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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k Lee Speaking Jan 09. 2024

모든 박제는 빛을 죽인다

정신 탐구 보고서: 인간 조건에의 이해

사람은 이념으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워질 수 있는가? 

이 이야기는 앞선 질문에 답변하고자 하는 노력으로부터 시작된다. 

필자가 20대를 고뇌로 지새우며 내린 결론은 이러하다.

'신이 되고자 한다면 인간은 모든 이념과 사상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예수나 부처를 비롯한 선각자들이 한 목소리로 말했던 구원(또는 해탈, 당신의 믿음을 존중하는 그 어떠한 단어라도 무관하다)은 이념으로부터의 자유를 반드시 수반한다. 

그렇다면 이념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은 무엇인가? 종교적 믿음을 가지고 열과 성을 다해 교리를 공부하고 선행을 베풀다 보면 자연스레 은혜를 입게 되는 것인가? 아니면 오랜 명상 수련을 통해 경지에 올라야 하는가? 어떠한 방법을 통하든, 당신이 믿음을 고수하는 한, 믿음 또한 하나의 이념에 중요성을 부여하고 자기 정체성을 투영하는 행위이기에, 신의 경지로 나아가는 데 방해가 될 뿐이다. 이렇듯 한 가지 이념에의 집착, 지나친 중요성과 의미의 부여야말로 생생하게 살아있는 빛을 죽이는 '박제'의 행위에 해당한다.


당신이 존재라는 기적을 매 순간 실감하며 현존에 대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한한 감사에 젖어 궁극적으로 행복에 머무르고자 한다면, 즉 빛에 머무르고자 한다면, 빛에 머무르고자 하는 의도를 지워야만 한다. 명상 수련 중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생각을 하느라 깊은 명상이 주는 고요함 속으로 나아가지 못했던 경험을 떠올려보라. '무엇인가 해야 한다'거나 '이러저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부터의 자유만이 당신을 한 단계 진보한(영적으로든, 속세적으로든) 존재로 성장시킨다.


자유로 나아가기 위한 방법은 이처럼 간단하다. 모든 박제를 내려놓으면 자유는 그 곳에 있다. 마치 어지러이 소용돌이치는 모래 알갱이와 자갈들이 가라앉고 나면 투명한 물이 비로소 보이지만, 그 무엇도 깨끗한 물을 새로이 붓지 않았다. 그저 깨끗한 물을 보기에 방해되는 장애물들을 내려놓자 그 모습을 드러낸 것 뿐이다. 


그 원리는 간단하나, 실천은 어렵다. 이론에 대한 지적 이해는 결코 당신의 살아있는 세포로 느끼는 체험을 대체할 수 없다. 그저 방향을 제시하는 것 만이 이론이 할 수 있는 최선이다. 그 이론을 구성하는 문자, 그것이 성경이든 불경이든 산스크리트어든 영어든, 문자는 당신에게 표지판 역할을 할 뿐 종국에는 당신의 두 발로 그 길을 한 발 한 발 걸어 나가는 수밖에 없다. 직접 길을 나아가는 경험만이, 문자의 자간 속에 함축되어 있는 진정한 의미를 실로 '이해'하는 유일하게 유효한 방법이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집착하여 그 손가락이 검지였는지 중지였는지, 달을 가리킨 날짜가 몇월 며칠 몇시인지 따져가며 온갖 절차와 전통에 지나치게 매몰되는 것은 오히려 달을 보는 것(즉 자유이자 구원)을 방해할 뿐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당신은 그 길을 직접 걸어갈 수 있는가? 이미 수많은 선각자와 사상가들에 의해 그 방법은 충분히 제시되었다. 때문에 이 글에서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부분은, 필자 스스로가 그 길을 걸어나아가며 거듭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와 함정들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늪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지, 그 경험들을 가감없이 말씀드리고자 한다. 그것이 사랑하는 독자들, 더 나아가 이 광막한 공간과 무한한 시간 속에서 존재함이라는 기적의 순간을 공유하고 있는 인류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필자의 원대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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