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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쓴삘 Sep 02. 2024

내가 비겁해지는걸까.

짧은 글 시리즈

아이들이 만화를 본다.

음주운전, 새치기, 못 돼먹은 블로거들 등등  이 시대의 무개념들에게 고등학생이 실랄한 비판을 앞에서 날린다.


보고 있으면 통쾌하기 그지없고, 결말은 늘 권선징악과 해피엔딩.


그런데 슬슬 걱정이 된다.

아이들이 따라 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양심 없는 사람들을 00 충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조금의 불의를 봐도 분을 삭이지 못한다. 

저런 반응은 진심일까, 모방일까.


인생은 공식대로 살아지지 않고, 상황에 따라서는 우리도 그 양심 없는 00충이 될 수도 있음을 얘기해 보지만, 내 얘기를 얼마나 받아들일지는 모르겠다. 


문제는, 진짜 밖에는 어른 같은 어른만 있는 게 아닌데 괜히 정의 실현 하려다가 봉변이라도 당하면..

그렇다고 불의를 보면 피하라고도 할 수 없고.


그래서 아이들에게 112 문자신고하는 방법을 보여줬다.

만취해 도로에 드러누운 아저씨를 봤을 때, 접촉사고로 어르신에게 위협적인 손짓과 욕을 해대는 젊은이를 봤을 때, 헬멧도 안 쓴 3명이 전동킥보드 1대를 타고 우리 차 앞으로 쌩 지나가는 걸 봤을 때 112로 문자 신고하면 신속한 후속조치가 이루어진다. 

제발 직접 나서지 말고, 112에 문자를 보내면 된다고 신신당부를 했다. 


근데, 내가 비겁해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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