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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유 Dec 12. 2024

내려놓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야기를 종이에 옮겨 적으려 했지만, 손은 가만히 멈춰 있었다. 단어들이 모여 문장이 되고, 문장들이 모여 이야기가 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언제나 생각이 많을 수는 없어. 우리는 아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겠지. 달빛에 눈이 부셨다. 커튼을 걷어버리고도 남음이 있다. 그게 마음에 꼭 들었다. 가끔은 움직이지 않는 것도 움직임의 일종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튼을 다시 한 번 걷었다. 이번에는 손끝이 조금 더 가벼웠다. 달빛은 여전히 차갑고 부드럽게 내 방 안을 채웠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꽤나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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