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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 Dec 04. 2024

천경자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고흥에 머물다 -고흥분청문화박물관에서

천경자화백은 1924년 11월 11일 고흥군 고흥읍 서문리에서 태어났다. 올해가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생일인 11월 11일부터 고향인 고흥에서 둘째 딸인 수미타김예술 감독의 기획으로 고흥분청문화박물관에서 천경자탄생 100주년 특별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고흥분청문화박물관에서는 천경자화백의 그림과 아카이브 등 120여 점이 전시되고 이이남의 미디어아트가 상영되고 있다. 고흥아트센터에서는 청년작가들의 나에게 천경자화백은  ______이다.라는 공모전 작품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천경자화백의 예술혼이 청년작가들의 재해석으로 태어난 작품들이다.  남포미술관에도 색채 관련 전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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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분청문화박물관 2층으로 특별전시실로 올라갔다.  입구에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주작품인 탱고가 흐르는 황혼과 천경자화백의 사진이 있다.

혼자 들어가서 자유롭이 그림 저그림을 찬찬히 보았는데 처음에는 천경자화백의 작품이 아닌 듯한 작품이 많았다. 꽃과 뱀을 두른 여인의 모습이 머리에 각인되어 있어 다른 그림들은 천경자화백의 그림이 아닌 듯 보였다. 기억하기 때문인지 모른다. 나의 눈에 익은 화려한 색채의 작품은 몇 점 보이지 않고

드로잉이라는 것이 많았는데 아마 작품이 아니라 스케치북에 연습하던 것을 소장하거나 전시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의 작품도 많았다.

미인도보다 초기작품이 더 위작 같아 보일 정도다.

7부로 구성된 공간마다 설명이 잘 적혀있어 그림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첫 번째 전시되어 있는 길례언니 2와 탱고가 흐르는 황혼, 여인상, 아이누 여인 등의 그림 등은 화려하고 고운 그리고 생동하는듯한 느낌이 있어 이제야 천경자화백의 그림전시회에 온 것이 실감 났다.

이 전시를 한눈에 설명한 듯한 미디어아트 상영도 좋았다.

그렇게 한 바퀴 둘러보고 아쉬운 듯한 기분으로 나오려고 했는데 첫 그림 앞에서  도슨트가 그림을 설명하고 있었다.  반가워 처음부터 다시 그림을 둘러보게 되었다.

작품의 사진은 찍기 못하기에 책자의 사진을 카메라로 찍어서 올린다.


1. 길례언니

길례어리2 1982

금세 울음이 터질 것만 같은 순결한 눈망울, 뾰로통한 처녀 특유의 표정이 매혹적이었던 언니, 집이 가난해 소록도의 간호부가 돼 동생들 공부를 돌봐 주었고, 그러면서도 누구보다도 유행에 민감했던 멋쟁이 길례언니’.

-천경자화백의 수필집에서


길례언니-책의표지 캡처1

천경자화백의 고흥시절의  이야기이다. 고흥읍 서문리에는 아동문학가 목일 신을 기리는 문화예술거리가 있는다. 고흥의 옛 이름인 흥양현의 관아인 존심당과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이곳에 천경자화백의 생가도 있다. 목일신의 생가와는 600M의 거리에 있다고 한다. 그들은 고흥의 중심부에 실았고 일제강점기에 일본유학을 한 정도로 어린 시절은 부유했던 것 같다.


길례언니는 천화백의 작품에 자주 등장한다고 한다. 실제 고흥 초등학교의 3회 선배에 길례라는 이름을 가진 실제인물이 있다고 한다.   자서전을 통해서 천경자화백은 자신이 동경했던 인물임을 밝혔다한다. 운동회에 온 길례언니의 모습을 보고 남은 강렬한 인상을 받고 그린 그림이지만 실존인물을 보고 그린 그림은 아니고 상상 속에서 만들어진 인물이라했다한다.

길례언니 1은 붉은 립스틱을 사용해 생기발랄한 표정을 지닌 여인의 모습을 그려 사실적인 표현 같은데 길례언니 2에서는 목이 길고 먼 곳을 응시하는 우수에 찬 몽환적인 모습이다.

고흥 시절의 그 외 그림은 평범한 스케치, 꽃그림이 있었다.


 2. 청춘의 문

이 작품은 대한미협 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정이라는 작품으로 국전에 대상을 받은 작품이라 한다. 시들어가는 해바라기 아래 고양이를 안고 있는 소녀의 모습을 울면서 그렸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시들어가는 속에도 희망을 표현했다는데 그림의 색, 어린 소녀, 해바라기의 씨앗 등에서 희망을 엿볼 수 있다는 도슨트의 설명이 덧붙여졌다.

제주도 풍경이라는 작품도 있었는데 그 당시 동양화가로서 파격적인 표현이었다 한다.

이때는 물감을 살 돈이 모자라서 다양한 색을 구사하지 못했다 한다. 개성은 있으나 천경자화백의 초기 그림은 후의 작품의 세계와 많이 달랐다.


3. 꿈과 바람

굴비를 든 노인

남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보기 드문 작품이다. 비닐봉지가 없던 시절 새끼에 생선을 엮어 사 오시던 아버지의 모습도 생각나는 그림이다.

노인보다 큰 풍선 위쪽을 보면 부인인듯한 여자분이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데 맛있는 굴비 때문일까?

이 그림 속의 푸른색은 청금석이라는 돌을 갈아 안료로 만들었는데 세월이 가도 변하지 않는다 한다. 외국에서도 성모상의 치마 같은데 사용해서 신비로움을 표현했다고 한다.

이 그림의 푸른색도 청금석으로 만든 안료라 한다.

이 시절에는 종이를 긁는 등 여러 가지 기법을 사용하는 실험적인 노력이 엿보인 다한다.


4. 파리시

누드화-유화

경제적으로 풍족해지면서 해외여행을 했는데 파리에서 6개월 동안 머물렀다 한다.

파리에서 그린 누드화는 새로운 색채인 유화로 그린 그림이다.

외 드로잉작품을 보면 이때는 힘찬 선으로 역동성을 보여 주는 그림을 그렸다.

파리시절 때 그녀의 화풍도 많이 변했다.


5. 사랑이 깊으면 외로움도 깊어라

주로 생태그림이 전시되어 있다.

뱀 그림

움직이는 뱀을 어떻게 그리느냐고 딸이 물으니 1시간 동안 계속 뱀을 쳐다보고 있으면 움직임을 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다.


개구리

동네 아이들이 개구리를 기지고 노는 것을 본 천화백이 그 개구리를 아이들에게 달라고 해서 집으로 가지고 들어가 다리 하나를 묶어 놓고 움직임을 관찰해 그렸다 한다.

붕어


6. 자유로운 여자

해외여행을 다니며 스케치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채색을 했다고

낯선 곳 낯선 사람에 대한두려움도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 없어졌다한다.

아이누 여인

뉴델리


7. 찬란한 전설

탱고가 흐르는 황혼

천경자화백은 처음에는 집에 화실이 없었는데 서울집에서 처음으로 화실을 가졌다한다. 아침에 커피 한잔 마시고 점심도시락을 싸서 2층으로 올라갔는데 빛이 사라지는 황혼 녘쯤 작업이 끝이 났다고 한다. 딸인 수미타 킴 감독은 작업을 마치고 오늘 그려진 그림을 보면서 음악을 듣는 행복한 모습의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한다.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작품 같다. 담배로 고된 작업과 고독을 풀어내는 듯도 하다. 

둘째 따님인 수미타김 감독이 모델이라는 여인상이다.

긴목, 그리고 흰자가 많은 커다란 눈은 먼 곳을 응시하고 있다.


뱀을 머리에 두른 여인은 없었으나 강렬한 메시지를 주는 이런 작품들이 좋다. 천경자화백은 초기 작품에서 완숙한 미를 보여주는 후기 작품으로 오는 과정에서 큰 변화가 있다.

해외여행등으로 인한 경험, 내면의 감정의 승화 등이 원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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