양내과 간호사로서 나를 마케팅할 수 있을 것 만 같았다.


그러나 나는 의지가 많이 약한 사람이었다. 작심삼일'이 일상인 평범한 사람이었다. 열정은 첫 1주일, 한 달에 모든 걸 불태웠었다. 잠도 줄여가며 블로그 글 작성하는 법, 조회수 증가하는 법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성과에 집착하다 보니 내 열정은 금방 밑바닥을 드러냈다. 저조한 조회수는 나의 힘을 빠지게 했다. 그리고 점점 글을 작성하는 꾸준함이 사라져 갔다. 그래도 콘셉트를 잘 잡았던 탓일까? 조회수는 시간이 지나 조금씩 올라왔으며 하루 방문자 200명 정도를 기록하게 되었다. 그러나 꾸준함이 없는 블로그는 금방 생명을 잃었다. 방문자 200명의 블로그는 누군가 가끔 찾아와 주는 블로그로 바뀌었다. 그때 블로그를 운영해 보면서 나는 욕망만 가득한 사람이었다는 걸 깨달았었다.


사람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고 했던가? 이번에는 티스토리가 그렇게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 잘 되고 싶다는 생각만 가지고 무작정 시도했던 티스토리는 애드센스 통과도 못해보고 접어버렸다. 인터넷 강의도 들어보고 유튜브의 모든 영상을 섭렵했었다. 그러나 내 의지는 영상을 보는데 다 써버렸다. 정작 중요한 글 내용은 신경 쓰지도 않았다. 나는 이번에도 열정이라는 에너지를 초반에 쏟아붓고 끝나버렸다. 정작 중요한 곳에 내 열정을 쏟지도 못했다.


오로지 성공만 쫓았던 내 모습이 독이 되었다. 성공은 그렇게 한 순간에 이룰 수 없는데 말이다. 그러나 나는 평범한 사람이었고 그것을 깨닫는 데는 부딪혀봐야 아는 사람이었다. 잘 나가는 사람들의 영상을 그렇게 봐놓고도 깨닫는 게 없었다. 그들은 꾸준히 자신의 실력과 자신을 믿는 마음이 컸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하면 될까? 이거 아닌 것 같은데? 하는 의심이 컸다. 내 마음 하나 컨트롤 못하는 사람이 무슨 큰 일을 할 수 있을까.


잘 나가는 사람들이 늘 얘기하던 꾸준함에 반대로 행동했던 내 모습을 보라. 성공한 누군가는 나와는 반대로 행동한 사람이다. 누군가 성공하고 싶다고 내게 묻는다면 당장의 성과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나만의 콘텐츠를 꾸준히 밀고 나갈 수 있는 힘을 키우라고 말하고 싶다. 성공해보지도 못한 내가 주제넘게 하는 말이지만. 과거 내 모습을 비추어 보았을 때 반대로만 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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