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여를 쉬지 않고 심청가 앞부분을 불렀는데 완창 하려면 4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매년 1시간씩 분량을 더 늘려가서 고1 때에 완창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오늘 공연은 선릉역에 옆에 있는 선릉아트홀에서 있었는데 영아티스트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2024 '샘이맑은소리' 우수공연자 선정공연에 뽑혀서 이루어졌다고 한다.
공연은 유료공연이었는데 수익금이 공연자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판소리를 배우기 위해서는 개인레슨을 받아야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
판소리뿐만 아니라 예체능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은 모든 과정을 개인이 부담해야 해서 경제적인 부담이 매우 크기 때문에 부모님의 '든든한' 뒷받침이 없이는 재능을 펼칠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 예체능 교육의 현실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스타들.. 김연아, 박지성, 손홍민 같은 체육스타뿐 아니라 유명한 예술인들은 모두 가정에서 헌신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동생 중에 어렸을 때부터 음악적인 재능이 있는 한 동생이 있었는데, 밥도 먹기 어려웠던 가난한 시골집에서 음악적인 지원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그 동생은 재능이 있어서인지 청소년 시기가 되면서 혼자서 기타도 배우고 피아노도 배웠지만 취미생활 정도일 뿐 재능을 펼칠 수는 없었다.
개인적으로도 결혼해서 딸과 아들을 낳았는데 딸이 고2가 되면서 디자인전공을 하고 싶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인문계학교를 다니던 학교에는 미술반이 별도로 없어서 실기시험을 위해서 입시미술학원을 다닐 수밖에 없었다.
사교육을 시키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키웠지만... 입시에 필수인 미술실기를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학원비도 적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도 이상하다.
왜 학교에서 예체능 과목을 가르치는데 관련한 입시준비는 학원에 가서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일까?
주지교과 과목은 학원에 다니지 않아도 학교에서 모든 내용을 다 다뤄주기 때문에 사교육이 필수적이지는 않다. 그래서 두 아이 주지교과 과목을 위한 사교육은 거의 받지 않고 자랐다. 그러나 대학입시에서 요구하는 예체능 실기는 공교육에서 아예 다뤄주지 않으니 어쩔 수없이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티브이에서 유럽국가들은 예체능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이 지자체에서 마련한 방과후 프로그램에서 수준에 맞는 관련 교육이 이루어지는 모습이 방영되었다.
우리나라도 이처럼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재능을 국가가 주도하는 공교육에서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평등한 교육이 실현되는 것이다.
지금처럼 가정에서 많은 경제적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국가가 왜 필요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오늘 판소리를 공연한 소리꾼 김태성을 비롯하여 아이들이 타고난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국가가 필요한 지원시스템이 제대로 마련하였으면 한다.
모처럼 어린 소리꾼의 판소리공연을 보면서 대학시절이 생각났다.
연극반이었던 나에게 판소리 동아리에서 활동하던 과선배가 여러 차례 판소리 동아리에 들어올 것을 권했었다. 이유는 판소리가 잘 맞을 거 같다는 의견이었다.
연극반은 목소리 연습을 위해서 민요를 여러 개 배웠는데 그 민요가 좋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때는 연극반이 더 하고 싶었기 때문에 거절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쉬움이 있다. 연극반 활동을 해보니 배우기질이 많지 않았던거 같은데, 오히려 판소리를 제대로 배워봤으면 어땠을까 뒤늦게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그래서인지~~ 새삼 오늘 공연을 보며 늦었지만 이제라도 판소리를 배워볼까 하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판소리 명창까지는 당연히 어렵겠지만 아마추어 판소리 소리꾼은 가능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