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선령 Jun 24. 2024

[전시] 몰입의 경험, 사유의 방

사유하게 만드는 전시, 수업

세계 뮤지엄 관람객수 1위인 루브르박물관에는 80%가 ‘모나리자’로 돌진한다.

가장 실망스러운 걸작 1위인 ‘모나리자’의 부정적 리뷰 37%에는 인파, 감상 환경, 집중도, 접근성 등이 언급된다. ‘모나리자’만의 독립공간 마련 검토 중이라는 글을 읽고 기억을 되살린다.


전국 국립박물관 관람객이 천만 명을 넘어섰다.

내 관람 경험에서 감동으로의 전환점은 ‘사유의 방’이다.

선택과 집중

“박물관의 목표가 바뀌었습니다.

이전에는 많은 유물을 선보이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단 한 점의 유물이라도 마음에 남기는 겁니다.”

반드시 봐야 할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대표 소장품 단독 전시실이 조성되었다.

사유의 방

오직 국보 78, 83호 두 반가사유상만 전시되어 있다.

미세하게 기울어진 바닥은 몸이 불상을 향하게 한다.

불상의 조형미를 극대화시키는 공간과 정밀히 비추는 빛, 은은하게 퍼지는 계피향의 후각 자극까지.

오감이 몰입할 수 밖에 없다.

사유의 여정 

어둠에 익숙해지기 위한 전이 공간의 미디어아트로 기대감이 더해진다.

설명에 의존하지 않도록 전시물 안내글을 최소화했다.

떠오르는 내 마음 속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다.

제안과 욕구의 연결

전시에 담은 제안이나 메시지는 관람객의 욕구를 자극하거나 공감을 얻는 순간 더 큰 빛을 발한다.

역사나 예술에 포커스가 맞춰졌다면 진부할 수 있지만

‘사유’를 핵심 가치로 둔 순간 깊은 여운이 생긴다.


사유의 경험 

좋은 경험을 하고 나면 잡다한 설명 없이

“난 이런 점이 좋았어.”라고 일인칭으로 말할 수 있다.

외부에서 쥐여주는 경험이 아닌

결국 나의 경험으로 이어져야 감동이 생긴다.


사유의 가치

그래서 관람객 중심 기획이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그들이 의미를 만들 수 있을까?”

사유의 의미를 새기고 미소로 위안을 얻은 공간에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사유하고 싶다.

박물관의 근본

“과거에는 특별전시가 주력이었다면

이제 상설전시실 재개관이 주력 사업”

학교와 교육을 생각한다.

우리는 무엇에 주력하고 있나. 상설인가 특별인가.


21년 2월~ <분청사기 백자실>

21년 11월~ <사유의 방>

22년 10월~ <청자실>

모두 중앙박물관 상설전시다.(사진출처 중앙박물관)

기억의 소환

감동을 오래 간직하게 해줄 굿즈까지 더했다.

힙하기 그지없는 기념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콘텐츠에 이유를 만들면 트래픽이 따라온다.

나에겐 모나리자의 미소보다 반가사유상의 미소다.

또 보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애주] 생고기맛이 나는 황가오리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