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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ctor Han 한종서 Jan 04. 2024

커리어 계발 전략

취업/이직의 전략적 접근

안녕하세요? 앞으로 커리어 계발 전략에 대해 글을 연재할 Victor입니다. 2024년 새해 처음으로 쓰는 글은 해외 취업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을 위한 취업/이직의 전략적 접근방법입니다. 어떤 분들은 원하는 분야 혹은 일(직무)이 뚜렷해서 쭉 밀고 나가시겠지만, 열심히는 살았던 것 같은데 여러 가지 이유로 정확히 어떤 분야나 일을 해야 할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한 글이기도 합니다.


현재 저는 싱가포르에 있는 한 기업에서 전략기획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마케팅, 브랜드 전략, 전략 컨설팅 등의 직무를 맡았고, 한국 회사와 글로벌 회사 모두 근무하였으며, 한때는 데이터 분석을 하고 싶어서 프로그래밍 등을 배우기도 했고, 전략 컨설팅을 해보고 싶어서 MBA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저를 위해 시간을 내주시는 다양한 멘토분들도 계셨습니다. 올해가 싱가포르에 온 지 10년째인데, 그동안의 제 모든 직간접 경험을 해본 결과로 얻은 취업/이직의 전략적 접근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너 자신을 알라? 만약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잘 모르겠거나 백 프로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설사 알더라도 그 길이 현실적으로 멀게 느껴진다면, 멀티트랙 전략으로 여러 가지 옵션들을 확보한 후 의사결정 할 수 있다. 산업 (컨설팅, 투자은행, 혹은 일반 기업), 직무 (테크니컬 혹은 비즈니스), 위치 (한국 혹은 해외) 등에서 자신과 맞는 (혹은 자신이 맞는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나만 취하고 나머지는 가능한 옵션들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가령, 현재 나는 한국 제조업 회사에서 재무 쪽에서 인턴을 하고 있는데, 막연하게나마 해외 컨설팅 회사에서 전략을 하고 싶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자신의 3가지를 모두 바꾸고 싶어 하는 경우인데 확률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이 경우 한국 컨설팅 업체에서 재무 컨설팅, 혹은 해외 제조업 재무 등 3가지 기준에서 1-2가지를 맞춘 job posting들로 매칭해서 옵션들을 만들어가보자.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자기에게 맞는 하나의 옵션으로 선택하고 다른 맞추지 못했던 조건들을 하나둘씩 그다음 스텝에 유연하게 맞춰가는 것이다. 이 경우 한 경험이 하나의 스텝이 되고 그 스텝들이 모여 하나의 스토리가 된다. 모든 것을 다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존중받을 수 있지만 경험을 쌓아가며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2. 완벽한 이력서? 이력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며, 여기에 덧붙여 학교에서나 링크드인 등을 통해 네트워킹을 구축/확대하면서 좋은 기회들을 만들어갈 수 있다. 필자의 경우 2019년 MBA를 하고 있을 때 학생회장으로서 학우들을 위해 블록체인 세미나를 기획했었다. 딱히 블록체인이 뭔지 잘 알지도 못했지만 학우들의 요청이 있었고, 컴설팅 회사의 한 파트너분이 연사자로 참여해 주셔서 인사드리고 링크드인 커넥이 되었다. 그렇게 세미나는 잘 마쳤고, 나는 졸업 당시 인턴을 하고 있던 한 컨설팅 회사에서 받은 풀타임 오퍼와 글로벌 소비재 회사에서 브랜드 전략 롤 오퍼를 받았다. 여러 가지 이유로 후자를 선택하며 마트나 온라인에서 항상 보던 소비재 브랜드에 3년 정도 푹 빠져서 좋은 분들과 즐겁게 일하며 많이 배웠음에도, 한편으로는 더 성장하고 다양한 산업/직무/위치들을 경험하고 싶은 마음에 컨설팅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컨설팅 회사에 지원을 해보았으나 서류 탈락을 하거나 연락이 없었다. 나중에 컨설팅을 해보고 나서 생각해 보면 이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는데, 이전 직장 경력에 컨설팅 경험도 없고 그렇다고 주니어 혹은 MBA 갓 졸업한 것이 아닌 마케팅 경력자로서의 이력은 컨설턴트로서는 다소 애매한 것이었다. 서류부터 안 되니 더 아쉬웠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2년 전에 MBA 재학 당시 세미나 때 뵈었던 그 파트너님께 링크드인 메시지를 보냈다. 2년 전에 인사로 보냈던 메시지는 남아있었고, 현재 어떤 일을 하는 누구라는 자기소개와 왜 컨설팅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3가지로 정리해서 간략히 보내드렸다. 하지만, 답장을 받지 못하였고 (지금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그 당시에는 내가 뭔가 잘못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혹시 바쁘셔서 답장을 못 하셨나 해서 한 달 간격으로 2번의 메시지를 보냈는데, 그로부터 몇 주 뒤에 파트너님이 본인 이메일을 공유해 주시며 이력서를 보내라고 하셨고, 그 이력서를 HR에 전달해 주셔서 인터뷰 기회를 받아 5번의 인터뷰를 마치고 그렇게 가고 싶었던 전략 컨설팅으로 이직하게 되었다. 잘 알지도 못했던 블록체인 분야의 고작 한 시간짜리 세미나에서 연결되었던 네트워크가 내가 원하던 전략 컨설팅으로의 이직까지 할 수 있게 한 기회를 준 것이다.


3. Connecting the dots? 나중에 지나고 보면 커리어에서의 경험들은 연결될 수 있겠지만 (실제로 되돌아보면 그 커리어의 하나하나의 점들이 연결되는 걸 보면 놀랍다!), 취업 준비할 당시에는 그 점들의 연결성을 보기 힘들다. 오히려 이 기업이 왜 나를 뽑아야 하는가에 대한 정당화, 내 열정들을 보이는 것에 충실한 것이 중요하며, 그 커리어 경험들의 연속성이나 연결성을 보는 것은 그다음 순서인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지금도 많이 배우고 따르는 나의 멘토이자 사촌형에게 배운 방법인데 나에 대한 채용 정당화와 내 열정을 보이는 것은 나만의 포트폴리오나 워크플랜 등으로 구체적으로 보이는 것이 좋다. 포트폴리오에서는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고,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상과 이러한 측면에서 맞으며, 경력자라면 지원하는 회사의 직무나 산업에 맞는 내가 했던 경험들로 설득하고, 마지막으로 지원하는 회사나 직무에 대해 궁금한 부분들에 대해 미리 리서치하고 그에 대한 질문들을 하는 순으로 포트폴리오 플로우를 짜는 것이다. 혹은, 회사에 입사 후 이룰 3가지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들을 위한 어떠한 구체적인 액션들을 계획하고, 거기에 필요한 리소스들은 무엇이며, 어떤 결과물을 달성할 것인지 등에 대한 워크 플랜을 짜고 공유/발표하는 방법도 있다. 이게 먹히는 경우, 나를 고용하라고 열심히 파는 을(?)의 위치에서 내가 이 회사를 갈까 말까를 결정하는 갑(?)의 위치가 되는 짜릿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오늘 살펴본 나의 취업/이직의 전략적 접근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한 우물만 파는 것보다는 여러 가지 옵션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멀티 트랙 전략을 구현해서 취업 확률을 높이고,

2) 기본적인 이력서나 면접준비는 하면서도 네트워킹에 소홀하지 않으며,

3) 나에 대한 채용을 정당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 (포트폴리오 혹은 워크플랜 등)으로 나의 열정과 준비로 남들과는 조금 다르게 해 보자.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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