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기다림, 그리고 새로운 출발

by SH

기다림과 초조함의 연속

F사와의 최종 면접을 마친 주말부터 나는 슬슬 불안함과 초조함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H사의 면접을 준비하는 것이 이러한 감정을 일시적으로 잊을 수 있는 하나의 생산적인 방법일 수 있겠지만, 아직 일주일 반이나 남았고 주말이 한 번 더 남아 있다 보니 손에 잡히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음 주면 S사와 F사의 최종 합불 연락이 나올 것이 유력했다. 그동안 중간 결과를 기다리는 것과 비교해서는 확실히 이 결과는 더욱 초조하게 기다리게 되는 것이다.


시간이 잘 가지 않는 듯한 느낌, 불안함, 그리고 초조함은 여러 형태로 내게 나타났다. 첫 번째로는 생성형 AI 툴에게 합격 확률을 물어보는 것이다. 요즘 성능이 좋다고 알려진 여러 AI 툴들에게 나의 면접 상황을 대략 요약한 뒤, 합격 확률이 어떨 것 같냐고 물어보는 것이다. 물론 생성형 AI가 면접관의 평가 기준을 알 리 없으므로, 당연하게도 다소 일반론적인 답변과 함께 대략 60% 정도의 확률로 합격할 것 같다는 뻔한 답변을 내놓았다.


두 번째로는 S사 공채 준비 채팅방을 확인하는 것이다. 나는 S사의 연구소를 특정해서 지원했지만, S사는 산하에 있는 모든 조직의 신입 공채를 동일한 일정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인터넷에는 함께 채용 정보를 공유하는 익명 채팅방이 만들어져 있었다. 채팅방에는 지원자들 외에도 멘토라는 이름표가 붙은 이용자들이 몇몇 있었다. 채팅 내역을 보니, 지원자가 질문을 하면 멘토 이름표를 단 사용자가 답변을 해주는 식이었다. 아마도 회사 이메일 등으로 현직자 신분을 인증하고 멘토 마크를 단 것으로 보이는데, S사의 산하 조직이 워낙 많은 데다가, 직군도 다양하고, 채용 시즌마다 전형도 조금씩 다를 테니, 그들의 답변은 다소 일반론적일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었다.


'S사의 면접 결과 발표일은 언제로 예측하시나요?"

'빠르면 다음 주 초반, 아니면 다음 주 후반, 늦으면 그 다음 주에 발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S사에서 코딩 테스트를 ~~ 문제 맞췄는데, 이것이 최종 합불에도 영향을 줄까요?'

'줄 수도 있고, 안 줄 수도 있습니다. 면접 전형은 가장 중요한 평가 항목 중 하나일 것입니다. 이제 면접도 모두 끝났으니, 우선 면접 결과를 기다려보시기 바랍니다.'


'최종 면접에서 면접관이 ~~를 물어보고, 저는 ~~로 답했습니다. 면접관의 의도가 무엇이었을까요? 잘 답변한 걸까요?'

'괜찮게 답변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면접관마다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의도로 질문을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 의도일 수도 있고, ~~ 의도일 수도 있습니다.'


나도 멘토 이름표를 받으면 비슷한 답변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질문을 하는 지원자도 무언가 유의미한 답변을 받는 것을 기대하기 보다는, 내가 생성형 AI 툴에 물어봤던 것처럼 기다림과 초조함에 물어본 것이리라.


마지막으로는 교내 익명 커뮤니티 서비스의 취업 준비 게시판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자신의 면접 후기를 들려주는 게시글, 면접을 잘 본 줄 알았는데 불합격한 이야기, 반대로 면접을 별로 잘 못본 줄 알았는데 합격한 이야기들이 있었고, 상기한 채팅방과 비슷하게 면접 결과 발표일을 언제로 예상하는지 서로 이야기하는 이용자들이 있었다. 생성형 AI 툴이나 익명의 인터넷 게시글이 새로운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며칠 간은 주기적으로 괜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S사: 최종 합격을 안내받다

그래도 익명의 인터넷 게시글을 들여다 보며 알게 된 새로운 정보가 한 가지 있긴 했는데, S사는 모든 산하 조직의 최종 합불 결과를 동시에 안내해주고, 과거 사례를 보았을 때 이것이 보통 일관된 시간대에 이루어진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다 보니, 그 시간대가 가까워져 오면 S사의 채용 사이트에 로그인해 결과를 확인하는 탭이 새로 생겼는지 확인해보곤 하였다. 그렇게 이틀 정도 기다린 후 그 시간대에 로그인을 해보니, 마침내 결과를 확인하는 탭이 새로 생겼다. 나는 망설임없이 버튼을 클릭하였다.


'합격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이어서 합격을 알리는 메일이 오고, 다음 주에 있을 OT를 안내하는 메일도 왔다. 문구를 확인한 순간은 약간의 안도감만이 들었다가, 합격자 대상으로 오는 몇 개의 메일과 문자를 추가적으로 확인하자 합격 사실을 조금씩 받아들이고, 안도감도 조금씩 커졌다. 가족, 지도교수를 포함한 연구실 구성원들, 그리고 친한 친구들에게 결과를 말해주었다.


합격을 했다는 사실, 졸업 후 갈 곳이 생겼다는 사실, 그리고 불안한 신분의 L사 인턴십을 거절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들었지만, 생각보다 아주 기쁘지는 않았다. 앞선 L사, R사에서의 불합격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채용 결과에 대한 감정이 다소 무뎌졌던 것이었다. 특히 R사의 불합격을 받아들일 때는 채용 시장에 있어서는 타이밍과 운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으로 스스로를 납득시킬 수밖에 없었는데, 그러다 보니 S사 합격도 내가 아주 뛰어난 실력으로 합격했다는 기쁨과 자신감보다는 타이밍과 운 역시 나에게 작용해주었다는 안도감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도 마음 속 안도감이 확실히 생겼고, 지난 며칠 간의 불안감으로부터는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L사에는 인턴십 제안에 대한 정중한 거절 의사를 담은 메일을 예약 발송하였고, F사의 최종 결과 역시 비교적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


S사의 합격 안내를 받고 난 직후, 면접 후기와 예상 질문들을 보내주며 면접 준비를 도와준 친구 O에게 바로 연락을 했다. 그는 축하한다는 말을 해주었고, 나는 그에게 이번 주에 시간이 되는지를 물었다. 내가 회사 앞으로 찾아가겠노라고 했다. 우리는 학부생 때 함께 인턴을 하며 갔었던, 회사 근처의 한 유명한 베이글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합격 축하해. 요즘 S사 연구소의 신입 공채 경쟁률이 엄청 높은 것 같던데, 다행히 합격했구나!"

"응, 고마워. 면접을 앞두고 여러 이야기들을 자세하게 해주어 고마워. 실제로 면접관이 비슷한 질문을 몇 개 했어서, 준비해간 것이 도움이 됐지."


함께 인턴을 할 때는 외향적이고 쾌활한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았는데, 몇 년이 지나 회사원 생활을 벌써 2년 넘게 한 그를 오랜만에 마주하니, 사회인으로서의 말투가 제법 느껴졌다. 대화 중간 걸려오는 업무 전화를 능숙한 인사말과 함께 응대하는 모습이 꽤나 자연스러웠다. 예전에 비해서는 특유의 외향적인 말투가 조금은 옅어진 것 같았다.


물론 F사, H사 모두 불합격하면 자연스레 S사에 입사하게 될 테지만, 만약 한 군데 이상 더 합격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S사 연구소에서 현직으로 일하고 있는 친구에게 S사 연구소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들을 듣고 싶었다. 그는 대기업으로서의 조직 특성, 신입 사원의 부서 배치, 신입 사원 때의 회사 생활, 경제적 측면의 보상, 사내 복지, 커리어 발전, S사라는 기업 이름값, 10년 뒤 회사에서 나의 커리어 미래 등 내가 궁금해했던 여러 측면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주었다. 본인이 2년 이상 일을 하며 느낀 점들 역시 여러 가지 일러주었다. 그렇게 카페에서의 대화를 마친 뒤, S사에 합류하게 된다면 또 연락하겠노라고 말하며 헤어졌다.


"좋은 소식 기대할게."

"응, 오늘 시간 내주고 여러 이야기들 들려주어 고마워. 남은 기간 잘 고민해보고, 또 연락할게."


그는 마침 걸려온 회사 전화를 자연스레 이어받으며 회사 건물로 향했고, 나는 인사를 마치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F사: 최종 합격을 안내받다

S사 합격을 안내받은 뒤, 오랜 친구 L.J와 J.J를 만나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S사로부터 최종 합격 연락을 받은 만큼, 식사를 살 생각이었다. 함께 만나서 식당으로 향하기 직전, F사 HR 담당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안녕하세요, F사에서 최종 합격 연락 드립니다."

"네, 감사합니다."

"저희 측 오퍼는 OO일 뒤에 전달 드릴 예정입니다."

"네, 감사합니다. 다만, 동시에 합격한 타사의 첫 일정이 OO일에 예정되어 있어서, 그 전까지 오퍼를 받아볼 수 있을까요?"

"음, 네. 그러면 최대한 빠르게 전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대략 OO일까지는 전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타사에서 제안받은 조건을 공유 가능하실까요?"


최종 합격의 안도감을 느낄 새도 없이, 나는 이 전화에서 나의 답변이 중요할 것이라는 직감에, 혹여 말실수를 하지는 않을까 묘한 긴장감과 혼란을 느꼈다. S사로부터 구체적인 계약서를 제안받은 것은 아니기도 하고, 타사의 이름을 이야기를 하면 어떤 영향이 있을지에 대해 순간 생각하고자 했지만, S사의 이름을 숨길 필요까지는 없어 보였다.


"제가 아직 타사의 계약서를 전달받은 상태는 아니어서요."

"음.. 그러면 타사의 회사명만 공유 가능하실까요?"

"아 네.. S사의 모 연구소에도 동시에 합격하였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그럼 이 점까지 고려해서 저희 측 오퍼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전달드리겠습니다."


함께 있던 친구들이 소식을 듣고 축하해주었다.


"너는 회사 두 개 붙었으니까, 밥도 두 번은 사야겠다."

"일단 오늘 한 번 먹고, 다음에는 우리가 직접 식당을 알아봐야겠다. 하하."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우리는 S사, F사에 가면 어떤 장단점이 있을지, 나의 성향에는 어떤 것이 맞을지, 또 그들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 것 같고, 그 이유는 무엇일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의 상황과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주고, 또 함께 고민을 해주는 그들이 고마웠다.


"며칠 고민해보고, 결정을 하게 되면 소식 공유할게. 다들 고맙다."

"그래, 밥 맛있었다."


치열한 고민의 1주일

F사가 오퍼를 주기 전까지, 나는 나를 잘 알고, 또 가급적이면 이 업계에 대해서도 잘 아는 주변 친구들을 최대한 여럿 만나고자 했다. 그들과 식사를 하며, 또는 전화를 하며 내게 주어진 선택지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어떠한 가치에 중점을 두고 선택을 해야 할지를 명확히 하고자 했다.


K.D는 현재 아주 규모가 작은 초기 스타트업을 직접 운영 중이고, 과거에도 또다른 초창기 스타트업에 잠깐 합류해서 일해본 경험이 있었다. 그는 경험을 더 쌓은 뒤, 궁극적으로는 본인만의 기술 창업을 하여 회사를 이끌어나가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스타트업계의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스톡옵션은 무엇인지, 회사의 재무제표의 어떤 항목들을 보면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를 알려 주었고, 생성형 AI 툴을 활용해 F사의 최근 공개된 재무제표를 직접 분석하는 것까지 보여주었다.


"일단 S사, F사 모두 다 좋은 회사잖아. 어느 회사를 가든 다 좋은 선택일 거야. 물론 나라면, 내 성향 상으로는 F사에 갈 것 같아. 조금 더 도전적이잖아. 나였으면 S사 합격 사실을 활용해 연봉 협상도 좀 더 적극적으로 해볼 것 같고. 그런데 첫 커리어를 시작하는 네 입장에서는 S사를 선택하는 거 역시 충분히 합리적일 수 있을 것 같아."


J는 나와 비슷한 분야를 하면서도 오랫동안 알고 지내서, 서로의 성향이나 가치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이미 많이 나누어 왔다. J는 직접 어떤 의견이나 조언을 주기보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여러 물음을 내게 던져 주었고, 이에 대한 나의 답변을 시작으로 우리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우리는 사회에서 회사 또는 조직의 이름값이란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것을 추구하는 삶을 어떻게 바라볼 수 있는지, 개인은 끊임없이 안정과 도전 사이에서 저마다 고민하면서 살아가는 것인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D는 나와 아주 비슷한 분야를 전공하는 친구였고, 그런 만큼 S사, F사에 대해서도 분야나 분위기에 대해서 들은 것들이 많았다. 그는 도전과 안정 사이에서 고민할 때 두 회사는 각각 어느 정도의 위치를 가지고 있으며, 도전의 위험성을 감수하려면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의 금전적 보상이 제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등을 이야기해주었다. 본인의 경우는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해서, F사가 제안하는 금전적 보상이 일정 수준 이하라면 미련없이 S사를 선택할 것 같다고 했다.


미국에서 유학 중인 C는 나의 소식을 듣고는 고민이 있으면 주말에 전화를 해도 좋다고 흔쾌히 시간을 내주었다. 그는 현지 시각으로 늦은 밤 시간임에도 1시간 정도의 시간을 내주어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그가 생각하기에 이번 선택에 있어 중요한 판단 기준, 그가 나의 입장이었다면 어떤 기준으로 중심으로 어떻게 고민을 할 것 같은지 등을 이야기해주었다. 특히 그는 나와 대학생, 군인으로서의 시기를 함께 지내온 만큼, 그가 직접 지켜본 나의 모습을 기반으로 해주는 이야기들은 꽤나 와닿는 면이 많았다. 마지막으로는 어떤 선택을 내리든 자신은 응원할 것이며, 그 선택에 내가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스펜서 존슨의 <선택>이라는 책이 있는데, 우리 삶은 결국 선택의 연속인 것 같아. 미국에 와서 한 가지 느낀 점이 있는데, 여기서는 서로 '당신의 선택을 존중한다' 라는 말을 많이 하는 것 같아. 반면, 한국에서는 그런 말을 별로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거든. 예를 들어, 연구실에서 잠깐 설명회를 듣거나 단기 인턴을 한다면, 한국의 경우는 그 연구실에 입학하는 것을 자연스레 가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미국의 경우는 어떠한 선택을 하든 당신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이야기를 건네더라고. 이것이 나도 처음에는 조금 새로웠어. 우선 두 회사에서 모두 합격 연락을 받은 것에 대해서 네가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어. 두 회사 모두 네가 역량을 충분히 갖추었다고 판단해서 연락을 줬을 것이니, 남은 며칠 고민한 다음에는 어떠한 결정을 내리든 그 선택에 후회하지 않도록 나아가는 게 중요할 것 같아."


이제 F사의 오퍼를 받기까지는 길어야 이틀 정도 남았을 것이고, 여러 상황 상 일주일 뒤면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었다. 며칠 정도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그 뒤부터는 더 이상 뒤를 돌아보지 않아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했다.


S사로 향하는 첫 발걸음

며칠 간의 고민 끝에 나는 첫 커리어를 S사의 연구소에서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오늘은 S사의 연구소에서 신규 입사자들을 대상으로 안내를 하고, 서로 인사를 나눌 수 있도록 마련해준 자리가 예정되어 있다. 나는 옷을 단정하게 갖춰 입고, 머리 스타일도 거울을 몇 차례 보며 괜히 한번 더 정돈해보고, 평소에 잘 신지 않는 단화를 신고, 집을 나섰다.


3년 전쯤 S사 연구소에서 인턴을 한 뒤로는, 3번째로 이곳에 오는 것이다. 최종 면접을 보러, 최종 합격 연락을 받고 다른 회사들과 고민 중일 때 현직자 친구 O를 만나러, 그리고 오늘이다. 이전의 두 차례는 모두 각기 다른 고민을 안고 이곳으로 향했었는데, 오늘은 모처럼 마음이 편안했다. 며칠 내로 F사에게는 오퍼 거절 의사를 담은 메일을 예약 발송할 계획이었다. 지난 며칠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을 만나 여러 이야기들을 듣고, 또 스스로도 끊임없이 고민했다. 이제는 내게 주어진 선택지들이 각각 어떠한 가치를 우선시하는 선택인지 조금은 명료하게 그려졌고, 지금 나는 어떠한 가치를 포기하고, 또 어떠한 가치를 우선시하기 위해 이 선택을 한 것인지 역시 조금이나마 명확하게 정리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 선택에 후회하지 않을 것만 같았다. 앞으로 내게 주어진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새롭게 나만의 목표를 설정하며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인턴을 하던 3년 전 여름에는 S사 연구소 건물 뒤쪽으로 낮게 솟아 있는 산에 푸릇푸릇한 느낌이 가득했고, 면접을 치르러 온 지난 늦가을에는 아직 단풍잎과 은행잎이 성기게 열려 있었다. 초겨울인 지금은 나뭇가지가 모두 앙상해지고, 나무에서 떨어진 은행들만이 드문드문 길가에 흩뿌려져 있었으며, 새벽에 내린 눈이 어느덧 길가에 소복이 쌓여 있었다. 한 달 전 최종 면접을 봤던 바로 그 건물에서 오늘 S사와 처음 만나는 자리가 예정되어 있다. 나는 모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그렇지만 굳은 다짐과 자신감을 품고 건물로 향했다.



12월 채용 절차 진행 경과

S사: 총 3차 전형 중 최종 면접 합격 (입사 절차 진행)

H사: 총 3차 전형 중 최종 면접 응시 포기

L사: 인턴십 제안 거절

F사: 총 3차 전형 중 최종 면접 합격 후 오퍼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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