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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k Lee Speaking Feb 06. 2024

Ego is your enemy, for real

Ego가 거시적으로는 인류 전체에, 미시적으로는 우리 일상에 유발하고 있는 수많은 어리석은 행태를 보자.


Ego는 인간 뇌의 좌반구에 위치한 Default Mode Network라고 불리는 영역에 기거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비록 물질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지는 않으나 에너지의 형태를 가지고서 자신의 존재를 영속하고자 하는 의지를 지니고 있다. 숙주인 인간의 정신적 에너지에 기반하여 생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Ego에게 에너지를 공급하고 나면 인간은 약간의 정신적 피로함을 느끼기 마련인데, 특히 짜증이나 분노의 감정이 갖는 고유 주파수의 진동을 에너지원으로 삼는 Ego가 등장할 때면 폭발적인 에너지의 소모를 유발, 이내 숙주는 정신적인 피로감을 심하게 느끼게 된다. 


Ego의 특징을 알아보자. 심리학 저서를 비롯해 여기저기서 한 번쯤 들어보았을 법 한 용어인데, 필자의 정의도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나 주관적 해석이 약간 가미되어 있다. 첫 째, 숙주인 인간의 생존 욕구와는 별개로 자신의 독립적인 영속을 꾀한다는 점이다. 둘째로는 자기 영속의 방법으로 숙주의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셋째로 Ego가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 따로 살면서도 실상은 하나로 단일된 개체라는 점인데, 간혹 개별성을 상실한 군중이 마치 하나의 개체처럼 광기를 드러낼 때야 말로 Ego가 거대한 에너지 구체로서 자기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심리>에 묘사된 역사를 거듭하는 인간의 집단 광기, 이 광기의 치유는 우선 그 근원을 이해하는 것, Ego와 좋든 싫든 공생 관계에 놓인 인간 존재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Ego는 자신의 영속을 꾀하고, 그 수단으로 인간의 에너지(=생명력)를 필요로 한다. 개개인의 삶이 죽음이라는 종착지에 닿는다고 한들, Ego는 개개인의 두뇌에 속박되어있지 않기에 계속해서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영속할 수 있다. 이로서 물질 형태를 갖지 않는 순수 에너지체로서의 Ego는 영속을 이어간다. 지구상에서 모든 인류(혹은 좌반구에 자아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정신적 특질을 지닌 모든 영장류)의 멸종이 오는 순간까지 Ego는 살아남을 것이다. 그런데 인류의 멸종을 유발하는 것 역시 Ego가 지닌 광기일 터, 자신의 영속을 꾀하면서도 자기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Ego의 어리석음에서, 우리 인간의 모습이 보이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Ego가 우리를 집어삼키고 있으니 당연한 수순이기에. 인류에게 주어진 숙제는 Ego의 어리석음으로 인한 멸종에 앞서 이 지긋지긋한 중독에서 벗어나게 할 유일한 치료제인 의식의 빛을 일깨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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