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기 위해 브런치를 클릭한다
아이가 셋이다.
아이들이 잠이 들면 그렇게 글이 쓰고 싶어진다. 그러나 그전에 샤워를 하고 물을 한 컵 가득 채워 마신다. 몸의 피로와 갈증을 먼저 달래고 글을 쓰고 싶어 지나?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나는 먼저 샤워를 한다.
샤워를 할 때면 머릿속에 글이 흐르듯 써내려 져 간다. 그러나 막상 브런치에 글을 올리려 클릭하면 자판을 통해 올라오는 글이 영 별로다. 아까 내 마음속 써 내려간 그 글들과는 다른 글들이 내뱉어진다. 왜 그런지 나도 잘 모른다. 그저 답답함에 글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아이가 깨고 만다. 그렇게 못 다 쓴 굴들이 내 브런치에 가득이다. 그 글들만 정리해 올려도 꽤 양이 될 거 같다.
오늘도 아이들을 재우고 급하게 샤워를 하고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그리고 이렇게 브런치를 클릭했다.
브런치에 오기 전 잠시 연예인의 부고를 클릭해 보고 당근도 들어가 두리번거리고 왔다. 이 산만해진 나의 모습에도 언제나 돌아가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란. 나를 기다려주는 반듯하고 정갈한 호텔 같다. 나만을 위해 정리된 그런 호텔방의 책상처럼 하얀 백지를 준비해 놓는 공간.
스레드나 블로그에 끄적일 때와는 또 다른 마음이 되어 자판에 손을 올리게 된다. 조금 더 나를 다잡고 붙들어 주길 바라.
브런치. 나를 기다리는 고마운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