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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안과 밖의 세상...

비로소 자세히 보이는 것들..설국열차?

by 홍제남

강남역에 볼 일이 있어서 다녀왔다.

아침에 휴대폰을 모르고 집에 두고 나왔다.

간간히 오가게 된 강남역 지하에는 그간 모르던 많은 것이 있었다.

오늘 휴대폰이 없는 바람에 또 다른 모습을 자세히 보게 되었다.


지하상가 0리 김밥집 작은 의자에 둘러앉아 순대 한 접시를 점심 겸 먹었다.

순대를 씹고 있자니, 안에서 일하시는 60대 내외의 네 분 여사님들께 자연스레 눈길이 머물렀다.

네 분 중 두 분은 김밥을 싸고 진열대에 담는 역할,

한 분은 주문받고 포장하는 역할, 나머지 한 분은 떡볶이와 순대와 설거지 담당 역할을,

매우 체계적으로 분담하여 많은 일들을 소화하고 계셨다.

처음엔 인식하지 못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내가 그분들을 관심 있게 보고 있구나 싶었다.

무슨 차이일까?.. 그리고 깨달았다! 아~~ 폰이 없어서구나~!!

그리고 양옆을 둘러보니 모두들 입으로는 김밥, 떡볶이, 어묵 등을 먹고 있으면서 대부분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아마 나 또한 폰이 있었으면 비슷한 모습이었으리라~

실제 나도 주방 내부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으면?... 생각하며 소스라치게 놀랐다.

폰이 없어서 바라보게 된 모습인데... 다시 폰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작은 김밥 1000원, 어묵 하나 1000원, 군계란 2개 1500원을 비롯해서,

대략 3000~5000원 정도이면 점심을 해결할 수 있을 거 같다.

그래서인지 실제 젊은 직장인처럼 보이는 사람부터 퇴직 이후로 보이는 사람들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이용하고 있었다.

순대를 모두 먹고 일어나서 주변을 살펴보니~

가까운 곳에 유독 젊은이들이 많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매장이 있었다.

커피 한잔에 1300~1500원, 빵도 1000원 정도라 여기 또한 3~4000원이면 점심을 해결할 수 있어 보였다.


강남역은 지하를 벗어나면 비싼 식당이 즐비한 곳이다.

그런데 강남역 지하상가는 강남역 밖의 세상과는 너무나 다른 또 다른 세상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새로운 발견이었다. 가깝지만 아주 먼 곳으로 여겨지는... 너무 다른 두 세상이다.

그리고 나는 왜 이 순간에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가 자연스레 떠올랐을까?

그리고 나는, 5000원 안에서 점심과 커피까지 해결할 수 있는 강남역의 이 지하세상이 왠지 고맙고 익숙하고 편안하다.

설국열차 뒷칸에서... 태어나고 자라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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