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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가라

고등학교 3학년에 받은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스카웃 제의

by RoyaltyProgram

최근 며칠 동안 꽤나 많은 일들이 있었고 심적으로도 매우 바빴다.

느끼는 것들이 정말 많았다. 글을 적을 마음의 여유가 없어 한동안 조용했던 블로그에 작은 아우성을 남겨본다.


개인 프로젝트에만 갇혀 있었던 내가 꾸준히 원하던 외부활동을 시작했다.

난 실패 하기 위한 방법을 찾으러 다녔고 무작정 도전했다.


회사를 창업한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사람들은 창업을 운운하면 항상 이런 말들을 한다.

난 아직 회사를 창업할 준비가 안되어 있어.
어떤 걸 할 지 아이디어가 없어.


번개 장터를 창업하고 카카오에 매각, 네이버 자회사와의 합병까지 이뤄낸 한 대표님이 나온 비즈카페의 팟캐스트를 접했다.

그 분은 창업의 시작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저도 시작할 때는 아무것도 몰랐어요.

아직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완벽히 준비된 순간은 결코 오지 않는다.

내가 누군가를 챙긴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내가 바빠서 누군가를 외면한다는 것은 내가 평생 누군가를 외면하며 살아갈 것이라는 것과 다름이 없다.

어떤 일이든 완벽한 순간은 평생 오지 않을 확률이 높다.


그렇게 우리는 일단 시작해야한다.

기계학습도 그렇다. 시작의 실패를 두려워하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

나 또한 완벽주의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난 솔직히 고등학교 2학년 한 선생님에게서 이를 배운 것 같다.

불완전하더라도 무언가 도전하고 깨져보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도와주고 직접 실천하시기도 하시는

한 선생님의 영향을 크게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내게 용기를 불어 넣어준 고마운 사람이다.

좋은 인연이기에 항상 감사한 마음 뿐이다.


적어도 내가 꿈을 가진 사람이라면 실패를 해보자는 생각을 가지는 것도 난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최근에 난 Tooliense를 세상에 알렸다.

처음에는 막막했다. 일단 도메인을 구매하고 공식 홈페이지를 만들고,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무작정 내가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이 트윗이 바이럴되며 11만명의 사람들이 봤다.

그렇게 11만명의 사람들이 Tooliense를 알게되었다.

내 프로젝트에 기여하려는 사람들도 여렀 있었고 날 팔로우하고 다음 프로젝트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


무엇보다 DM을 통해 Love Call들을 좀 받았다.

내 프로젝트가 흥미로웠다면서 이야기를 나눠보자는 이메일을 받고 난 줌 미팅을 잡았다.

비슷한 패턴으로 2~3번의 연락이나 줌 콜을 했다.


결국 헤드헌팅의 목적이었다. 나에게 인턴쉽이나 채용을 제안했다.

그들은 나와 내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매우 긍정적이었다. 한 미팅에서는 이런 말까지 들을 수 있었다.

우리 회사도 당신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어요.

경쟁자로 만나기는 싫어요.

출처 입력

내게 감동적인 말이었다. 난 이때 알았다. Tooliense의 창업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이 사람들은 내게 호의적이었다. 나와 함께 일하고 싶어했다.

내가 한국의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라는 것을 밝히기 전까지는 말이다.


난 그들을 이해한다. 편견보다도 제도적인 한게가 크다.

이번 일을 통해 깊이 미국 비자와 이민에 대해 알아봤다.

대한민국이라는 국적과 어린 나이는 미국으로 들어가 일하기에는 너무나 높은 장벽이었다.


지금까지 이런 외부 러브 콜은 총 4번 정도 있었다. 작년 부터 공부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다.

난 솔직히 한동안 이 사실이 자랑스럽기 보단 원망스러웠다.


내가 꿈꿔왔던 미래가 부정당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CTO와의 직접 미팅에서 내 나이와 국적 때문에 곤란함을 느끼던

그 사람의 표정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한동안은 꿈에도 나올 정도로 힘들어 했다.

힘들다는 감정의 구름이 지나고 난 이성에 가득 찬 나 자신을 마주했다.

앞으로 어떤 것들을 이뤄내야, 미국을 가서 내 꿈을 이룰 수 있을 지 말이다.


로드맵 하나하나가 참 어려운 난관이다. 가능성 0.1%보다도 적은 것들을 수 차례 뚫어야만 할 수 있는 일들이었다. 난 한동안 이 로드맵을 생각하고도 힘들어했다. 현실적으로 너무나 어려운 길이었기 때문이다.


이것도 시간이 지나니 해결되었다. 생각해보니 난 어려운 길을 도전했다.

이 길은 어려우니 가치가 있는 거다. 쉬운 길이었다면 인생을 걸면서 이 길을 도전 했을까? 싶다.

어쩌면 나는 잠시 도전정신보다 안정감이 필요한 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무엇보다 난 이 순간을 마주하기 까지도 수 많은 적고도 적은 가능성의 일들을 마주하며 왔다. 어쩌면 난 너무 달려와서 지쳤던 것이 아닐까.


나의 인생만큼이나 인류의 인공지능 개발은 어려운 일이다.

인공지능은 우리 인류가 불가능 할 것 같은 일들을 하나하나 풀어가고 있다.

이러한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최전방의 연구소에서 일하는 것은 내가 마주한 부담감과 압박감보다 훨씬 더 클 것이다. 이걸 어떻게 해내야할까, 할 수 있을까, ...

이들은 지금까지 불가능 한 것들에 도전하기에 가능성조차 가늠할 수 없다.


Openai의 연구자인 Noam Brown은 내부 모델의 2025 IMO 금메달 달성의 성과 발표를 진행하며 팟캐스트에서 이런 말을 한다.

math-ai-brown.MV0k4unJ_Z207C0b.jpg
매일 눈을 뜨면 인공지능의 발전을 최전방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우리는 수학을 전문적으로 잘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훈련하지 않았습니다.
모델은 범용적인 일들을 지능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훈련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수학 분야에서 이런 성과를 보인 것은 매우 놀랍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너무나 지엽적인 것들을 바라보는 순간이 많은 것일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지금까지의 여정도 어딘가에는 기록되어 있지만 난 그 기록을 위해 달리지 않았으며

나의 프로젝트가 상을 받을 때도 난 이 상을 목표로 달려왔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난 나의 꿈을 위해 인생을 걸고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좋은 일들이 생길 뿐 이었다.

내 자신이 이런 일들에 쉽게 무너지지 않았으면 한다.

난 어딘가에 스카웃을 받기위해 노력한 적이 없다. 내 꿈을 향해 나아가는 와중에 마주한 하나의 해프닝이다.


앞으로 나는 어떤 일들을 마주하든 Tooliense를 키워갈 예정이다.

얼마나 걸릴 지 마지막 형태가 어떨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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