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은 TAG PR을 중심으로 놓아야 보인다
뉴욕타임즈의 보도로, 널리 알려진 배우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배우 겸 감독 저스틴 발도니를 고발한 사건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하이브와 하이브 아메리카의 스쿠터 브라운이 등장합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1222008500009?input=1195m
그런데 이 내용에는 등장인물이 너무 많이 등장하기도 하고, 이 영화 프로로션 중 있었던 여러 불협화음과,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구설수 이미지 추락 등,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면 파악이 어려운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미국 배우노조나, 원작 소설의 작가, 영화 제작자 소니가 블레이크의 입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나섰고, 발도니의 소속사가 발도니를 방출하고, 팟캐스트 공동 진행자가 사퇴하는 등 측근들도 등을 돌려 라이블리가 유리한 상황인가 싶기는 합니다만.
결정적인 증거(문자메시지)를 내놓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블레이크 라이블리 쪽의 주장이고, 아직 재판이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사건을 어떻게 봐야 할지는, 강 건너 불구경 같기도 하고. 바다 건너 한국에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생각만큼 머나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현재 이 사건은, 영화 It ends with us에 출연한 블레이크 라이블리와 저스틴 발도니의 송사 중심으로 서사가 진행되지만, 사실은 이 사건은 "The Agency Group PR, aka TAG PR" 즉 하이브 어메리카가 소유한 미국의 홍보회사를 가운데 두고 관계를 분석해야 합니다.
블레이크 라이블리 사건은 TAG PR을 중심으로 봐야 이해가 되는데,
TAG PR에서 이 사건과 연루된 CEO 멜리사 네이선은 위기관리 대응기획자, 제니퍼 에이벨(부사장으로 추정)은 PR 전문가로, 이들은 각각 Hiltzik Strategies와 Jonesworks라는 PR회사 출신입니다.
하이브 USA이 대표이자 이타카 홀딩의 '스쿠터 브라운' 이들에게 자금을 대주고, 회사를 차려준 것, 올해 8월, 하이브는 공시에 TAG PR LLC의 지분 51%를 하이브 USA로부터 인수해 공식적인 자회사로 회계에 편입한 것이 드러나는데, 취득가액은 2500만 달러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각자가 관리하던 고객들을 가지고 자신들의 회사를 차리게 되는데,
발도니는 Abel 이 데려온 Jonesworks 쪽 고객이었던 것.
JonesWorks의 대표 스테파니 존스는, 원래 Abel이 멜리사 네이선을 Jonesworks에 데리러 오려고 했으나, 거절했다고 하고, 결국 두 사람이 나가서, 창업을 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스테파니의 주장에 따르면 Abel은 퇴사 후 자신의 회사 Jonesworks에 대한 비방을 했으며, 그로 인해 큰 고객을 잃는 등 손해가 있었다고 합니다.
https://news.nate.com/view/20240923n13570
TAG PR의 사업자 등록을 한 것은 올 초로 보이고 정식 업무를 시작한 것은 올 중순으로 보이는데, 이 당시 의욕 있게 진행한 것이 발도니- 라이블리 건으로 보입니다.
당시의 보도를 보면, 하이브에서는 TAG PR을 홍보하면서, 조니뎁과 저스틴 발도니가 고객임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지금 생각해 보면, 굉장히 대담한 마케팅입니다.
왜 나면 HIltzik이나 멜리사 네이선과 같은 PR 에이전트를 고용한다는 것이 알려지는 날에는 도덕적인 치명상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Hiltzik 은 Jonesworks와 달리 자신들의 고객 명단을 홈페이지에 공개하지 않고 비공개합니다.
심지어 스쿠터 브라운 자신도, 블레이크 라이블리를 음해하고 비방하는데 쓰인 파파라치 사진 보도를 인스타 스토리에 인용하면서, 함께 비아냥거리는데 동참했습니다.
게다가 자리에는 스쿠터 브라운의 원수이자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절친 테일러 스위프트도 함께 했습니다.
결국 하이브 USA가 지분을 가진 TAG PR의 작품을 널리 홍보하는데 기여한 셈.
TAG PR은, 어떻게 보면 자신들의 실수로, 어둠의 위기관리 PR업계를 위기에 빠드리게 된 것입니다.
과연, 뉴욕타임즈가 공개한, 문자메시지는 어떤 경로를 거쳐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는가?
비밀이 생명일 업계의 천기누설을 하고 만 것인데요.
https://www.bbc.com/news/articles/c9q7pxnr4g2o
라이블리 측에 일단 전적인 지지를 보내는 할리우드나 미국언론과는 달리, 이 사건을 헐리웃 PR 업계의 드러난 맨얼굴로 분석하고 있는 민족 정론지 BB에서는, 결국 라이블리도 지금 누군가의 위기관리 PR 컨설팅을 받고 저들에 대한 공격을 나섰다고 보고 있습니다.
스쿠터 브라운과 방시혁 의장은 엔터 쪽에 잔뼈가 굵은 사람이지만, 나름 유서 깊은 뿌리위기관리 PR과는 전혀 관계없는 이방인입니다.
그런데, 기세 좋게 들어와서, 업계의 선수들을 빼가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했습니다.
사업자 등록증에 잉크도 안 마른 사이에 일어난 일들입니다.
어느 나라던 어느 업계던 텃세가 있게 마련일 텐데, 하물며 헐리웃입니다. 기존 위기관리 PR에서는 이방인이 들어와서 물을 흐리는 것을 가만히 놔두고 볼 일이었을까?
앞으로 블레이크 라이블리와 발도니의 사건에 대한 재판이 어떤 결과가 일어날지,
이 일이 나비 효과가 되어서, 과거의 의혹들이 다시 재 조명 될지는 모르겠습니다.(조니뎁, 브래드 피트 이혼 등) 혹시 이 여파가 대규모 스캔들로 확장된다면 태평양 건너 한국에서도 영향을 줄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적절히 진화된다면 하이브 쪽이 법적 처벌까지는 받지 않겠습니다만, 수천만 달러를 투자한 사업에, 보안을 지키지 못해 신용을 잃었다는 점입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살아야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애시당초 어둠의 PR 쪽에 손을 댄 이유도 불순하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고수익의 고위험의 시장에, 선수들 몇 명만 빼오고, 회사 차려주면, 그들이 물어온 거물 고객으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자체가 너무나도, 안일합니다.
자신들이 하고 싶지만, 잘하지 못하는 영역에 전문가를 데려오고 자신들은 자본만 제공한다는 아이디어... 데자뷔가 있습니다.
회사의 지분은 100% 하이브가 가져가고, 대표직은 멜리사가 수행하는 구조, 아마도 저들에게는 파격적인 스톡옵션을 부여하던가, 대표의 사비로 돈을 빌려주는 방식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만약 블레이크 라이블리 사건이 없었고, 계속 승승장구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만약 멜리사 네이선이 지분을 요구한다면? 왠지 주주 간 계약서를 쓰자고 하고 풋옵션을 넣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