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에 머무른 고양이 털 내음의 달콤함
주말, 오후 세 시경이면 창가 가득 드는 햇볕 아래
말캉한 둥근 몸을 웅크리고 작은 숨을 쉬며 곤히 자는 우리 집 고양이 콩이.
아이의 작고 따뜻한 등에 코를 박고, 보드라운 털 사이로 들리는 숨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세상 고민, 걱정이 모두 사라진다. 이 작은 생명체가 주는 큰 기쁨과 벅찬 감동을 누군가는 알까. 아무런 대가 없이 내어주는 아이의 숨 한 조각에서 나도 모르게 안도와 위안을 얻는다.
이 검고 작은 녀석이 졸린 눈으로 있는 힘껏 내 품으로 파고들 때면, 나를 향한 이 무해한 존재의 믿음과 신뢰가 얼마나 두터운지를 느낄 수 있다.
서로의 언어가 다르기에 더욱이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한다. 눈을 보고 천천히 숨소리를 맞추며, 사람끼리 나누는 교감과는 다른 차원의 언어로 우리는 서로를 이해해 본다.
가끔은 녀석의 행동이 이해가 안 돼 답답할 때도 있지만, 이 우주에 나와 이 녀석은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아니 더 오래전부터 서로를 가장 이해할 수 있는 가족이란 이름으로 닿아있었는지 모른다.
한 뺨도 안 되는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며 이야기한다.
고맙다고
오늘도 너와 함께 할 수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