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424. 젠슨 황 'Jensen Huang'

'사소한 일상의 경험을 비즈니스 인사이트로 바꾸는 매일의 기록'

by 사마리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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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식시장이 연일 화제다. 말 그대로 '불(Bull)장'이다.

언제부터 분위기가 이렇게까지 뜨거워진 걸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문뜩 떠오르는 이벤트가 하나 있다. 대한민국 Top2인 삼성의 이재용, 현기차의 정의선 그리고 월드와이드 Top2인 젠슨황이 만나 치맥을 함께한 사건. 이른바 '깐부회동'이다.

그냥 아저씨 셋이 저녁에 치킨집에서 만나 맥주 한 잔 하는 일이 뭐 대수겠냐마는 이리도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걸 보고 있자니 '황 씨 아저씨가 대단한 사람이긴 한 가보다'라며 실감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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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기사에서 '젠슨 황의 3가지 질문'이라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그의 일대기를 다룬 '생각하는 기계'라는 책에 등장하는 인터뷰 내용을 인용한 것이었다.

젠슨 황의 3가지 면접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무엇을 제일 좋아합니까?

2. 당신의 가장 큰 실패는 무엇이었습니까?

2. 아무거나 한 가지 나에게 가르쳐 줄 수 있습니까?


대수롭지 않게 들으면 동네 아저씨가 던지는 시시콜콜한 농담 정도로 들리는 평범한 질문이지만, 이어지는 그의 인터뷰 내용 전문을 보면 본인의 인재 철학의 연장선상에서 고도로 치밀하게 계산된 질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그의 질문들로 돌아가보자.

1.무엇을 제일 좋아하나요?(What are you passionate about?)

이 질문에 '특별히 좋아하는 것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으며, 좋아하는 것을 명확히 말하고 어떻게 잘하게 되었는지까지 설명하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이어 스스로 강렬한 열정을 가진 사람만이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인다. 이 짧은 질문을 통해 그가 보고자 하는 것이 명확함을 알 수 있다. 열정과 몰입 능력 (Passion & Obsession)이다.

2. 당신의 가장 큰 실패는 무엇이었습니까? 그리고 어떻게 해결했나요?(What was your biggest failure, and how did you handle it?

그는 실패 시 당황하는 사람. 실패를 통해 배움이 없는 사람.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사람을 싫어한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성공보다 실패라는 아젠다에 관심이 많으며, 그가 역경에 닥쳤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 사람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질문을 통해 그가 보고자 하는 것은 회복 탄력성 및 실패로부터의 학습능력(Resilience & Learning from Failure)임을 알 수 있다.

3.아무거나 하나 가르쳐줄래요?(Teach me something.)

마지막 질문이 가장 흥미로운데, 이렇듯 열린 질문을 던지게 되면 답변이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이다. 때문에 면접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다. 이를 통해 유추할 수 있는 사실은 '젠슨 황'이란 인물 스스로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논쟁하는데 거부감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지식의 체계화 및 창의적 소통 능력 (Ability to Teach & Reframe)이 뛰어난 사람을 선호한다는 것 또한 알 수 있다.


조직에서 중간 관리자에 해당하는 직급이 되다 보니, 나 또한 면접관이 되어 피면접자와 대면하게 되는 일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요즘 구직 시장 뚫기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일처럼 힘들다는 걸 잘 알기에 최대한 성심성의껏 면접에 응하려고 노력한다. 다만, 요즘엔 웬만한 대기업들의 경우 면접 프로세스 자체가 고도화되어 있다 보니 면접 질문 자체도 매뉴얼화되어 있어 천편일률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지원자들도 이 같은 사실을 사전에 잘 알고 준비한다는 거다. 'XX그룹 1차 면접 족보'같은 것들은 조금만 검색해 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면접을 통해 우열을 가리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럴 때 사용하는 나 만의 필살기가 하나 있다. 기본적인 면접 프로세스 질문들이 다 마무리된 이후 가벼운 질문을 하나 더 던지는 것이다.


'저에게 궁금한 점이 있나요?'

'우리 회사에 궁금한 점이 있나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없나요? 아무거나 괜찮습니다.'


가벼운 질문 한 두 가지면 된다. 다만, 오픈된 질문일수록 효과는 극대화된다. 이때 내가 보는 건 사실 질문의 내용보다, 질문을 했다는 사실 그 자체다. 질문을 준비해 왔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해당 직무에 진심 어린 관심이 있다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매뉴얼대로 철저하게 준비한 지원자라 하더라도 마지막 열린 질문 하나로 진정성이 바닥을 드러내는 경우를 많이 본다. 실제로 많은 지원자들이 '없습니다', '괜찮습니다', '생각나는 게 없습니다'라며 얼버무리듯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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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현재 칭기즈칸이 아니라 젠슨 황이란 인물과 동시대(同時代)를 살아가고 있다. 바야흐로 AI의 시대다. 생성형 AI의 결과물은 프롬프트(Prompt) 능력자에 따라 갈린다.

즉 '질문(質問)을 잘하는 사람'이 살아남는 시대다.

좋은 답을 찾기 위해서는 좋은 질문이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좋은 답을 찾은 것보다 좋은 질문을 찾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요즘이다. 이건 해본 사람만 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더 중요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사람은 '창의적인 질문'에 대해 머릿털 빠지도록 고민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일 확률이 크다.

'질문력(質問力)'은 평소 질문의 창의성이 축적되었을 때만 가질 수 있는 능력이다. 창의력은 '왜?'라는 끊임없는 질문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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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지만, 질문은 생각을 춤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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