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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lie Choi Apr 01. 2022

하고 싶은걸 하기 위한 명분을 만들지 않기

그놈의 명분..

어릴 적부터 부모님께서 자주 하시던 말이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공부나 해

어릴 때는 그게 쓸데없는 짓인지도 모르고, 내 고집대로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살았다.

20대 들어서 내 맘대로 휴학을 하고 방송국에서 일을 시작했고, 부끄러운 사기도 당해봤고, 클럽에 다니면서 온갖 춤을 다 배워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기도 하고, 군대에서 책도 읽어보고, 복학하고 창업한답시고 창업 놀이도 해보고, 학생 신분에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돈 버는 구조라는 것을 알게 되고, 내가 챙겨야 하는 직원도 생겨보고 등등


내 고집대로 살아오는 동안 정말 부모님이 하던 말을 똑같이 하던 친구들 교수님, 어른들이 참 많았다.

지방 국립대라는 좋은 학교 건축공학과 가서 왜 쓸데없이 창업하겠다고 하냐. 전문실력이나 키워라.

그때는 내 주관과 철학이 뚜렷하지 않아. 그냥 무시해왔다.

나는 부모들의 요구로 인해서 만들어진 페르소나가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그때 당당하게 말하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


다시 돌아와서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면서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겪어온 모든 경험들이 지금을 살아가는 데 있어 조금은 더 현명하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학과에서 배운 지식이 실무에 과연 쓰일까?라는 의문이 있었지만, 지금 단종 건축사가 된 지금 깨달았다. "아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배워왔던 것들이 이렇게 사용이 되는구나. 그럼 한 가지만 아는 사람이 아니라 더 많은 것을 알고 배워서 더 다양한 상황에 놓였을 때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어야겠다."


우리가 만든 '달리야드' 촬영을 위해서 회사에 드론을 샀었다.

그런데 보통의 사람들이 드론으로 촬영을 얼마나 해봤을까. 한 번도 날려본 적이 없을 것 같지만, 다행히도 4학년 졸업논문을 위해서 건축공학과 드론 연구실에서 드론을 조종해본 경험이 드론 촬영에 도움이 될 줄은 누가 알았을까?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무식하게 해 보자고 했던 것들 그냥 스쳐 지나가듯 배웠던 지식들 경험들이 결국엔 도움이 된다는 것을.


축구 잘하는 사람이 감독이 돼서 성공하는 케이스가 얼마나 되는가?

세상에는 각각의 다양한 분야에서 잘하는 사람들이 있고, 실무를 잘하지만 '장'이 되어서 사람을 관리하는 것을 못하는 사람도 있고, 실무는 못하지만 '장'이 되어서 사람을 정말 잘 관리해서 팀 실적을 올리는 사람이 있다.


이런 부분들을 미루어 볼 때, 우리는 자신이 겪어온 어쩌면 얕은 경험과 지식 그리고 기준과 잣대로 타인에게 조언을 하고 있는 것 아닐까? 그걸 당당하게 타인에게 그러면 안돼!라고 말할 수 있을까?


왜 그렇게 타인에게 옳고 그름을 쉽게 말할 수 있는 걸까?


나는 ‘인정욕’이라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타인을 통한 인정에 목이 많이 말라하는 것 같다. 나는 어릴 때부터 '인정과 칭찬’을 받는 것에 욕심이 없었다.


사실 아직 누군가가 나에게 '잘했다.' '네가 최고다'라는 칭찬을 하면 정말 부담스럽다.

상석에 앉는 것도 부담스럽다. 그래서 일부러 구석을 찾는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굉장히 오글거린다. 그렇다고 기분이 나쁜 것은 아니다 좋다. 부끄러울 뿐이고 그대로 좋은 티를 내지 못할 뿐이다.

나에게는 이 부분들이 타인에게 겸손함으로 보여서 긍정적인 결과를 준 경우가 많았다.


이것도 인정 욕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해봤다.

경론은 무의미하다..


한때, 왜 다들 타인의 인정에 집착할까라는 고민을 했었다. 나름의 결론은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몰라서라고 생각해왔다.

지금까지 남들 바라는 대로 남들 좋다는 것을 쫒다 보니 '그들이 정한 성공이라는 종착지'라고 쓰인 목적지를 향해 달리기만 하는 것 같았다.

많은 분들이 정작 자기가 무엇을 정확히 원하는지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타인이 알려준 성공이 지표대로 살아가면 다음 목표를 설정할 줄 몰라서 방황하는 분들도 더러 봤다.


그런데 진짜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또는 말을 하기 위해서 타인에게 인정이라는 명분을 만들려고 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었다.


모든 게 다 자기만족이 부족하다 보니 내 경쟁자가 잘되면 할퀴고 뒷담 화하고 깎아내리려고 한다.

자기가 정말 원하는 욕구가 무엇인지 알면 굳이 타인이 말하는걸 신경 쓰지도 않을 것이고,

알아서 잘하려고, 더 높아지려고, 할 것이다.


세상에 정답은 다’보다 정답을 찾는  자체가 무의미해 보인다.

타인이 하라고 해서 성공가도를 달리는 경우도 극히 드물다.

친구 따라 강남 가서 성공한 사람 얼마나 될까?

친구가 추천해준 주식으로 친구 사이가 갈라지는 경우는 더 많다.


나의 해석은 노력하지 않아서 성공 못하는 게 아니라는 것. 진짜 그 속 안에 이야기는 내가 실패할까 봐 욕먹을까 봐 두려워서 열심히 하지 않은 것.

우리는 실패가 두려워서 도전을 못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제한하고 있는 거라고


우리가 진짜 두려워해야 할 것은 내가 정한 두려움에 굴복하지 않기 위해 타인에게 그 두려움을 이길 명분을 찾아오는 것이 제일 무서운 게 아닐까.


진짜 두려워해야 하는 건 두려움 그 자체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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