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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로 보는 부동산: 태영건설 자본잠식 (3/4)

차터시티

인트로가 매우 길었는데요, 이제 본격적인 재무제표 분석으로 한번 가볼까요? 모든 계정을 다 보기는 좀 그렇고, 주요하고 큼직한 계정부터 보겠습니다.


위에서 태영건설이 “자본잠식” 때문에 주식거래가 정지되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여기서 자본잠식이란 무엇일까요? 그에 앞서 “자본”이란 무엇일까요? 업계분들은 다들 아시는 설명이겠지만, 회계 어린이의 입장에서 한번 서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업의 재무제표(Financial statement)는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로 구성되는데요. 이 중 한 시점(주로 12/31)의 자산, 부채, 자본을 나타내는 재무제표를 재무상태표(Balance sheet: BS)라고 하고, 한 기간(주로 1/1~12/31)의 수익과 비용을 나타내는 재무제표를 손익계산서(Income statement: IS, Profit & Loss: PL)라고 합니다. 발생주의인 손익계산서를 현금 기준으로 바꾼 것이 현금흐름표(Cash flow statement: CF)이고요.


이 중 자산(Asset) 부채(Liability), 자본(Equity)은 재무상태표와 관련된 계정입니다. 부채와 자본은 자금 조달과 관련된 대변에 기입되고, 자산은 자산의 매입과 관련된 차변에 기입됩니다. 기업은 매입한 자산을 가지고 사업을 영위하여 수익과 비용을 발생시킨 후, 이를 부채에게는 원리금으로, 자본에게는 배당으로 지급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자본이 재무상태표와만 상관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최초에 납입한 자본(Paid-in Capital) 이외에도 Equity는 회사가 사업을 진행하면서 변동합니다. 매년 발생한 이익 혹은 손실이 손익계산서에 집계가 되고, 최종 이익이 이익잉여금이라는 항목으로 재무상태표에 꽂혀 자본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이자는 손익계산서에서 비용으로 이미 처리가 되고, 잔여이익을 주주가 모두 가져간다고 보는 것입니다.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 간 연결구조]


그렇다면 태영건설의 주식거래가 정지되었던 직접적인 원인인 “자본잠식”에 대해서 다뤄봅시다. 자본잠식이라는 말을 들으면 딱 싸한게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당연히 회사가 망가졌다는 것이겠죠.

회사의 자본(Equity)은 크게 자본금(paid-in Capital), 자본잉여금(additional paid-in capital), 이익잉여금(Retained Earnings)으로 구성됩니다. 자본금과 자본잉여금은 회사의 자금조달과 관련된 자본이고, 이익잉여금은 회사의 손익이 회사에 누적된 결과로 생긴 자본입니다.  


[자본의 구성]

(출처: zuzu, 이하 동일)


그러다가 손익계산서상 손실이 누적되어 이익잉여금을 다 까먹고, (-) 이익잉여금(결손금)을 만들어내면 어떻게 될까요? 이런식으로 100이었던 자본이 최초 자본금이었던 50보다도 낮은 40까지 줄어들어버리죠. 최초 주주 납입금액도 까져버린 겁니다. 이런 상황(Equity<paid-in capital)을 (부분)자본잠식이라고 합니다.


[자본잠식]

이렇게 결손금이 계속 쌓이다가 원래 자본금(paid in capital)마저도 다 까먹어서 아예 자본이 (-)가 되는 상황도 있는데요. 이것을 완전자본잠식이라고 합니다.


실제 태영건설의 연결재무제표를 살펴볼까요?


[연결재무상태표 – 자본 부분]

이익잉여금이 2023년에 전년대비 1.6조 원이 줄어들어버렸죠. 그렇게 되어버리니 Equity가 (-)가 되어버렸고, 완전자본잠식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익잉여금은 왜 이렇게 감소한 걸까요? 다음 장에서 살펴봅시다.


참고로 2020년에 기타불입자본이 1조 원 정도 생긴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것은 윤석민 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기존에 지주회사 역할을 하던 태영건설을 인적분할하며 TY홀딩스를 만들면서 생긴 흔적입니다. 해당 분할을 통해 태영건설의 자본구조가 크게 훼손되었죠. 알짜자회사(SBS미디어홀딩스, TSK코퍼레이션, 블루원, 평택사이로, 태영인더스트리)의 지분은 모두 티와이홀딩스가 가져가고, 부채는 전부 다 태영건설에 남겨두었거든요. 기존 자회사들을 티와이홀딩스에 매각하면서 생긴 처분이익 6,192억 원(별도 기준)이 이익잉여금에 더해지는 대신, 감자차손 1조 원을 기타불입자본 상 감자차손으로 인식하죠. 이로 인해 태영건설의 부채비율은 크게 악화되었고, 차입 금리 등에서 불이익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는 이번 글의 메인 주제는 아니라서 이 정도로만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20년 태영건설 인적분할 도식화]

(출처: 재무제표를 읽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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