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를 키우는 같은 학교 1학년 아이 엄마가 남편 빼고 봄방학 서배너 여행을 계획 중이라 했다. 미국 공립학교에는 스프링브레이크, 봄방학이 있다. 주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충 부활절 앞이나 뒤로 1주일 정도를 쉬는 듯하다. 장거리 운전 도전욕에 불타오른다는 그녀가 함께 가겠냐고 물어서 넙죽 받아들였다. 그댁 차를 이용하는 대신주유비는 내가 내고, 나머지는 분담하기로 했다.
둘 다 계획 세우기를 좋아하는 타입이라, 각자 조사한 내용을 공유하며 몇 주간 틈틈이 코스를 논의했다. 첫날 4시간 거리 서배너로 가서 Wormsloe Historic District, 시내 관광, 시내 숙박. 둘째날 1시간 거리 힐튼 헤드 아일랜드 물놀이 후 2시간 거리 찰스턴 북쪽 숙소로 이동. 셋째날 찰스턴 시내와 사이프러스 가든을 둘러보고 돌아오는 일정으로 정했다.
고급 호텔 체인에서 멤버십 티어가 높거나 이그제큐티브급 이상 객실을 예약하면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에서 무제한 알콜과 간단한 안주류를 즐기는 해피아워를 이용할 수 있다. 미국에는 고급 숙소가 아니라도 저녁에 알콜 포함 음료 두어잔과 간단한 핑거푸드를 주는 체인도 있다. Manager's reception 같은 이름으로 부르는데, 매일 저녁 운영하는 곳도 있고 특정 요일만 운영하는 곳도 있다. 예전 콜로라도 여행 때 이런 숙소들로 줄줄이 예약해서 저녁식사 비용을 아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도 혹시나 하고 찾아보니 숙박 예정 지역에도 이 숙소들이 있었다. (https://realworldmachine.com/travel/hotel/hotels-free-dinner/ 참조)
첫날 숙박하려는 서배너 히스토릭 디스트릭트에는 엠버시 스윗츠(힐튼 계열)가 있는데, 위치 때문에 추천받은 다른 호텔과 별로 멀지 않고 가격차이도 거의 없었다. 두번째날 숙박 예정 지역엔 스테이브릿지 스윗츠(IHG 계열)가 있어서 취소가능요금으로 예약해놨는데, 취소하고 다른 사이트의 더 저렴한 취소불가 요금으로 바꾸려다 방이 나가버렸다. 덕분에 둘째날은 해피아워 없는 더 저렴한 숙소로 바꿨다. 호텔 자체 사이트에서 예약했다가, 나중에 아고다 요금이 더 저렴해서 그쪽으로 갈아탔다.
둘 다 조식을 주는 호텔들이지만, 저녁은 방에서 먹을 가능성이 높아서 밥솥, 쌀, 전기주전자, 김가루, 김치, 라면, 과자 등을 두 집이 나눠 챙겼다. 마지막날 비 예보가 있어 우산도 넣었다.
1. 운전 주의점
서배너까지는 4시간 남짓 걸린다. 가는 도중에 속도가 갑자기 줄어드는 구간이 많으니 속도위반을 조심해야 한다는 조언들이 있었다. 실제 가보니 고속도로 비중이 경로의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초반 2시간 이상이 작은 타운들을 통과해 가는 길이었는데, 덕분에 마을 구경은 가능했다. 찰스톤에서 돌아올 때는 경로의 3분의 2 이상이 고속도로여서 대조적이었다.
2. 서배너(조지아)
길을 따라 휘어진 나무와 머리털처럼 드리워진 스패니시 모스가 멋진 거리가 인상적이다. 초기 정착과 노예농장을 운영하던 저택 박물관들이 많은데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가보지는 않았다. 찰스턴과 유사한 역사를 가졌지만, 시내 풍경은 나름 다른 느낌이었다. 특히 나무가 상당히 달랐다.
Wormsloe Historic District
1)Wormsloe Historic District: 조지아주 초기 정착자들의 저택이 있던 곳이다. 주차장에서 박물관까지 열차 같은 버스가 운영되고, 박물관에는 초기 정착자들 관련 유물이 전시돼 있다. 서배너 시내 가기 전에 첫코스로 잡았는데, 처음에 그냥 이름을 찍고 갔더니 웬 다리 한가운데에서 네이게이션 안내가 끝났다. Visitor Center를 다시 찍고 갔더니 정문이 열려있고 어떤 차가 들어가고 있어서 무작정 따라가다가 주차장이 보이지 않아 당황했다. 알고 보니 정문 앞에 더 가서 우회전하라고 퍼블릭 주차장 안내가 있는 것 같은데, 우리는 멋모르고 앞차 따라 박물관 앞까지 차로 들어갔다. 나중에 보니 투어버스도 같은 곳까지 들어오긴 하던데, 정문이 닫혔다 열리는 것으로 볼 때 우리가 본의 아니게 실수를 한 듯.
2)Bewon Korean BBQ Restaurant: 웜슬로 히스토릭 디스트릭트 가는 길에 Kim Chi 2 Korean Restaurant가 있어서 들르려 했는데 휴업일이었다. 주변 코스트코에서 휘발유를 넣은 다음에 찾아간 한식집이 비원이었다. 삼계탕은 괜찮았고 La갈비는 그닥.
3)Robinson Parking Garage(132 Montgomery St, Savannah, GA 31401): 히스토릭 디스트릭 주변 호텔은 하루 주차가 35불 이상 하는 듯하다. 먼저 다녀오신 분이 이 주차장에 세우고 근처 SpringHill Suites by Marriott Savannah Downtown/Historic District 숙박했다고 하셔서 숙박은 다른 곳 예약했지만 주차장은 같은 곳을 이용했다. 20시간쯤 주차하고 USD22.
4)Embassy Suites by Hilton Savannah Historic District: 5인 숙박하려고 퀸베드 2개짜리 방을 골랐는데, 거실이 따로 있어서 괜찮았다. 저녁에 성인 1인당 2잔씩 무료 술과 간단한 안주를 주는 시간(Manager's reception)이 있다. 아침식사 때 오믈렛이나 팬케이크 등 요리 주문이 가능하다. 체크인할 때는 3)번 주차장에 차 세우고 짐 들고 애들이랑 6분 정도 걸었다. 차를 숙소 앞에 잠깐 댈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체크아웃 때는 차를 숙소 앞으로 가져와서 짐을 실었다.
가운데 살구색 건물이 Leopold's Ice Cream
5)Leopold's Ice Cream: 100년 넘은 아이스크림 가게인데 시식도 여러 가지 해보고 고를 수 있다. 차일드 스쿱으로 시켰더니 아이가 정말 맛있다며, 다음 번에는 어른 스쿱으로 주문해서 먹겠다고 했다. 줄이 길다.
6)River St: 강가 쪽으로 가면 중간중간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강가 따라 걷다가 Savannah's Candy Kitchen, River Street Sweets 들어가서 구경도 하고 달다구리 사들고 유람선 같은 배도 구경하고 걷다 돌아왔다. 시티마켓도 구경하고 싶었는데 영업시간이 끝나서 못 갔다.
7)The Cathedral Basilica of St. John the Baptist: 숙소 체크아웃하기 전 오전에 산책 겸 걸어갔다. 내부에 성인 1인당 3불씩 기부하라는 헌금통 같은 게 있다.
8)Forsyth Park: 분수대는 찰스턴보다 덜 예쁘지만, 가운데쯤 놀이터가 2개 있어서 양쪽 왔다갔다하면서 놀 수 있었다.
3. 힐튼헤드아일랜드(사우스캐롤라이나)
서배너 인근에 타이비아일랜드가 있지만,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힐튼헤드아일랜드를 추천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일단 고급 휴양지 느낌으로 깨끗하고, 공용비치도 시설이 좋았다. 모래도 부드러웠는데 다만 멕시코만처럼 바다색이 예쁘다거나 하진 않았다.
1)Coligny Beach Parking(102 Pope Ave, Hilton Head Island, SC 29928): 무료 공용주차장. 비치에서 멀지 않다.
2)Coligny Beach Park: 퍼블릭 비치인데 깨끗하고 모래도 곱다. 바람 때문에 애들이 살짝 추워했는데, 좀 더 더워지면 놀기 좋을 것 같았다. 나올 때 발 씻는 곳과 물로 간단히 샤워하는 곳, 옷 갈아입는 곳이 있다. 원래 힐튼헤드에서 1~2박을 하려고 했었는데, 그렇게 와도 좋을 것 같다.
3)Nakama Sushi Bar & Grill: 구글지도에서 픽업 주문하기 눌러서 키즈메뉴 중에 퀘사디아+감자튀김이랑 텐더스트립+감자튀김을 포장해왔다. 텐더스트립은 양이 너무 적었고, 감자튀김이 맛있었다.
4. 찰스턴(사우스캐롤라이나)
비가 와서 시내 관광만 겨우 했다. 일부는 우산을, 일부는 비옷을 입고 신발을 적시며 다녔다. 서배너와는 또 다른 느낌의 시내 풍경이었다. 찰스턴의 상징이 파인애플이 된 이유를 찾아봤는데, 파인애플이 특산품인 것은 아니었다. 이국적인 고급 과일이라 남부식 '환대'를 상징한다나...
1)Hampton Inn & Suites North Charleston-University Blvd: 퀸 2개짜리 넓은 방이었고, 화장실은 좀 좁고 낡은 느낌이었다.
2)East Bay/Prioleau Garage(25 Prioleau St, Charleston, SC 29401): 첫 30분은 1불이라 하고 그 다음은 계산법을 잘 모르겠는데, 시내 돌아다니는 동안 5불 정도 나왔다.
Pineapple Fountain
3)Pineapple Fountain, Rainbow Row, Charleston City Market: 분수가 바다 앞으로 있어서 날씨 좋으면 사진도 멋있을 것 같았다. 주소 대신 색을 사용했다는 레인보우 로우 건물들 색도 예뻤다. 시티마켓은 꽤 길게 여러 건물로 이어져 있었고, 비가 철철 와서 지붕있는 게 고마웠다. 아이들이 여기서 기념품을 샀다.
4)Cypress Gardens: 배 타면서 악어도 볼 수 있다는 곳이다. 영화 <노트북>에 나온 곳이고 미국에서 제일 좋았다는 추천도 있어서 꼭 가려고 숙소를 이 근처로 잡았는데 비가 와서 못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