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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희 Oct 25. 2024

프라하에게

올로모우츠로 이동하기 전 오전에, 너에게


조식을 많이 먹었어.

빵도 두 개 샐러드도 이만큼 요거트도 왕창

계란도 반접시

커피까지 잘 마셨어.


체크아웃 전에 인사하려고

레트나공원으로 갔어.

스탈린 동상을 폭파한 자리에 들어 선

메트로놈 앞에 앉아보고 싶었더랬어.

그런데 밤새 내린 비때문에 못 앉았어.


레트나공원에 있습니다.


공원을 휘 한바퀴돌고 다리를 건너 유대인 거리로 갔어. 나는 카프카동상이 보고 싶었어.

안녕, 카프카


그렇게 유대인거리를 지나 다시 까를교로 왔어.


우리 아들만한 체코 아이들이 현장체험 왔나봐.

코딱지만한 아이들이 죽 늘어앉아

조잘조잘거리는 게 귀엽다.

우리집 귀요미가 생각나.


다시 캄파섬을 휘 돌아

이제 짐을 챙겨 나갈 시간.


있잖아.

여긴 어쩜 사람들이 이렇게 잘생기고 이쁘니.

심지어 개도 잘생겼어.

늑대같이 큰 개들이 엄청 많아.

개들은 한결같이 털에서 윤기가 나고.

도로에서 사람을 보면 차가 멈추는.

그리고 흡연자의 천국인 곳.

그런데 나는 그 담배냄새도 싫지가 않더라.


너는 늘 ‘whatever‘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

다정한 눈길로.



안녕 프라하.


안녕, 말없이 다정했던 프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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