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8개월을 채우고 태어났다.
열 달을 꽉 채우지 못하고, 두 달을 남겨놓고 태어났다.
그 영향으로 다리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뇌세포의 일부가 죽어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 속도가 느리고 힘이 약하다.
날 때부터 내가 얻은 장애는, 뇌성마비.
잘 걷다가도 갑자기 넘어지기도 한다. 수술을 받고 나서는 그 빈도가 훨씬 줄긴 했지만 경사가 급해지거나 무언가를 잡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다리에서 힘이 빠져 버린다.
다른 사람들은 어떠한 자세를 취할 때 어디에 힘을 주고, 어디를 받쳐줘야 중심을 잡을 수 있을 수 있는지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알지만, 나에게는 그런 것들이 새겨져 있지 않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무언가에 기대는 것을 통제하는 수밖에는 없다. 알아차리지 못한 사이에 어깨와 팔로 옮겨간 힘을 어떻게든 다리로 끌어내린다.
그렇기 때문에 매 순간을 긴장한 채로 살아간다.
"생각하고 걸어!"
집에서는 그런 말을 많이 들었다.
그렇지만 바쁘게 살다 보면 온전히 다리에만 신경을 쏟는 것이 어렵다. 넘어지고 다쳐도 앞에 해야 할 일이 있으니 그냥 걷는 수밖에.
그래도, 장애라는 이름을 가진 그것은 결국 나니까.
그저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지.
꼭 안고 보듬어 가며 살아가도록 해야지.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겨울방학이 머리 위에서 숨을 쉬는 날에는 여행을 가야지, 싶다.
나의 모습을 한 너에게도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
이만큼 할 수 있다고, 네가 해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