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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현진 Feb 06. 2024

금리인하 = 지수 상승? 모두 속고 있다.

통계상 금리 인상기 이후 금리 인하는 증시하락을 야기했다.

"금리 인하 기대로 증시 상승"


"올해 금리 5번 인하 예상"


"금리 인하로 지수 상승세 이어질 것"


요즘 심심찮게 경제 방송이나 수많은 콘텐츠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입니다.


금리라는 것이 워낙 어렵고 복잡하지만 일반인들이 느끼기엔 너무나 단순해 보이기도 하다 보니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하죠.


하지만 금리 인상과 인하 사이클에 대한 이해도가 있다면 저 모든 말들이 거짓이라는 점을 알게 됩니다.


보통 금리인하로 증시가 오를 것이라는 예상은 금리인하로 인해 돈이 풀려나올 것이라는 근거 때문입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대출 이자 부담이 줄어 대출이 늘어날 것이고 은행에 보관된 돈 들이 이자 수익이 줄어드니 세상으로 나올 것이라는 기대죠.


맞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 내용으로만 단순하게 볼 수는 없습니다.


현재 우리가 처해진 상태는 단기간에 고금리로 치솟아 올라온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전 세계 소비가 둔화가 되어 수요가 줄어 경기침체기에 놓여 있죠.


하지만 물가는 여전히 2%대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고 코로나시기에 이미 올라온 물가도 당연히 내려갈 생각이 없죠.


즉, 고물가 고금리로 경기가 위축이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우리는 이 고금리 시기로 진입하기 전 어떤 상황이었는지도 이해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금리가 올라가기 전 코로나 시기에는 초 저금리 정책을 펼쳤고 그 결과 수많은 개인들의 투자심리를 부추겼습니다.


많은 개인들이 주식과 집을 사겠다고 은행에 모아둔 목돈을 꺼내 시장으로 달려왔고 그것도 부족해 대출까지 받아 부동산을 사기 시작했습니다.


이자가 1% 도 안 되는 상황이었으니 그럴 만도 했지요.


2021년까지 집 값은 하늘 무서운 지 모르고 올랐고 오르는 족족 놓칠세라 억 소리 나는 돈을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사는 영끌족들도 많았죠.


금리가 영원히 초저금리일 거라 막연한 생각이었거나 집을 마련하고 싶은 생각이 앞서 판단이 흐려져버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통계에 따르면 그때 집을 사거나 대출받은 사람들의 80%는 변동금리였다죠.


즉 금리인상이 시작되고 그들의 이자부담은 나날이 커져만 갔다는 겁니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것은 겨우 약 1년입니다.


하루하루 이자를 내기 버거운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카드 리볼빙, 카드 돌려 막기, 저축은행 대출 증가, 부실 채권 증가, 금융 상품 연체율 증가 등 뉴스를 보면 굳이 사람들을 찾아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죠.


결국 주식과 부동산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매도물량으로 인해 두 자산시장은 하락세가 이어져왔습니다.


근근이 버티고 있는 사람들도 돈만 더 있다면 더 사고 싶다는 생각으로 버티거나 버티면 어떻게든 된다고 이자를 감당하고 있겠지요.


과연 이 상황에서 금리가 0.25% 내려간다고 갑자기 사람들이 없던 돈이 생겨 주식과 부동산을 살까요?


고작 0.25% 내린다고 이자가 싸다며 대출을 받아 주식과 부동산을 살까요?


아마 이쯤 되면 경제와 금리에 대해 전혀 모르는 분들도  상식적으로 그렇게 되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하실 겁니다.


맞습니다.


금리인상이 가파르게 진행된 후 금리인하.


특히, 경기침체기가 동반된 시기에 금리인하는 시장이 기대할 만큼의 돈이 풀려나오는 정책이 아닙니다.


금리 한 두 번 인하가 아니라 연속 7, 8회 더 나아가 10회 이상 금리를 낮춰 다시 1% 금리 또는 제로금리까지 도달해야 증시 부양을 기대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러면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초기에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연준과 한국은행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물가가 확실하게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인하는 서두를 수가 없습니다.


미국금리 기준 5.5%까지 쉬지 않고 끌어올렸음에도 물가는 3% 언저리에서 끈적하게 달라붙어 내려오질 못하고 있죠.


금리 인상이 물가에 즉효약이었다면 벌써 마이너스 물가로 가야겠지만 물가를 잡는 데 금리가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여기서 금리를 내렸다가 자칫 물가가 다시 오르기 시작하면 금리를 인상을 시키면서 정책 번복을 하게 되는 오점을 남기게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중앙은행은 금리를 선제적으로 내리는 것은 분명 주저할 것입니다.


그러면 내리긴 해야 할 금리를 언제 내리고 싶어 할까요.


그 경우는 두 가지로 예측이 가능합니다.


첫 번째, 물가의 급격한 하락 신호 등장


두 번째, 금리를 내려야 할 수준의 경제, 금융 위기입니다.


전자의 경우는 갑작스럽게 물가가 0%대로 접근한다면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겠죠.


후자의 경우는 코로나 때 많은 기업들이 타격을 받아 증시가 박살이 난 상황에 실행한 금리인하와 같은 맥락입니다


실제 미국 역사상 금리인상과 인하 사이클을 분석해 보면 금리 인상 후 금리 인하가 시작되는 시기에 증시는 폭락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멀리 가지 않고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만 보더라도 그렇죠.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금리 인상.


2007년 중반까지 고금리 유지.


2007년 말 리먼브라더스 사태 발생 그리고 금리 인하.


2008년 말까지 증시폭락 및 급격한 금리 인하.


그전에도 역사는 그러했습니다.


지금 시장은 금리 인하를 하면 돈이 풀려나온다는 단순한 해석으로 인해 다양한 상황 적용 없이 단순한 결과를 도출하고 있습니다.


물가가 내려가지 않으면 경제가 파탄이 나야 금리를 내릴 것이고, 경제가 파탄 나지 않으면 물가가 내려가야 금리를 내리겠죠.


결국 지금 시장 참가자들은 잘못된 해석으로 인해 상승 베팅을 하고 있으며, 기다리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어느 분석이 맞고 틀린 지는 시간만이 판가름해 줄 것입니다.


하지만 역사는 반복되고 되풀이된다는 교훈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 = 이미 박살 나고 있는 시장을 달래는 정책'이었다는 점을 모두가 깨달아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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