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흔적을 확인했을까 아닐까 자꾸만 뒤돌아보게 돼. 그러니까 나의 발자국 위에 덧입힌 너의 발자국을 찾고 있는 걸까. 잠깐 멈춰 서는 것도 같았고 다시 앞으로 걸어가기도 했지. 미리 말하지만, 나는 한강을 아주 잘 알거든. 한강 어떻게 가는지 아세요? 그게 저도 한강에 가는 길이에요. 아, 그러면 같이 갈까요? 그 한마디를 못 꺼내서 우물쭈물하다가 꺼내든 건 가방에 쑤셔 넣은 휴대전화야. 애꿎은 액정만 만지작거리다가 갑자기 막 달렸어 차도와 인도를 구분 짓지 않고 달리는데 마구 달려만 가는데 뒤에서 엇박자의 걸음 소리를 들어. 혹시 왔나? 지금쯤이면 왔을까 했어. 상기된 볼을 보이면 안 되잖아 고개를 돌리지는 못하고 곁눈질로 겨우 훔쳐보며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지. 아, 오늘 하늘이 참 예쁘네요 그렇죠? 예뻐요. 덕분에 잘 왔어요. 내가 입 밖으로 소리를 낸 적이 있나 곰곰이 생각해 봐. 그건 아니란 말이야. 그렇게 멈춰 선 곳이 같은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