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 드라마 속 국극, 연출가, 작사/작곡가에 관해서
좀처럼 보기 힘든, 민폐형 주인공 때문에 욕하시는 분도 많지만,
재미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 정년이 입니다.
드라마 덕분에, 영화 서편제도 30년 만에 다시 보고, 영화의 배경을 따라서, 여성 국극과 조선창극사를 살펴보게 되었는데요.
https://www.youtube.com/watch?v=9UTyk135HXg
'가여운 구슬아기, 어여쁜 구슬아기.... '
일단은, 극 중 국극에 등장하는, '구슬아기'나, '고미걸' 같은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찾아보니, 이런 캐릭터가 등장하는 창작물이 존재하지 않더군요.
또, 50년대 오리지널 국극을, 이후에 리바이벌 한 작품의 영상과 음반, 드라마 속의 국극 연출을 비교해 봤는데, 분위기나 연출이 많이 다릅니다.
그러니까, 드라마 "정년이"에 나온 국극은, 오리지널 국극의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어떻게 보면 다 뜯어고친 국극인 것.
https://www.youtube.com/watch?v=9LPkKIlvrfA
공식 채널에, 정년이 방영 초기에 올라왔던 영상,
오리지널 전성기 국극 시대 배우 중 생존한 거의 유일한 배우 "조영숙"선생과 국극 연출가 박민희 씨의 인터뷰입니다. ("임춘앵", 조금앵, 김진진, 김경수 등 당대 스타들은 모두 사망)
조영숙 선생의 이야기에 따르면 , 50년대 여성 국극도 원래, 판소리에 익숙하지 않은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리듬이나 가사를 변형하기도 했고, 원래 원작에 없던 창작판소리도 만들기도 해서, 당시 대중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구한 말, 1인극인 판소리를 오페라처럼 배역별로 역할을 나누고, 무대에 상연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든 것이 창극이고 이것을 발전시켜 50년대에 여성 국극으로 만든 것이 "임춘앵"선생(1975년 사망))
국극을 연출한 연출가"박민희"씨, 찾아봤더니 굉장히 화려하고, 흥미로운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국립국악고,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여러 국악대회에서 입상하기도 한 정통 엘리트 국악인이면서, 전통과 현대극이 조화된 다양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더군요.
https://magazine.beattitude.kr/special-interview/artistproject-parkminhee-part2/
소닉유스, Slit, 노브레인(차승우) 같은 펑크 밴드를 언급하는군요.
2012년 KBS 국악대상 출연장면
https://www.youtube.com/watch?v=1qVBeYRkpuI
심지어는, 일렉트로닉 밴드 "해파리"의 멤버이기도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pWETO3GHjs
뮤직비디오 같은데, 라이브 영상이군요.
https://www.youtube.com/watch?v=1E9lvje_xaI
일단 궁금했던 것은,
극 중 국극에 사용된 곡이, 오리지널곡인가, 기존곡인가였는데, 드라마 "정년이"에서 등장하는 국극은 분명, 전통적인 국극/창극에서 상연하던 작품인 "춘향전", "자명고', "바보온달" 같은 레퍼토리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스토리나 캐릭터를 재 해석하고, 삽입된 노래 또한 새로 작곡한 곡이라는 점이 달랐습니다.
마침, 매란 국극단 사운드 트랙이, 스포티 파이에도 올라와서 크레딧을 살펴보니, 작가 작곡가의 이름이 적혀있군요. 춘향전은 "Traditional"로 되어있고, 이를 제외한 새로운 캐릭터들을 이용한 곡들은, 전부 창작곡이군요.
자명고 : 위에서 한나라가. (태평성대란 말인가)
생사는 천륜이라 :
작곡에는 안이호, 권송희(이날치 밴드)가 참가하고, 서이래 (웹툰 정년이 작가) 도 참여했군요, 아마 작사에 참가한 듯.
장영규 씨는, 연출가 인지 프로듀서인지 확실치 않은데요.
음악감독이자 이날치 밴드의 리더시군요.... 어어부 밴드 멤버 출신이기도 하구요..
일찍이 이곡을 만드시기도 했던 분.
https://www.youtube.com/watch?v=ydmF-WoL59s
7월에 있었던, 박민희 씨와 조영숙 선생의 공연 연출을 맡았군요. 조영숙 선생의 일생을 다룬 작품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B4Pj74ZDQc
본방에서는 잘 몰랐는데, "간장"과 "막야"는 명검의 이름으로 쌍검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얼핏 들어도 1회성으로 쓰일 곡으로 만든 노래는 아닌 듯합니다.
아마도, 이후에 공연을 염두에 두고, 스토리를 구상하고, 곡을 만든 것 같아, 앞으로 이 곡을 이용한 현대버전의 여성국극 공연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