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꼴〈AG 최정호 민부리 스크린〉 기록집 공개
글꼴 디자이너 피에로 디 비아세(Piero Di Biase) 인터뷰
작은 소식 : 마이크로소프트 새 기본 글꼴 〈앱토스(Aptos)〉 도입
8월 17일, AG타이포그라피연구소는 〈AG 최정호 민부리 스크린〉 기록집을 공개했습니다. 〈AG 최정호 민부리 스크린〉은 〈AG 최정호 민부리 Std.〉를 재해석한 화면용 민부리 글꼴로, 2024년 3월 말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입니다.
〈AG 최정호 민부리 스크린〉은 〈AG 최정호 민부리 Std.〉보다 글자 너비를 줄여 글줄이 짧은 모바일 환경에서 글자를 많이 담을 수 있습니다. 또한 화면에 적합하게 ‘레귤러(Regular)’ 굵기의 두께를 조정했습니다. 첫닿자를 키우고 구조를 수정해 글자 크기가 작아도 잘 보이도록 만들었습니다. 특히 ‘ㅇ’에 사용하는 노드(node)의 수를 늘려, 더 또렷하게 보이는 형태를 실험 중입니다.
이러한 자세한 이야기는 기록집에서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기록집은 〈AG 최정호 민부리 스크린〉의 기획, 리서치, 시안 단계를 정리한 글이 2주 간격으로 업로드됩니다.
한국에 방문한 타입 디자이너 피에로 디 비아세와 이탈리아의 타입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자기소개를 간단히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이탈리아의 우디네(Udine)라는 도시에서 타입 디자이너이자 국제그래픽연맹(Alliance Graphique Internationale, AGI) 멤버로 활동 중인 피에로 디 비아세입니다. 작년 2월에 시작한 포뮬러타입(Fomula Type)을 운영합니다. 그전에는 같은 AGI 멤버 알베르토 모레우(Alberto Moreu)와 싱크워크옵저브(Think Work Observe)라는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를 10년 넘게 운영했습니다. 로고 디자인 등의 작업을 하면서 점점 타입 디자인에 빠지고, 결국 타입 디자인에 초점을 두게 되었습니다.
¶먼저 디자인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디자인을 전부 독학으로 배웠습니다. 어릴 적부터 인쇄소에서 일을 했어요. 작은 인쇄소였기에 인쇄업의 모든 프로세스를 전부 제가 해야 했습니다. 그때부터 컴퓨터로 이것저것 디자인 관련 업무를 배웠습니다. 다른 인쇄 회사로 이직한 뒤 클라이언트와 만나서 인쇄 프로세스를 설명하고 조율하는 일을 했습니다. 이때부터 디자이너들과 에이전시를 만났고, 같이 일할 수 있게 되었어요. 당시에는 디자이너들이 저의 클라이언트였죠. 그들과 교류하면서 디자인에 흥미를 가지고 배웠습니다.
¶인쇄업을 하다 독학으로 디자인을 시작한 게 멋있습니다.
어릴 적에는 학업을 계속 이어 나가고 싶었지만 일에 쫓겨 살다 보니 그러기 어려워졌어요. 하지만 일을 통해서 제가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만나고 배우게 되었습니다. 제 말은, 어떤 면에서의 부족함이 다른 면에서는 제 힘이 되었다는 겁니다. 학생들한테 공부를 하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에요(웃음). 학업도 중요하지만, 실제 업무를 진행하며 관련된 일에 흥미를 느껴보고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뜻이죠.
¶일과는 어떻게 보내는지 알 수 있을까요?
솔직히 느긋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편이에요. 오전 9시 좀 넘어서 일어납니다. 가볍게 산책이나 트래킹을 하고, 아침을 꼭 먹고 스튜디오로 출근합니다. 오전 10시 넘어서 하루 업무를 시작해요. 스튜디오는 집에서 도보로 2분밖에 걸리지 않아서 꼭 아침에 운동을 챙기려 합니다. 스튜디오는 저 혼자 사용해요. 포뮬러타입에는 프리랜서 디자이너인 협업자 세 명이 있지만, 다들 각자의 장소에서 일을 합니다. 저는 이렇게 다른 디자이너들과 자유롭게 일하는 걸 좋아해요. 실질적으로는 저 혼자 포뮬러타입을 운영하네요.
¶포뮬러타입을 운영한 지 그리 오래되진 않았지만, 글꼴 소개를 부탁합니다.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글꼴 가족은 아직 세 개가 다예요. 〈FT 레골라 노이에(FT Regola Neue)〉와 〈FT 쿤스트 그로테스크(FT Kunst Grotesk)〉, 같이 싱크워크옵저브를 운영한 알베르토 모레우의 〈악투알(Aktual)〉도 입점해 있습니다. 그리고 제목용 글꼴 〈FT 서플리먼트(FT Supplement)〉가 하나 있죠. 신생 스튜디오를 저 혼자 운영하다 보니, 웹사이트도 저 혼자 디자인했습니다(웃음). 많은 글꼴 라이브러리를 확장하는 게 우선이네요. 저 말고 다른 타입 디자이너의 글꼴도 지속적으로 들여올 예정입니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진행했던 클라이언트 업무도 몇 가지 알고 싶습니다.
〈FT 투게더(FT Together)〉는 지난해 이탈리아 트리에스테(Trieste)에서 개최된 행사 ‘AGI 콘그레스 트리에스테 2022(AGI Congress Trieste 2022)’ 프로젝트를 위해 디자인한 전용 글꼴이에요. 트리에스테는 아름다운 항구가 많은 도시인데, 항구에 쓰이는 스텐실 안내판의 형상을 모티브로 디자인했습니다. 기간은 촉박했지만 재미있는 작업이었습니다.
〈캠퍼스(Campus)〉는 국제 교육 협력 플랫폼 ‘셰어드 캠퍼스(Shared Campus)’를 위해 만든 글꼴이에요. 전 세계 일곱 곳의 예술교육 기관이 협력해 하나의 플랫폼으로 뭉쳤음을, 각각의 모듈 요소가 모여 글꼴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형상화한 프로젝트입니다.
¶마지막으로, 타입 디자인을 배우고 싶은 학생들에게 조언을 부탁합니다.
〈FT 투게더(FT Together)〉는 지난해 이탈리아 트리에스테(Trieste)에서 개최된 행사 ‘AGI 콘그레스 트리에스테 2022(AGI Congress Trieste 2022)’ 프로젝트를 위해 디자인한 전용 글꼴이에요. 트리에스테는 아름다운 항구가 많은 도시인데, 항구에 쓰이는 스텐실 안내판의 형상을 모티브로 디자인했습니다. 기간은 촉박했지만 재미있는 작업이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새 기본 글꼴 〈앱토스(Aptos)〉 도입
마이크로소프트가 15년 만에 기본 글꼴을 바꿨습니다. 기존의 기본 글꼴 〈칼리브리(Calibri)〉를 대체할 마이크로소프트 365의 새 기본 글꼴은 〈앱토스〉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사는 발전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환경에 어울릴 선명하고 균질한 글꼴의 필요성을 느껴, 새 글꼴의 제작을 의뢰하고 〈비어슈타트(Bierstadt)〉 〈그랜드뷰(Grandview)〉 〈시포드(Seaford)〉 〈스키나(Skeena)〉 〈테노라이트(Tenorite)〉까지 5종을 공개했습니다. 그중 사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가장 잘 어울리는 인상을 가진 〈비어슈타트〉의 이름을 〈앱토스〉로 바꿔 대표 글꼴로 선정했습니다.
〈앱토스〉의 디자인은 윈도 트루타입(TrueType) 코어 글꼴 및 〈시고(Segoe)〉에서의 작업으로 유명한 스티브 매트슨(Steve Matteson)이 맡았습니다. 〈앱토스〉는 다양한 언어와 굵기를 지원하며, 산세리프(San-serif) 계열의 글꼴로 가독성이 높게 설계되었습니다. 〈앱토스〉는 디자이너가 손으로 직접 그린 글자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는데요, 이런 과정을 거쳐 인간적인 매력과 장인 정신이 담겼습니다. 디자이너는 〈앱토스〉가 가진 종이와 연필의 자연스러운 질감과 풍부한 사용성이 다채로운 풍경을 가진 캘리포니아의 한 마을과 같다고 여겨, 그가 가장 좋아하는 그 마을 이름으로 글꼴 이름을 바꿨다고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사는 〈앱토스〉와 함께 개발된 글꼴 4종과 기존 글꼴인 〈칼리브리〉도 기본 글꼴로 설정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전반적인 사용성을 높이기 위해 글꼴 외에도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다고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365의 사용자라면 새로워진 마이크로소프트 365의 작업 환경을 한번 둘러보시기를 바랍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글꼴, 〈앱토스〉에 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이 페이지를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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