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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조음 Apr 22. 2024

고양이, 말랑이를 소개합니다

말랑이는 소보루 빵을 닮은 아빠 보루와,

걸음걸이에서 종소리가 방울방울 울릴 것만 같은 엄마고양이 방울이 사이에서 태어났다.

 엄마, 아빠의 탁월한 유전자만을 쏙쏙 빼닮은 말랑이는 천방지축 똥꼬 발랄한 아기고양이다. 다행히 엄빠가 태어난 시절보다는

말랑이가 태어난 환경은  그리 열악하지는 않은 편이다.

워낙 엄빠가 밤낮으로 동네를 샅샅이 돌아다니며 여러 군데에 밥자리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쥐도 잘 잡는 아빠와 미모뿜뿜한 엄마가 함께 나타나면, 두 부부의 애교에 홀려 다들 사료 한주먹을 내어 놓는다. 한 집에 오래 머물지 않고 이 집 저 집 다니느라 매우 바쁘신 몸들이다. 절대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닮아두지 말라는 명언을 몸소 실천하고 계시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끼리 서로 자기네 고양이라고 언쟁이 벌어진다.

 나도 끼어든다.


"쟤들, 우리 집 고양이야."


"아니라니까, 내가 거두고 있다니까."


" 우리 절간 고양이예요."


세상살이에서 부모가 인심을 잃으면 상관없는 자식까지 미운털이 배기듯이 고양이들 세계도 마찬가지이다.

인기 많은 엄빠 덕분에 말랑이는 사랑을 듬뿍 받는다.

이젠 말랑이를 두고 새로운 언쟁이 시작된다.


"내 새끼여."


"아니라니까 그러네~ 내 새끼라니까."


'절 새끼라고요."

아빠 보루
말랑이 엄마, 방울이
말랑이 엄빠

말랑이는 방울이의 새끼 네 마리 중에서 살아 놈은 용감한 아이다.

새끼들이 눈뜨기 시작하면 밤 몰래 아이들을 몰고 와서 구경을 시키는 것 같았다. 첫날, 세 마리, 그다음 날엔 두 마리, 차츰 어미 혼자 남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새끼들 중 그나마 가장  먼저 태어나는 첫째 아이가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와그작~ 와그작~ 욤욤욤~


밥을 먹으면서 맛있다는 소리를 내는 것도 아깽이 때만 들을 수 있는 아름다운 소리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지만 말이다.

말랑이 형졔들
말랑이 미모뿜뿜
왼쪽부터 말랑 방울 보루 세가족

볼 때마다 예뻐지는 우리 말랑이.

어릴 적부터 안아주고 궁디팡팡 해줬더니

나만 보면 냐옹 거린다.


근데 얘, 말랑아?

너 이리 와봐! 궁둥이에 뭐가 붙은 것 같은데??

뒤로 좀 돌아볼래?


"●$€£¥¤¿¡●■¤※!!!!!


어멈머머~~

내가 미춰~~

미스 고양이대회 취소해야겠다.

핑크 블링블링한 드레스 맞춰놨는데~ㅠㅠ 어쩌면 좋아.

드레스 취소하고 빤츄로 사야겠어.

열심히 운동해서 미스터 근육냥 선발대회에 도전해 보자!


저기, 건넛마을 까망이네 집에서 너 시집보내주면 올 가을에 고구마 한 박스 준다고 약속했는데... 폭망 했다! 이지지배, 머스마야!!

바야흐로 이제  말랑이 닮은 새끼들로 넘쳐 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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