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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수 Feb 14. 2024

[2] 시시각각 변하는 다리 컨디션

변치 않는 것들

제 다리 상태는 컨디션에 따라 자주 변합니다.


원인이 분명치 않은 질병이기에 진단은 대증요법으로 의사선생님의 진단과 결과가 없는 검사 서류들로 이루어지는데, 그렇기에 증상이 조금씩 달라도 이 병명을 가진 환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증상이 있어도 나이가 든 분이면 그저 노화로 오인하거나 병명을 몰라 진단받지 못하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어요.


어느 약이 효과가 있는지, 나이가 들어가며 어떻게 변화되는지, 어떤 환경이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주는지 통계가 없습니다. 환자 수가 적고 각기 다른 증상들을 갖고 있어 평균을 내기가 어려운거겠지요.


그렇기에 저는 스스로 매일 제 몸상태를 돌아보며 체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게 된 것은 부족한 숙면 상태, 많은 스트레스, 추운 날씨에는 강직이 심하게 온다는 것입니다.

평소에는 지팡이를 짚으며 걷지만 컨디션 관리를 못할때면 다리가 통나무가 된것처럼 쓰지 못하게 되어 넘어질때도 있어요.


6개월마다 한번씩 찾아가는 아산병원은 지옥과도 같습니다. 예약시간과 요일은 선택이 불가하여 그저 따르고 예약되어져 있는 시간에 한번도 진료를 받아본적이 없습니다.

딜레이 40분 정도는 기본이고 2시간도 대기해본적이 있어요. 이름이 호명되었을 때 자리에 없으면 기회는 날라가기에 꽉 찬 복도에 앉아있어야 하죠.

그렇게 대기하다 만난 의사선생님과의 진료는 3분 남짓입니다.


 이 질환이 1형과 2형으로 나뉘어지는데 2형은 삼킴장애를 유발한다는 이야기가 있어 앉자마자 요즘 밥은 잘 먹는지, 말은 잘하는지 묻습니다.

갑자기 말이 어눌하게 나오면 어쩌나 걱정되지만 보시다싶이 말도 잘하고 밥도 잘 먹는다고 답변합니다. 지금껏 잘 살고 있다는 생존신고를 마치고 나면 산정특례이기에 창구에서 수납하고 집에 오면 진이 다 빠져요.


두려움으로 가득 차고 장애가 있는 것이 싫을 때도 있지만 이 친구가 제게 주는 통찰력이 있더라고요.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알기 쉽게 영화로 설명드릴게요.


오만과 편견을 보았습니다.

시대극이었당시에는 엄격하게 여자와 남자의 역할이 나뉘어지고 감정선이 절제되어져있는 것을 볼수있었어요.

여자는 부자인 집에 시집 가면 복을 누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남자는 어깨에 짊어진 짐이 많아 표현이 절제되다 못해 소멸되었더라고요.

귀족은 목을 돌려서도 안되고, 품위를 유지해야 했습니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보았습니다.

뉴욕에 사는 여자가 이탈리아, 인도, 발리를 여행하며 상처를 치유하는 내용이더군요.

다양한 국적을 가진 인종이 나오고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나오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것이 같다는 것을 볼수있었어요.

상처 받는 이유는 동일하고, 행복의 기준은 남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만족과 사랑에서 나온다는 것이 동일했어요.


사랑 받고 사랑을 하고, 꿈을 꾸고 희망을 품고 자유를 누리고 용기를 가지며 자신의 쓸모를 찾는 것이 인생의 여정이라는 것입니다.


세상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요즘 들어서는 발 맞추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지만 바뀌지 않는 매커니즘도 존재하더라고요.

눈에 보이는 것들이 소중하게 느껴지지만 실제론 보이지 않는 가치들이 불변하고 삶의 동력이 된다는 것을 제 다리가 알려주더라고요.


3탄에서 더 이야기 나눌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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