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ella Lee Sep 03. 2020

세 번째,

나의 술책-2

나의 스트레스 해소법이라고 소개한 '술책'. 

사실 그렇게 별거 없는 '정신 승리'다. 멋지고 교양 있게 복수할 수 있는 '술책'을 떠올리고 실행하기 위해 그 상상하는 그 과정들이 생각보다 속이 시원하다. 

예전 직장에서다. 진짜 정말 꼴 도보기 싫은 사람이다.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하면서 일을 그르치는 사람이었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잘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자기가 똑똑하기에 자기가 늘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한번 이상한 신념이 생기면 진짜 아무도 못 막는다. 진짜 다른 세상에서 건너온 이상한 외계인 같아진다. 개그맨 이경규는 잘 모르고 무식한 사람이 신념이 생기면 무섭다고 했다. 맞다. 딱 그 사람이 이거다. 잘 모르고 무식한데 자신이 옳다는 신념이 생기니 진짜 온갖 프로젝트를 다 난도질 하기 시작했다. 결국 자문을 해주던 박사님이 이 사람과는 도저히 대화가 안된다며 그만두는 초유의 사태도 왔었다. 그럼에도 자신의 신념이 옳다며 밀고 나갔다. 어디서 개똥 같은 철학을 듣고 왔는지 모르겠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누가 뭐래도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되면 밀고 나가는 불도저 같은 마인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이상한 설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시장 시절에 청계천을 다시 만들었기에 시민들에게 좋은 추억거리를 줬다고 하며 자신이 마치 이명박 전 대통령인 양 이야기를 했다. 그건 건설 회사 사장이었던 그가 그간 해온 업무였기에 잘할 수 있었고 추진할 수 있었던 거라면 그는 아무것도 몰랐다. 

이런 사람이랑 싸워도 보고 진짜 상사에게 일러보기도 했지만 나아지는 건 없었다. 그래서 순간 끓어올랐던 분노를 누르기 위해 깐 술병이 내 집을 한번 쭉 빙 둘러서 세울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출근길에 보면 뒤통수를 후려갈기고 싶기도 했다. 그렇지만 폭행죄로 잡혀갈 수도 있는 사안인지라 어떻게 하면 골탕 먹일지 고민을 했다. 그래서 공개적으로 약간 망신을 주는데 내가 준거 같지는 않게 하려고 그의 얕은 지식의 세계를 만 천하에 알리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지식의 세계가 그보다 깊어야 했기에 참 수많은 책들을 읽어왔다. 그때부터 책에 집착 아닌 집착을 하며 지식을 스펀지처럼 흡수해 나갔다. 매일 아침 출근하기 전 일간지를 읽고 일부러 보여주기 위해 회사로 가지고 출근을 했었다. 

이다음은 다음 글에서 연결해서 쓰겠다. 

작가의 이전글 두 번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