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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 Apr 20. 2024

고흥에 머물다-고흥농요 한적들 노래

어찌. 신나지 않겠소!

전라남도 고흥분청문화박물관에서 는 농촌의 전통문화를 발굴하고 보존하기 위한 특별전시회를 하는데 24년 4월 9일부터 7월 28일까지 고흥군 도덕면 용동리 한적들노래를 특별전시하고 있습니다.

 한적들은 한가로이 피리를 부는 마을이라는 의미를 가진 마을로 넓은 농토를 가졌고 바닷가에 위치하여 지리적 특성상 농사도 짓고 어업도 하며 살아갔던 마을입니다. 고흥만 이 간척지가 되면서  갯벌이 없어져 어촌마을의 특성은 잃었고 지금은 농촌마을이 되었습니다.


한적들노래를 전통농요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발굴되었으며 지금은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30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이번전시는 고흥이 가지고 있는 5개의 무형문화재를 순차적으로 특별전시 하는데 거금도의  월포농악에 이어 2번 째 전시입니다.


오후 1시 30분 무형문화재 한적들노래 시연이 있었습니다. 한적마을에 실제 살고 계시는 노인들과 그분들의 자녀로 구성된 연단은 사물놀이와 함께 등장했습니다.

"갠지갠지갠지개갱"

내 귀에 익숙한 장단에 어깨춤이 들썩들썩합니다.


 곧이어 모찌기, 모심기, 김매기를 농요와 함께 시연하였습니다. 저도 농촌에서 자랐고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모내기를 해보았기 때문에 농사짓는 과정을 잘 압니다. 농민들이 직접 시연하는 것이라 실감이 났습니다.

요즘은 상자에 심어진 벼모종으로 이양기로 모내기를 하기 때문에 나이가 든 사람이 아니면 알지 못하는 모찌기과정을 보고 추억 속으로 돌아갔습니다. 부지런히 손을 놀리는 모습이 농사짓는 모습과 똑같았습니다.


모심기 또한 오랜만에 봅니다. 모심을 곳을 빨간 점으로 표시한 못줄을 따라 모를 심었는데 모를 심는 속도가 실제 속도와 비슷했습니다. 못줄이 넘어가기 전에 다 심어야 했으므로 게으름 피우기가 힘들었어요. 한 줄 두줄 세줄 허리 한번 못 펴고 심었으니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그래서 그 고단함을 달래 주던 것이 농요였던 것이지요. 목청 고운 이의 노래에 힘이 나고 나도 후렴으로 노래에 참여하니 또 힘이 나고 농요는 고단함도 달래 주고 일의 효율성도 높였습니다. 저는 모를 심다가 뱀에게 발꿈치를 물렸던 기억도 있습니다. 독사가 아니라서 놀란 마음 진정시카고 또다시 모를 심었지요. 그때는 초등학생들 조차 모내는 데 일손을 보탰고 농사철 학교에서는 가정실습이라고 집안 일손 도우는 날을 일주일 정도 주었습니다.


모를 다 심어 놓으면 김매기를 했는데요. 이번에는 남자분들만 일을 하시네요. 우리 고향에서도 그랬습니다.


시연은 모찌기, 모내기, 김매기로 끝났습니다. 김매기도 3단계가 있다는데 전통농사 과정을 꼼꼼하게 구성했네요.


지금은 선창을 마이크를 들고 노래만 부르지만 실제로는 선창도 후렴도 모두 일하던  분들이 모두 같이 했습니다.


개막식입니다.

행정기관의 대표와 무형문화재 보존에 힘쓰신 분들 그리고 인간화재(?)분들이 테이프 커팅을 했습니다.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고흥군민이 되라고 강조하시던 공영민 고흥군수는 무형문화재 30호 한적들노래를 보존해 달라고 하면서  보존에 필요한 지원과 재능을 가지신 분들이 건강하게 오래 사시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전시장 소개가 있었습니다. 한적들의 위치와 농요의 구성, 농사의 과정, 한적들노래의 역사와 참여하시는 분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었습니다.

 경상도 농요가 한을 노래했다면 전라도 농요는 한보다는 자부심 같은 노래 했다고 했습니다.

집에 와서 유튜브로 산아지타령과 방아타령을 들어 보았고 동영상으로도 여러 번 들어보았습니다. 우리 고흥의 농요가 약간 느려 여유가 있고 자부심 같은 것을 노래한 것이 맞습니다.


이제는 농촌에서도 그 과정을 하나도 볼 수 없어 안타까운 전통 농사과정을 꼼꼼한 구성으로 만들어 준 무형문화재 30호 어르신들에게서 자손들에게 꾸준히 계승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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