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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장인 K씨 Jan 13. 2024

이메일, 잘 써야 하는 건 알겠는데 어떻게 잘 쓰냐고

표절이 답이다.

이메일은 어려운 소통매체다. 백업만 잘한다면 수 년이 지나도 히스토리 보관이 가능하여 '서면'으로 인정되기도 하고, 참조에 다른 사람들을 추가함으로써 이메일에 무게를 싣어줄 수 있다. 같은 내용이어도 구두보고나 메신저보고보다는 좀 더 공적이다.


퇴사 이후에도 내가 쓴 이메일은 회사에 남아 서버를 떠돌게 된다. 그래서 이메일을 때는 부족한 필력으로나마 최선을 다하고, 특히 외부로 나가는 이메일이라면 신중하게 발송한다.


하지만 우리 신입사원은 이를 알지 못했다. 그는 입사 후 오랜 기간 내부의 허드렛일만 하다가, 드디어 외부 업체와 컨택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팀장님은 그에게 "담당자 변경됐다고 메일 보내주세요."라고 지시했고, 잠시 후 우리가 참조로서 수신한 메일은 … 아찔했다.



그가 신입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는 그의 이메일 센스 부재만을 탓할 수 없었다. 처음 업무 지시 단계에서 그가 메일을 발송하기 전 상급자의 확인을 받도록 했어야 한다. 일은 이미 벌어졌으니, 수습을 해야할 때였다.



그의 사수가 다급히 작성한 수습 메일이 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상대방으로부터 앞으로 잘부탁드린다는 회신이 왔다. 우리 팀은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 


물론 인사 메일 한 통 잘못 보낸다고 회사가 망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메일이 거듭된다면 개인, 회사의 이미지를 해치고 업무 효율도 떨어진다. 이메일을 잘 쓰기 어렵다면, 최소한 '못 쓰지는 않도록' 노력해야한다. 그렇다면 좋은 메일은 어떻게 작성할 있을까?


'제목에는 소괄호로 말머리를 넣어주고 핵심 키워드를 넣어 간결하게 작성, 내용은 서론 본론 결론으로 나누어 …' 처음에는 기술적인 내용을 장황하게 나열해보았다. 그러나 이내 열심히 쓴 두 단락을 통째로 지웠다. 이메일을 잘 쓰는 방법을 브런치 한 두 단락으로 설명하기엔 너무나 조악하다. 게다가 회사마다 선호하는 이메일 스타일이 다르기도 하다.


그렇다면 처음 회사생활을 시작한 사람이 각자 회사 스타일에 맞는 이메일 작성법을 배우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답은 표절이다.


참고자료를 보면서 그와 유사하게 작성하는 것이다. 비즈니스 이메일은 이러한 '표절'이 환영받는 곳이다. 신입사원에게 할당될 수준의 업무라면 비슷한 메일이 오고갔을 확률이 높다. 샘플 메일을 하나 띄워놓고, 그 메일을 하나하나 따라 쓰면서 내용을 나의 상황에 맞게 수정해가면 된다. 메일함을 열심히 서치해도 알맞는 샘플 메일을 찾지 못했다면 사수나 상급자에게 유사한 샘플이 있다면 공유해주실 수 있을 지 도움을 구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 때 참고하는 메일을 복사해오는 것은 금물. 다른 사람의 이름이나, 무관한 프로젝트 내용이 필터링 되지 못한 채로 발송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번거롭더라도 하나씩 작성해가면서 메일을 완성시켜본다. 반복하다보면 어느 새 샘플 없이도 유사한 메일을 척척 작성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완전히 새로운 포맷의 메일도 어떤 느낌으로 작성하면 좋을 지 감을 얻을 수 있다.


직장인 에티켓

- 메일은 공적인 커뮤니케이션 매체라는 것을 기억하자.

- 메일 작성에 익숙하지 않다면 샘플 메일을 표절하는 것도 방법이다.

- 참고용 메일을 복사/붙여넣기 할 땐 주의! 잘못된 이름이나 프로젝트 내용이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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