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받아도 스트레스인지 모르고 스트레스를 안고
짧은 글 시리즈
3년 전, 처음으로 귀가 먹먹하고 울리는 느낌을 받았다.
친구 중 한 명이 돌발성 난청을 방치했다가 청력손실로 이어진 경우가 있어 나는 서둘러 병원을 찾아갔다.
의사 선생님은 지금 기절한 청세포들을 스테로이드로 살려보겠다고 쉽게 설명해 주셨다.
스트레스가 큰 원인이고 짠 음식과 카페인, 술, 담배 등 모든 병의 유발원을 나열하셨다.
나는 그다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받아도 빨리 털어내는 성격이라 그날부터 저염식을 하고 일주일간 금주하며 스테로이드를 먹었다.
하루 만에 증상이 완화되고 일주일이 지나자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 후 1년에 두세 번 꼴로 재발했지만 약을 먹으면 이내 나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재발했고 병원을 갔더니 원인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자고 하셨다.
요즘 스트레스받는 게 있는지 물으셔서 그건 아니라고 답했다.
이사 가야 된다는 강박에 집을 좀 부지런히 보러 다니고 대출이자를 계산해 보느라 스트레스받기는 했지만, 그렇게 평소보다 많이 받는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게 3일간 약을 먹고 귀가 다 나았는데..
어제 대출 이자를 알아보다 보니 점점 겁이 나고, 30년간 한 달도 아프면 안 되겠다는 강박에 스트레스가 치솟는 게 나 스스로도 느껴졌다.
불안이 극에 달하는 순간 귀 안이 조금씩 팽창하더니 이내 멍해지고 삐----------
나는 스트레스를 안 받는 성격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아도 스트레스인지 모르고 스트레스를 안고 있는 아주 스트레스가 많은 성격이었다.
내 스트레스를 아주 민감하게 측정해 주는 바로미터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