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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rene Oct 28. 2024

블랙컨슈머 리스트

<미국 일상 들여다보기> 쇼핑 관행

▲  백화점 초콜릿 홀  © Andrew Beasley






지금은 국제적 초대형 기업이 되었지만, 초창기에 주로 도서·음악 관련제품을 온라인 판매하던 아마존(amazon.com)을 이용해 온지 벌써 수십 년이 흘렀다. 당시 국내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상품구매 시 배송비를 추가로 받고 배송기간도 며칠씩 걸렸다.


우리나라의 수십 배 크기인 미국은 서쪽 시애틀(Seattle)에서 뉴욕까지 자동차로 약 40시간 거리이니 4-5일 이상 소요되는 배송기간을, 총액 25달러 이상 구매하면 미국 내륙 전역에 무료로 배송을 한다. 프라임(Amazon Prime) 회원이거나, 때때로 무료체험 기간에는 대부분 주문 후 다음날 받아볼 수 있다. 이러한 온라인 쇼핑은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놀라운 경험이었다.


물론, 지금은 우리나라도 당일·새벽배송 등 보다 빠른 배송체계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구매 총액보다는 각각의 상품 별로 일정 비용 이상에만 무료배송을 하는 경우가 많다. 반품의 경우는 이전 글(참조: https://brunch.co.kr/@kyrene/61)에서 보았듯 여전히 불편하고 번거롭다.   


한 번은 각종 허브 양념류를 주문하였는데, 일부 유리용기가 파손되어 배송되었다. 반품요청을 했더니, 파손제품 반송 요청 없이 바로 새 제품을 재배송 하겠다고 한다. 그것도 바로 다음날 오버나잇 딜리버리(Overnight, Same-day, Next-day Delivery)로 도착했다. 파손제품의 사진 자료 포함 어떤 상황 설명도 요구하지 않았다.


독일산 소스팬(Saucepan)을 며칠 썼는데 내부 바닥에 일부 변색이 생겼다. 어떤 때는 잘 사용하던 도우믹서(Dough, Stand Mixer)에 열이 나기 시작했다. 예전처럼 문의하니, 이미 사용했음에도 역시 불편한 기색 없이 신상품으로 즉시 맞교환해 준다. 우리나라의 경우, 파손제품 증거 사진은 필수이며 반송제품 검사 확인 후 교환여부를 판단해서 결정하겠다는 답변이 온다. 판매자 임의로 정한 반품기간이 지났으니 교환 불가라는 경우도 흔하다.


땅덩이가 워낙 커서 기상이변이나 여러 이유로 예정된 배송기간에 상품 발송 또는 도착지연이 예상되면, 미리 안내 메일을 보내고 보통 1주일을 더 기다려도 도착하지 않으면 환불 신청하라고 알려준다. 그 기간이 지나 환불신청 하면, 상품도착 여부 불문하고 즉시 환불 조치한다.    


나는 다행히 불편하거나 불쾌한 경험이 없어서 긍정적인 사례만 나열하게 되었다. 세계 굴지의 아마존은 마냥 너그럽게 소비자 만족만을 최우선 시 하는 기업일까? 우리가 잘 알고 있듯,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이다. 즉 돈 벌자고 하는 일이다. 손해 보면서 자선사업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 주위에서 심심찮게 들려오는 진상고객(Abusive Customer)의 사례는 온·오프라인 쇼핑은 물론,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국내 주요 오픈마켓 상당수는 블랙컨슈머 명단(속칭, 블랙리스트)을 작성 관리하여, 악의적·불법적인 거래 시 로그인 차단과 재가입 방지 등의 조치를 한다고 알고 있다.


미국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해서, 많은 플랫폼제공자나 판매자는 비정상적인 구매활동을 하는 소비자 리스트를 작성, 공유, 관리하는 전담부서와 관리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아마존의 경우, 판매자는 비정상적인 구매활동을 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악성 구매자 보고서(Abusive Buyer Report)'를 아마존에 제출한다. 리스트 관리대상 소비자가 되면 사안에 따라 이메일 경고, 계정차단, 법적조치 등을 받게 될 수도 있다.


▲  진상고객 대처  © https://www.intercom.com


오래전 중국과 한국에도 아마존이 진출했으나 정착하지 못하고 철수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미국 등 여러 나라와 무엇인가 다른 쇼핑관행 때문은 아니었을까 시사하는 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품종류는 매우 제한적이지만, 얼마 전부터 11번가 플랫폼을 통해 아마존 상품구매가 한국에서도 가능해졌다. 


현재 중국, 일본을 포함 20여 개 국가에 아마존 전용 웹사이트가 운영 중이다. 영국 등 일부 국가 아마존 상품도 미국 아마존 계정을 이용하여 쉽게 구매가 가능하다. 우리나라 소비자도 언젠가, 좀 더 마음 편안하고 편리하게 필요한 제품을 쇼핑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 참고: 작가의 모든 글과 사진에 담긴 일체의 단체, 업체, 상호, 시설, 제품 등은 전적으로 필자의 주·객관적 기준에 따라 선택하고 실제 경험한 것으로써, 상업목적의 광고, 후원 등과 무관함을 안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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