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24년의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에서 10일이나 지나왔다. 이제 15일만 있으면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되는데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이 지나면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기 위해 집 외부와 내부에 예쁜 장식을 한다. 어느 집은 집 전체를 각종 색깔들의 전등을 이용해 장식을 하여 밤에 아름답고 예쁘게 빚이 나도록 한다. 또 집 내부에는 크리스마스트리에 장식을 하는데 이 나무만을 전문적으로 키워서 파는 농부들이 있고 가격은 대략 $70~$110까지 크기와 생김새에 따라 다르다. 물론 집 외부에 이런 장식을 전혀 하지 않는 집들도 있는데 아무 장식을 하지 않는 집들이 우리가 처음 이민 왔을 때 보다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다.
우리 집도 매년 아주 간단하게 집 현관을 들어가는 입구에 심어진 쥐똥나무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여 어두운 밤을 밝히며 크리스마스를 맞이한다. 어제는 이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기 위해 작년에 사용하고 보관한 작은 전등이 달린 전선들을 꺼내어 불이 들어오는지 확인을 하고 장식을 한 후 전원을 넣었더니 불이 반 정도밖에 들어오지 않았다. 장식을 하기 전에 분명 확인을 하고 장식을 하였는데도 장식을 하는 도중에 접촉에 문제가 생긴 모양이다. 이 장식품들은 내가 고물상을 할 때 미국 사람들이 버리려고 가져온 것들 중에서 동작이 되는 것을 골라서 10년 정도를 사용했기 때문에 오래되어서 전구가 갑자기 나갔거나 접촉이 불량해서 그런 것 같은데 다시 하려 하니 은근히 짜증이 났다. 그동안 잘 작동해 준 것만도 고맙고 이제는 교체해야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지만 막상 장식을 마치고 불이 들어오지 않으니 순간적으로 화가 올라왔던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불이 들어오지 않는 전선과 전구를 제거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여 장식을 마무리하고 밤에 불을 켜니 환한 전구가 빛을 내며 반짝거리니 낮에 힘들게 장식을 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오래된 장식품들과 씨름을 하다 보니 어느덧 2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그 사이에 몸이 힘이 들어서 조금씩 쉬기는 했어도 무사히 크리스마스 장식을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이제 반짝거리는 전등을 입은 집 앞의 쥐똥나무가 화려하지는 않지만 우리 집 현관 앞을 금년 마지막까지 환하게 비출 것이다.
오늘은 저녁에 일이 있어 잠깐 동안 주유소에 다녀왔는데 우리 마을이 온통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아름답고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 동네 예쁜 장식을 한 몇 집을 사진에 담아 보았는데 휴대폰 사진이라 눈으로 보는 것처럼 예쁘게 나오지는 않았다. 이렇게 밤에 운전을 하고 밖으로 나온 지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렇지 않아도 눈이 부셔 운전하기에 불편한데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장식에 더욱 운전하기가 어려웠다. 부디 이 불 빚들이 우리 동네에만 밝히지 말고 예수님이 우리를 구원하려고 이 땅에 오신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전쟁과 가난에 그리고 각종 질병에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희망의 불빛이 되어 비춰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