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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마무라 Jan 18. 2024

짐머만 피아노 리사이틀 2

2024. 1. 10 롯데콘서트홀

그냥, 그저, 너무도 좋았다. 연주법이나 곡 해석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련다. 말로 표현할 수 없기에 고안해 낸 예술 장르가 음악이므로, 그것을 또다시 언어로 환원시켜 설명하려는 작업은 무용하다. 그저 그때 내가 느꼈던 감상을 살짝 스케치해보자면… 

말 그대로 거장의 터치였다. 건반 위의 손은 물 흐르듯 흘렀고 소리 또한 그랬다. 긴장감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공연을 지켜보는 내내 내가 더 긴장했을 정도다.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없었다. 그리고 곡의 마지막의 음을 공명 시키며 음미하는 모습은 고도의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인상 깊었던 곡은 시마노프스키의 폴란드 민요 테마에 의한 변주곡이었다. 독일의 신낭만주의와 프랑스의 근대음악의 영향이 묻어나면서도 민족주의적 의식이 모티프가 된 곡이다. 테마 선율에 기반하여 열 개의 변주곡을 진행시키는데 복합적인 화음, 옥타브를 확장하고 다른 리듬꼴로 대체하기도 하며 음향을 입제적으로 발전시킨다. 

짐머만은 열여덟의 어린 나이로 쇼팽 콩쿠르에서 입상했다. 나는 그를 번슈타인과 함께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연주들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래틀 경이 베를린 필하모닉의 수장으로 있을 때 연주한 브람스 협주곡을 통해 푹 빠지게 되었다. 

그런 그를 눈앞에서 볼 수 있었다니, 행복한 시간이 아니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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