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과 잡념

계란말이 - 조급함을 뒤집는 연습

by 녹장



긴장되는 마음으로 팬에 올리브유를 붓는다.

오늘은 처음으로 계란말이를 만드는 날이다.

요리가 서툴지만 자취를 한 뒤에는 가끔 해 먹는다.

어디서 주워듣기로는 카놀라유보다는 올리브유가 훨씬 몸에 좋다고 들어서 새로 사봤다.

그랬더니 낮은 온도에서도 기름이 엄청 어서 기름냄새가 진동을 한다.


인터넷에서 본 대로, 약불에 계란물을 올려두고 천천히 혔다. 아주 조금 기다리고, 뒤집어본다.

게 웬걸, 계란물이 하나도 익지 않아서 잘 뒤집히지 않는다.

황급하게 계란물을 더 부었다. 기름 튀는 소리가 나를 더욱 초조하게 만든다.

덕지덕지, 계란뭉터기가 지저분하게 어서 양이 늘어간다.


볼 때는 참 쉬워 보였는데 뭐가 잘못인지...

엄마는 참 쉽게 만들던 계란말이였다.

인터넷 검색도 할 줄 모른다고 타박하던 어머니의 지혜는

내 얄팍한 인터넷 지식으로 감당할 수 없는 기술이었나 보다.


어느 정도 덩어리가 완성되고, 먹어봤다.

기름맛이 좀 심하지만 그럭저럭 먹을만한 계란맛.

맛이 있진 않았다.

말이보단 덩어리에 가까운 계란과

기름으로 엉망이 된 인덕션,

그리고 기대 이해의 맛에 심술이 난 내 기분.

이게 내가 만든 계란말이였다.


계란말이를 먹으면서 만드는 영상을 유심히 다시 봤다.

다시 보니 양손에 수저를 잡고 두 손으로 뒤집는 거였다.

한 손으로 하려니 잘 안 될 수밖에.

답은 단순했다.

마음이 급했을 뿐이다.


조금 가벼워진 마음으로, 다시 팬에 올리브유를 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