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는 일을 주변에 알려라!"
"내가 하는 일을 주변에 알려라!"
나는 청소 현장에서 제법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를 나눈다. 청소 경력이 많은 베테랑 사장님부터 청소를 막 시작하는 초보자, 아르바이트나 부업으로 청소하는 사람 등등...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나에게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는 "청소 일을 하고 싶은데, 혼자서 창업을 해도 될까요?" 하는 질문이다. 현재 1인 청소 기업을 운영하는 대표로서 이 질문에 먼저 답을 하자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이다.
1인 창업을 준비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나를 망설이게 했던 고민이 바로 '혼자서 청소 창업을 해도 괜찮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이었다. 당시에는 청소일을 하는 사람들과의 교류는커녕, 가족들에게 조차 청소일을 하겠다는 말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청소업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던 내 마음속에 조차 청소일에 대한 좋지 못했던 옛 사회적 잘못된 편견이 자리 잡고 있었나 보다. 창업을 시작한 직 후에도 생각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청소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이나 정보 공유가 쉽지 않았다. 주변에서 보이는 '소자본, 누구나 창업할 수 있는 아이템!' 이런 광고 문구도 나 스스로 작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마음이 불편할 지경이었다. '이 정도면 업종을 바꾸는 것이 옳은 선택 아닌가?' 고민은 더 커져만 갔다.
이제 와서 고백하지만, 어떻게 해서라도 청소일을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조금 더 솔직하자면 더 이상 물러 설 곳이 없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물러 설 곳 하나 없는 절실했던 마음'이 멈추지 않고 사업에 대한 고민을 지속게 만들었다.
청소일에 대한 자존감, 청소하는 사람들과의 교류 부족, 이 문제부터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 우선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등 내가 가입한 SNS의 프로필부터 손 보았다. 배경이미지는 청소하는 사진으로 또 이름이나 닉네임 대신에 '청소학개론'이라는 상호로 프로필을 변경하였다. 내친김에 청소하는 사람들과의 교류나 정보를 얻기 위해서 청소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네이버 카페, 청소 밴드에도 가입했다.
의아하게도 청소 카페에 가입하고 처음 인사말을 쓰며 "청소 초보자입니다."라고 말하자. '응원합니다, 환영합니다, 성공하세요'... 등등.. 환영과 격려의 답글이 수십 개나 달렸다. 현장에서는 초보라며 눈에 쌍심지를 켜고 눈총을 주던 사람들이... SNS에서는 내가 초보라서 좋단다! 오히려 초보자를 더 환영해 주고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는 분위기인 것 같이 느껴졌다! 여하여튼 친절한 사장님들 덕분에 조금씩 청소하는 사람들과 소통이 늘고 그곳에서 청소방법, 구인구직등의 정보 공유가 가능해졌다. 1인 창업자로서의 부담이 많이 줄었고 점점 사업에 대한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그때서야 청소부로서의 모습을 하나씩 갖추어 나가는 것 같았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청소의 종류는 훨씬 많다.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입주청소, 계단청소, 유리창청소, 정기청소를 비롯하여 간판청소, 외벽청소, 화재청소 등등... 한 번에 나열하기도 싶지 않을 정도로 그 종류가 다양하다. 나는 1인 기업이다 보니 우선 혼자서 작업이 가능한 계단 청소, 사무실이나 병원에 직원들이 퇴근한 후에 청소 관리를 해주는 정기청소를 염두에 두고 영업을 시작했다. 전단지와 명함을 들고 사무실이나 병원 등을 방문하여 담당자에게 직접 전단지를 전달하며 '청소학개론' 업체의 장점과 각 현장에 맞는 청소 솔루션을 제안해 주었다. 주간에는 내 사업장의 영업을 하면서 밤에는 다른 사장님들이 운영하는 청소현장에서 일을 도우며 청소 노하우를 익힐 수 있었다.
그렇게 6개월 정도를 밤낮 가리지 않고 영업과 현장 일을 병행하며 지냈다. '내가 태어나서 이렇게 열심히 노력해 본 적이 있었나?' 생각할 정도로 하루하루 바쁜 날들을 보냈다. 그 결과 다행히도 짧은 기간에 정기청소 거래처를 다수 계약할 수 있었다. 어느덧 나는 남의 현장에 일용직으로 불려 다니던 사람에서 내 현장에 일하는 사람이 필요할 때 구인을 하는 어엿한 청소업체의 사장이 된 것이다.
카카오톡, 인스타그램의 프로필을 변경하면서부터 많은 사람들이 응원과 함께 나의 성공을 빌어주었고 때로는 청소 일을 소개해 주기도 했다. 나는 '청소를 제일 잘하는 사람'도 아니고 '청소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있었던 사람'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1인 청소 창업을 시작한 지 1년도 채 안 되는 시간 안에 매월 당당하게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고, 대가를 받으며 청소관리를 해 주는 계약 업체의 수는 10군데를 넘어섰다. 그렇게 앞날을 기대해 볼만한 청소 기업이 되는 한 발자국을 내딛게 된 것이다. ‘나는 청소하는 사람'이라고 주변에 알렸던 별거 아닌 작은 실천이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지금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