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녀의 삶
이상하게 공허하고 외로운 순간이 있다.
"서른네 살의 여자가 미혼으로 살아가는 게 다들 뭐 어때?" 하지만 "뭐 어때?"에서 되게 외롭다.
이상한 문장인 거 안다. 참 쉽지 않다.
나는 여자 동기들이 많은 회사를 다니고 있다. 쉽지 않다.
내가 여자가 많은 회사를 늘 다녀왔지만 쉽지 않은 부분이 "결혼"이다.
나는 여러 사람들이 생각해도 결혼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다. 그렇다고 결혼이 늦은 것도 이른 것도 아닌 나이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다 결혼을 해서 남편 이야기를 할 때 나는 자연스럽게 소외된다.
이상하게 징검다리 연휴가 많은 2023년.
그런 연휴마다 어딘가 놀러 가고 싶은데, 다들 결혼을 앞둔 친구들은 예비 신랑과 간다고 하고,
남편이 있는 유부녀인 친구들은 남편과 어디를 가기로 했다고 한다.
참 ... 이제는 어디 놀러 가자고 말도 못 한다.
계속 거절당하는 사람의 마음이 자꾸 약해진다.
이게 시작인가 보다. 주변의 친구가 점점 사라져서 나 혼자 고립되는 그 느낌.
그 고립된 느낌을 결국 내 탓으로 돌린다.
왜 나는 엄한 내 탓을 하는가 싶으면서도 내가 잘못된 점을 자꾸 찾고 나를 꾸짖는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 자꾸 나를 그렇게 호되게 몰아친다.
누구한테 혼나기 싫어서 내가 나를 우선적으로 혼내는 거 같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남들한테 결혼하나 못했냐는 소리를 듣기 싫었나 보다.
그래서 미리 선수치는 느낌이었다. 심리적으로 참 힘들었다. 자꾸 연애도 실패하고 인연을 왜 나는 못 만날까 이런 모난 마음이 날 힘들게 했다.
가장 쉬운 게 사람을 만나 결혼 하는 거 같았다.
누군가가 배우자와 함께 일상을 보내는 모습 또는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와 둘만이 정한 무언가로 향해 가는 모습이 되게 안정적이라고 여겨졌다.
그만큼 현재 내 모습이 초라해보이고 불안정해 보였다. 그게 외로움을 지독하게 느끼고 있다는 모습이다. 가족도 친구도 다 있지만 정작 내 곁에 누군가가 나와 미래를 이야기하지 않는 다는 거에 외롭다고 여겨지는 거다.
인생이 쉽지 않다. 이런 나의 이상한 심리가 이상하니 관련된 책을 읽고 싶었지만, 그런 책이 없어서 정말 이 이상한 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더 미처 버리는 거 같았다. 그런 책을 내가 쓰기 시작해서 나처럼 힘들고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기도 하고 생각이 다르다며 의견도 나누고 싶다.
누구보다 너무 가정을 갖고 싶고, 화목하면서 서로 들들 볶지만 그래도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맙기도 한 그런 가정을 갖고 싶다. 그게 내 꿈이었고, 그러기 위해서 열심히 내 일을 하면서 잘 살아왔다. 내 일을 가진 내가 내 가정도 잘 지키면서 남편과 잘 지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