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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로 보는 부동산: 태영건설 손실은 어디서 (4/4)

차터시티

재무제표 분석하기: (2) 손익계산서 살펴보기


[연결손익계산서]

네, 전년대비 2023년에 뭔가 많이 달라진 것이 보이죠? 2023년에 평년대비 매우 많은 대손상각비(1,620억 원), 기타영업외 비용(1.5조 원), 금융비용 (1,997억 원)이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것 외에도 매출원가율이 매년 악화되어 2018년 82.5%였던 매출원가율이 2023년 91.3%로 상승하여 수익성이 계속 나빠진 것도 알 수 있고요.


[2023년 연결 수익-비용 Breakdown]

(출처: Bizline)


이어서 좀 더 자세히 태영건설의  매출원가 구성,  판매관리비 내의 대손상각비 발생원인,  기타영업외비용 구성,  금융비용 증가 원인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할게요.


먼저 매출원가 구성을 살펴볼게요.


[연도별 매출원가 구성]

ㄱ.        재고자산의 변동 감소,

ㄴ. 외주비의 증가,

ㄷ. 기타비용의 증가로 FY22년 대비 FY23년 매출원가가 약 7,000억 원 증가하였고 매출원가율은 1.7%p 증가했네요.





[재고자산의 이론체계]

먼저 ㄱ. 재고자산입니다. 건설사에서는 재고자산(완성주택, 공사 중인 주택, 공사용지 등)이 팔리면서, 혹은 공사가 진행되면서 매출원가로 바뀌는데요. 상단의 표를 보시면 태영건설은 매년 3,000억 원 수준으로 감소해왔던 것들이 FY23 147억 수준으로 감소폭이 줄어들었습니다. 재고자산이 그만큼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재고가 줄어든다고 항상 좋고, 늘어난다고 나쁜 것은 아니지만, 요즘같이 건설업 경기가 안 좋을 때는 건설사들이 어떻게든 재고를 줄이려고 할텐데 그걸 지금 태영건설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부정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용지”계정을 보면, 4,000억 원에 달하는 용지가 그냥 그대로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용지는 공사가 진행되며 매출원가 계정으로 전환이 되는데,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는 용지가 쌓여 있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죠.


[연도별 재무상태표상 재고자산 구성]


ㄴ.        외주비도 2022년 대비 2023년 5,000억 원이나 증가하며 35%나 증가했는데요. 외주비는 하도급과 관련된 비용인데 현장 인력과 장비에 대한 금액이 대부분입니다. 태영건설은 매출액의 40~50%를 외주비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비용 비중이 큽니다. 최근 빠르게 진행되는 인플레이션과 주52시간제 등 제도적 변화들로 인해 건설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항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기타비용의 경우 공시된 정보상으로는 정보가 없지만 접대비를 포함한 여러 비용이 섞여 있을 것으로 파악됩니다.

정리하자면 태영건설의 매출원가율이 증가한 원인은 1. 건설경기 악화로 재고자산이 없어지지 않고 있으며, 2. 인플레이션으로 각종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은 두번째로 대손상각비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연도별 손익계산서 상 판관비 내 대손상각비]

매출원가율 증가가 매출총이익을 줄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판매비와관리비가 평소처럼만 나왔어도 2023년에 영업손실이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대손상각비를 제외한 일반판매비와관리비는 매출의 5.2%로 평소보다도 적은 비율로 발생한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그러면 영업손실의 주요 원인은 바로 저 1,620억 원에 달하는 대손상각비임을 알 수 있죠. 갑자기 저렇게 많은 대손상각비는 왜 발생한 것일까요?

대손상각비란 쉽게 말해서 받아야 할 돈을 떼어먹힐 것이라고 생각해서 설정하는 비용입니다. 떼어먹힐 돈을 예상해서 회사들은 매년 대손충당금을 설정하는데, 연도별 차이를 가지고 대손상각비라는 비용으로 인식하게 되죠.


[대손충당금의 기초 기말 차이 = 대손상각비 인식액]

(출처: 로그인전산회계)


하단의 재무상태표를 보시면, 2023년에 전년대비 매출채권 및 기타유동채권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그마치 2,600억 원이나요.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거냐면, 그만큼 내가 돈을 받아야할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수익 인식을 했음에도), 현금으로 받지 못하고 채권으로 가지고 있는 금액이 커졌다는 겁니다. 내가 아무리 공사하느라 돈을 썼으면 뭐합니까? 클라이언트한테 돈을 못 받으면 그냥 채권만 가지고 있는 것이죠. 그 금액이 전년대비 자그마치 39%나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저 금액 조차 예상손실이 반영된 수치인데, 그건 복잡하니 스킵합시다.) 그러면 그만큼 떼어먹힐 돈도 많겠죠? 그것을 판매관리비상 대손상각비로 인식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기에다가 클라이언트에게 청구조차하지 않은 미청구공사도 증가한 것을 보면, 사업장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한번 더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건설사 회계]

(출처: 금융감독원)
 


세 번째로 기타 영업외비용 증가에 대해서도 다뤄볼게요.

하단의 표를 보시면 기타영업외비용이 자그마치 2023년 1.5조 원이나 발생하신 것을 아실 수 있는데요!! 유형자산손상차손(902억 원), 기타유동자산손상차손(500억 원) 같은 것은 오히려 작게 느껴질 정도죠.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항목은 1.2조 원에 달하는 충당부채전입액입니다. 아까 대손상각비가 대손충당금, 즉 매년말 떼어먹힐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예상하고, 그 금액의 기초기말 차이를 통해 인식한다고 말씀드렸죠? 충당부채 전입액도 마찬가지입니다. 매년 충당부채를 계산하는데, 2023년 한해에만 1.2조 원의 충당부채를 추가 인식한 것입니다.


충당부채에 대해서 설명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충당부채는 확정부채는 아니지만, 지출금액과 유출가능성을 생각해봤을 때 어느정도 확정부채에 다가간 부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부채란 “미래 경제적 효익을 제공해야하는 의무”라고 볼 수 있는데, 충당부채란 미래에 어떤 의무를 제공해야하는 것이 어느정도 확실해졌다는 것입니다.


[확정부채 / 충당부채 / 우발부채]

태영건설의 경우 시행사에게 제공한 신용보강 등으로 인해 추가적으로 지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이 1.2조 원이라는 것이고요. 태영건설의 막대한 신용보강이 충당부채전입액이라는 항목으로 한번에 비용으로 인식되었고, 이로 인해 1.5조 원이 넘는 막대한 순손실이 2023년에 발생한 것이지요. 사실상 태영건설에게 “계속기업가정의 중요한 불확실성”을 가져다 준 것이 이 충당부채이죠.


[건설사 부실 인식 구조]

(출처: 한국신용평가)

 
 


충당부채는 이렇게 재무상태표상 부채 항목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금융비용의 막대한 증가도 PF로 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부도를 막기위해 여러돈을 끌어올 수밖에 없었고 유동차입금 및 사채는2023년 2조로 전년대비 1조 원 이상 늘어났습니다. 이는 평소 1,000억 원 언더였던 금융비용을 2,000억 원 가까이로 올려놓아 손익에 악영향을 끼쳤죠.


이상 태영건설 재무제표 분석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공사비 상승,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부동산 경기 악화라는 외적 변수와, 무리한 사업 확장 및 리스크 테이킹이라는 태영건설의 내적 변수가 합쳐져 현재의 태영건설 사태가 일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글을 쓰면서 저 스스로도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분석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께서 타 건설사들의 위험에 대해서도 한 번 분석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끝내고 나니 더 철저하고 완벽한 분석이 있을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아무래도 한정된 시간 속에서 원고를 쓰다보니 부족한 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점점 발전해갈 테니, 앞으로도 많은 기대 부탁드리겠습니다. 회계라는 눈으로 부동산 업계의 플레이어들에 대해서 살펴보고, 친절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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