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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명한 자유 Jun 26. 2024

영어로 말해봐

부러운 집중력 천재

영어를 놓지는 못하고 그렇다고

공부했다고 하기도 힘들게

질질 끌고 끌려온 게 십수 년..

그렇게 오랜 시간 영어를 공부했어도

구체적인 계획이나 꾸준한 실천이 부족했다.

아니 왜 영어를 잘하고 싶은지

이유 자체가 구체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늘 제자리걸음이었다.


막연하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공용어니 말이 통하면 여행 때나 편하겠지라는

마음으로 새해가 되면 작심 3일 영어회화

공부를 시작한다. 외국을 코로나 덕에 4년 넘게

못 나갔고 매일 말할 기회가 없으니

동기부여가 느슨해져 실력 또한 늘지 않는 

당연하다는 듯 여기며 영어에 대한 관심은 시들시들해졌다.


그런데 신랑이 무언가에 꽂혀 집중할 때를

관찰하다 신기한 공통점을 발견했다.

대학 시절 건물 꼭대기에 고시공부를 하는 열람실에 들어가려면 시험을 봐야 했는데

전날까지 나랑 신나게 놀고 도서관에서도 내 뒷자리에서 잠자는 모습만 봐왔던 터라

떨어질 줄 알았다.

그런데  붙었기에 그때는 시험운이 좋은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결혼하고는 자세히 가까이서 관찰이 가능하기에  남들이 어려워하는 걸 해 낼 때를 보면

심한 집중력과 우선순위 덕에 이뤄낸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신혼 초 수영을 못 하는 상황에서  같이 가게 된 워터파크에서 내가 물에 뜨는 법이랑  발차기

등을 가르치려다 포기했다.

"돈 주고 배워야겠네. 맥주병이 심한 걸.

 왜 부부가 운전 가르치면서 싸우게 되는지 이해되네!" 라며 상처 주는 농담을 했다.


그 이후  "남자는 접영이지."라는

나의 말에 수영 등록을 하더니

쉴 때, 밥 먹을 때, 잠자기 전까지

수영과 관련된 영상을 보니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담날 꼭 수영장에서 전날 유튜브에서 배운 내용에 대해 연습을 하는 것이었다.

피나는 노력 끝에 결국 힘 접영이지만 박수를 받을 만할 멋진 접영을 보여주었다.


뭔가에 집중할 때 먹는 것도 자는 것도 잊을

만한 천재적인 집중을 발휘하는 것이

시간만 많이 투자하는 노력형 개미인

나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집중형 천재였던 것이다.


이번엔 꽂힌 분야는 영어다.

매일 12시가 넘어 퇴근을 하는데도 새벽 2-3시까지 영어를 붙들고 있는

모습은 신기할 정도였다.


취준생 이후로 10년 이상 영어를 제대로 안 한 것 같은데 100일 안에 토익 점수 900점 가까이 얻어 내는 걸 보고 사람이 맞나 그저 신기하고 존경스러웠다.

고등학교 때까지 영어를 잘하고 좋아했다고 하니

기본기가 탄탄했나 싶기도 하다.


난 퇴근하면 아이들 챙기고 나면  몸 챙기기 조차 힘들고 체력이 바닥이라 쓰러져 자기 바빴다. 

더 이상 자격증이나 공부를 위한 공부는

하지 않겠다며 철벽을 쳐보았다.

그래도 공부로의 영어가 아닌 말하기로의 영어는 재미있기에 하루 5 문장 따라 말하기를 새해

다짐해 보았다. 그런데 올해가 절반 지나간 지금 돌아보면 그마저도  매일 실천이 힘든데 신랑은 매일 전화영어를 몇 달 하더니 더 좋은 영어 공부법이 있다며  알려준다.


요즘은 chat  gpt를 활용해 대화하니

전화영어보다 훨씬 편하고 좋다고 들떠서 말해   비법이다.

첫째, 전화영어는 사람과의 대화이기에  기다리게 하는 것이 미안한 반면 chat  gpt는 편하게 기다려 준단다.

둘째,  영어 대화가 끝나고 나면 내가 말했던 내용을 스크립트로 받아볼 수 있기에 처음에 말한 문장과 이후 고쳐준 문장까지를 복습할 수 있단다.

셋째, 시간과 공간의 구애 없이 매일 0원으로 대화가 가능하니 이 좋은 환경에서 어찌 영어 공부를 안 할 수 있냐며 열변을 토한다.


진짜 설득당하기  좋은데

그래도 뭐니 뭐니 해도

제일 우선인 건 영어에 우선순위를 두는

마음가짐인걸..


우선순위를 영어에 둬야 하는 날이 진짜로 가까워

오면 가을부터는 진짜 나도 없던 천재적인 집중력을 발휘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 나라를 떠날 생각을 하니 두려움 반, 설렘 반이 지만 설렘을 1퍼센트라도 더 가지고 가자.


닥치면 하겠지 라는 마음과 미리 준비하면 조금이라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마음이 살면서 공존하는데

이번엔 어떤 마음이 이길지 궁금하다.


부러우면 지는 건데

집중력은 심히 부러운 부분이다.

존경의 마음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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