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3] 아일릿, 가장 빛날 너에게

반짝 반짝 빛이 나라. (협찬 무관)

by 봉자필름

무한반복이다. 요즘에는 어느 한 노래에 꽂히면 정말 하루 중 무한 반복을 반복 반복한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는 자동차 안에서 반복, 아침 수업이 없는 오전 업무에 집중하는 시간동안 귀에 이어폰을 꽂고 반복. 오후 나른한 시간을 채우는 반복. 초과근무라도 하는 날이면 홀로 있는 교무실에서 반복. 퇴근 길 반복. 집에 와서 한밤중 독서 하면서 반복. 2분 50초 짜리 노래이니... 하루 반복하여 들은 수를 세어 보면... 어디보자...(진짜 계산함) 최소 160번은 듣나보다.


(와우~~ 그렇게 오랫동안 듣는데 가사가 안 외워진다는 것은 번외의 웃픔)


첫째. 리듬감

몸을 살랑 살랑 흔들기 딱 좋은 리듬감이다. 잔잔하지만 밝아서 가볍게 어깨 이상의 상위만 아주 살짝씩 앞으로 뒤로, 혹은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움직이게 된다. 각도가 너무 크면 보기 안 좋다. 흐르는 음악에 어울리지도 않고, 약5도에서 10도 정도씩만 움직여야 한다. 딱 그정도다.


둘째, 목소리

아일릿 멤버가 다섯이던가? 그러나 얼굴은 하나도 모른다. 목소리만 들으면 정말 앳되다. 그 말 말고는 할 말이 없다. 참으로 소녀의 목소리의 정형을 보여주고 있다. 같은 여자이지만 아줌마인 내가 듣기에도 설레는 소녀의 목소리다. 중간에 나오는 한마디 나레이션,

"전부를 건 너희에게 우리의 전부를 All For You"

우앙~~~ 어떻게 전부를 걸지 않을 수 있겠니? 싶은 목소리를 추앙한다.


셋째, 노랫말

역시, 나는 노랫말에 왜 이리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조금만 끄적여 본다.



고운바람, 맑은 강물, 맑은 바람처럼 자유롭게

오늘은 네 꿈이 시작되는 날 은은한 달빛,

소중한 꿈, 큰 바다, 넓은 하늘

더 높이 날아가리라!

수많은 별빛, 흙, 넓은 세상,

지금 이 순간 가장 빛날 거야

전부를 걸어, 지금이야!

별빛 언덕, 반짝이는 꿈, 설레는 기대,

세상이 너를 비추고 있어.



우리 학생들에게, 나의 아이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고, 이미 늦어버린 나에게도 늦지 않았다고 말해주는 노랫말이기를 바라며 설렘과 기대를 담아가나 보다.


넷째, 아일릿의 존재감

아일릿을 생각할 때면 뉴진스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아마도 민희진이 아일릿을 두고 뉴진스의 콘셉, 스타일, 헤어 메이크업, 의상 안무, 비주얼 요소 등을 과도하게 닯았다고 비판하였던 것 같다. 이 유사성을 카피와 표절 수준이라고도 하였던 것 같다. 아이돌 발굴 시스템과 구조의 민낯을 보여주었던, 아직도 보여주고 있는 시사적인 상황임에 틀림없다. 기획사의 뉴진스 발굴의 컨셉을 그대로 가져와 민주성을 포장하여 공개적으로 그룹핑한 그룹이라고는 하지만 그 시스템의 기준이 누군가의 제작 계획서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면.. 그래서 초기에 아일릿에 대한 호불호가 갈렸던 것도 같다. 그런데, 그리고 뉴진스가 한동안 보이지 않았다. 대중의 감각은 너무나 무섭다. 자본주의의 소비성향도 매우 무섭다. 빠르게 변화는 유행 속에서 뉴진스의 빈자리는 결국 아일릿을 통해 메워지는 것인가(각자의 팬들로부터 매우 욕을 먹을 두려움 ㅡ.ㅡ) 그래서, 아일릿을 소비하지 말아야 하는가? 모순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나는 아일릿의 노래를 지금 이렇게 듣고 있다.


다섯째, 창작과 모방, 그 경계선에서 선 우리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대중은 요구한다. 아니 인간의 본능이 언제나 새로운 것을 찾는다. 그 새로움이 익숙해져 기존의 것이 망각의 틈으로 잦아들면 그 기존의 것은 또 어느 순간 새로운 것으로 인식하여 표면 위로 올라온다. 창작의 고통이다. 모방의 재생산이다. 그 경계에서 우리는 지속적인 소비를 반복한다. 저 노랫말도 그리 따진다면 신선하지 않다. 리듬도, 아일릿의 색채도, 목소리도, 언젠가 느꼈던, 언젠가 경험했던 것들일 것이다. 다만 나의 망각 속에 있어 왔고, 그 망각의 틈으로 다시 재생산 된 창의성이 나를 만난 것이다.


끊임없는 혼돈의 카오스. 그리고 반복이다.

반복

반복

반복


언젠가 또 이 노래가 지겨워 질 것이다. 그럼 또 나는 다른 노래를 찾아갈 것이다. 하루 후일수도 있고, 한달 후 일수도 있다. 뭐든 언젠가는 지겨워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끝트머리에... 다다를 때, 아, 지겨워지지 않는 하나가 나의 발목을 잡는다.




(오늘도 주절주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