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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유 Dec 10. 2024

통제



너는 나의 흔적을 확인했을까 아닐까 자꾸만 뒤돌아보게 돼. 그러니까 나의 발자국 위에 덧입힌 너의 발자국을 찾고 있는 걸까. 잠깐 멈춰 서는 것도 같았고 다시 앞으로 걸어가기도 했지. 미리 말하지만, 나는 한강을 아주 잘 알거든. 한강 어떻게 가는지 아세요? 그게 저도 한강에 가는 길이에요. 아, 그러면 같이 갈까요? 그 한마디를 못 꺼내서 우물쭈물하다가 꺼내든 건 가방에 쑤셔 넣은 휴대전화야. 애꿎은 액정만 만지작거리다가 갑자기 막 달렸어 차도와 인도를 구분 짓지 않고 달리는데 마구 달려만 가는데 뒤에서 엇박자의 걸음 소리를 들어. 혹시 왔나? 지금쯤이면 왔을까 했어. 상기된 볼을 보이면 안 되잖아 고개를 돌리지는 못하고 곁눈질로 겨우 훔쳐보며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지. 아, 오늘 하늘이 참 예쁘네요 그렇죠? 예뻐요. 덕분에 잘 왔어요. 내가 입 밖으로 소리를 낸 적이 있나 곰곰이 생각해 봐. 그건 아니란 말이야. 그렇게 멈춰 선 곳이 같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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