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와 경도는 병원을 갔다 오는 길이다. 아파트 입구로 들어가자면 신호등이 없는 건널목을 하나 건너야 한다. 차들이 좀체 멈춰주지 않아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좀 양보해 주면 안 되나?" 땡볕에 서서 한참을 기다리게 되자 경도가 투덜거린다.
고모는 별 반응이 없다.
"사람보다 차가 먼저 아냐?" 경도는 고모가 편들어 주기를 바라며 다시 한번 투덜댄다.
"불만이 있으면 고모한테 그러지 말고 차를 붙잡고 따져." 고모가 답한다.
"차가 가는데 어떻게 따져?"
"뛰어가서 잡아."
"발이 아픈데 어떻게 뛰어가?"
경도는 발가락 골절로 깁스 중이다.
"그럼 참아야지."
"아니, 차들이 예의가 없잖아." 경도는 고모가 편들어 주지 않아서 점점 화가 난다.
"애가 생활능력만 없는 게 아니라, 정서관리도 안되네?"
경도는 쉽게 열을 잘 받기 때문에, 고모로서는 경도를 놀리는 게 상당 재밌다.
고모는 오늘도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