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선택은 선택하지 않은 길을 감당해야 하는 일.
준비과정을 글로 남겨보고 싶었다. 혹시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이글이 발행될 즈음에는 나는 한국을 떠나는 비행기에 타고 있을거 같다.
아무튼 나는 생장피드포르에서 부르고스까지 12일간 300여km를 걷게 될거 같다.
순례자의 길 중 유명한 길은 총 4개의 길이 있는데 그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간다는 프랑스길을 나는 택했다. 혼자 조용한 시간을 가지고도 싶었지만 순례자의 길을 걷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의 사연, 이야기들이 궁금했다. 그래서 프랑스길을 걷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유튜브 영상으로 순례자의 길 여정을 보니 내가 상상하는 모습과는 사뭇 달라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여행사의 순례자의 길 상품정보를 바탕으로 간략한 일정을 잡았다. 800km를 다 걷기에는 휴가일수가 모자랐다. 작년에 걸었어야 했는데 시작했는데 이미 아쉬웠다. 그리고 중간에 많이들 OUT한다는 부르고스까지는 너무 일정이 짧게 느껴졌다. 12일 걷기라니. 순례자의 길, 맛만 보는셈인거 같다.
프랑스길은 총800km인데 프랑스 파리에서 800여km 떨어진 생장피드포르라는 조그만 타운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이곳에서 순례자 여권(2유로)을 발급받아야 한다.
남은 휴가와 순례자의 길을 걷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찾아보았다. 순례자의 길을 걷는데 소요되는 시간 외에도 비행기를 타고 갈 도시까지 가는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나는 파리IN-마드리드OUT을 택했다. 많은 사람들이 파리에서 바욘(Bayonne)을 거쳐 생장피에드포르(St. Jean Pied de Port)로 간다고 했다. 기차도 있고 버스도 있다고 했다. 그리고 플릭스 야간버스를 타고 한번에 갈수도, SNCF(스페인 국철?) 야간기차를 타고 환승해 갈수도 있다.
마드리드에서 생장피에드포르로 가는 버스도 있다. 그러니 마드리드IN-OUT을 해도 될 거 같다. 나는 이 사실을 미처 알기 전에 항공권을 예매해 버렸다. 그래서 뭔가 순례자의 길을 시작하는거 자체가 좀 늦어진다는 느낌이었다.
나는 바욘(Bayonne)에서 하루 묶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 전에 파리에 2박을 있기로 결정했다. 나의 허리와 체력과 건강을 고려해 야간버스와 야간기차는 버렸다. 도시 간 이동에 낮시간을 전부 버리는게 아쉬워 바욘(Bayonne)에서 하루 지내기로 했다. 많은 영상에서 보여지는 바욘은 아름다운 타운이었다.
그리고 빠리에서는 이전에 가지 못했던 몽셀미셸을 다녀오기로 했다. KLOOK에 많은 투어 상품이 있었다. 한국인 가이드분이 하는 투어도 있었다. 몽셀미셸과 옹플뢰르, 에르트타까지 해서 새벽6시반에 출발해 빠리 시내에 새벽두시에 도착한다는 미친 강행군이었다. 그래서 빠리에서 2박을 하기로 했다.
기차표는 OMIO를 통해 예매했다. 렌페 직접 예약은 한국에서는 막혀있다고 했다. VPN으로 우회해야 하고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웹페이지도 있었지만.. 귀찮았다. OMIO를 통해 예매했다. 수수료가 붙는다. 하지만 최대 난관은 도시이름이었다. 다들 생장, 생장이라고만 하고 바욘이라고만 적혀있어 헷갈릴 수 있다. OMIO를 통해 검색하면 바욘은 두군데가 나오고 생장을 치면 생장피에드포르는 나오지도 않는다. 그래서 기차표 예매가 생각보다 시간이 좀 더 걸렸다.
기차표 예매 내역
1. 파리 to 바욘(Bayonne)
2. 바욘 to 생장(St. Jean Pied de Port)
3. 부르고스 to 마드리드
기차표는 미리 예매할수록 싸다고 한다. 나는 2주전 샀지만 파리 to 바욘이 100유로에 육박했다. 어떻게 그렇게 미리 여행을 계획할 수 있나...
첫날 여정이 제일 힘들다고 했지만 생장에서 하루를 묶기는 싫었다. 그리고 하루 더 있게 되면 마드리드가 1박이 된다. 마드리드는 예전에 경유로 1박은 아니지만 꽤 긴 시간 잠깐 묶었었다. 그때 마중 나온 스페인 친구를 이번에도 만나기로 했다.
아직 예약은 안했지만 마드리드에서도 근교투어를 가고싶었다. 톨레도와 세고비아를 둘 다 다녀오는 투어도 있었다. 너무 다 예약하고 가는거 같아 예약을 미루기로 했다. 단 하루도 삐끗해서는 안된다 근교투어를 가기위해선.
그래서 바욘에서 생장으로 가는 버스를 맨 첫 버스를 예약했고 그리고 숙소가 없을까 걱정되어 첫번째 구간의 종착지인 론세스바예스의 알베르게를 미리 예약했다.
알베르게의 경우 예약이 되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었다. 아무튼 알베르게를 알아보는데는 두 가지 방법이 많이 사용되는거 같았다. 그론즈웹이라는 웹사이트(앱도 있다)를 통해 알아보거나 부엔 까미노라는 앱을 많이 쓰는 듯 했다. 부엔까미노 앱은 한국어 사용도 가능했다. 앱을 설치 후 필요한 데이터를 다운도 받아둬야한다.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editorialbuencamino.buencamino&hl=ko
알베르게를 택하는데는 다음 유튜브 영상을 많이 참조했다.
https://www.youtube.com/@jianinano3700
자, 이제 준비물 차례다. 많이 들고 가고 싶지 않았다. 무적의 동키 서비스가 있다고 한다. 7유로면 다음 알베르게까지 짐을 예약한 숙소로 보내준다고 했다. 따라서 숙소를 하루 전날 미리 예약하는건 필수다. 동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그런데 유튜브 영상을 보면 다들 잘 배낭을 메고 가고 있더라. 나는 첫날 써보고 싶다. 첫날나폴레옹 길이 1,400m까지 올라가는 등산길이니까.
초경량 침낭이 많이 언급됐다. 스포츠타월도 언급이 많이 되더라. 샌들로 완주했다는 분도 계셨다. 선크림은 당연히 필수다. 배낭 무게는 몸무게의 10%를 다들 추천했다. 그리고 대개의 옷가지는 2~3벌을 추천했다. 하지만 2벌은 아마 매일 빨래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게 될거 같다. 그래서 3벌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1kg도 되지 않는 초경량 침낭(네이쳐 하이크 LW180)
순례자의 길 알베르게를 초기 몇 군데 예약하며 감이 생겼다. 숙박비는 20유로 정도며 저녁식사 및 걷는 중 필요한 물과 간식비로 30유로해서 하루에 50유로 정도면 될 거 같다는 감이었다. 그 점에 맞춰 공항에서 받는 환전을 신청했다. 유로의 경우, 인터넷 환전이 80%~90%의 우대를 해 주었다.
대개의 숙소, 투어, 교통편은 이미 다 결제해 두었기 때문에 100만원 정도만 환전했다. 어차피 신용카드도 가능하니까. 그런데 환전을 해 놓고 영상을 보다가 알게 되었는데 트레블월렛카드라는게 있다고 한다. 대개의 여정에서 다 사용 가능했다고 하는 영상도 보았다. 환전하기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텐데 생각도 들었지만 뭐... 어쩌겠는가.
https://www.travel-wallet.com/
이렇게 많이 준비하고 떠나는 여행이라니 나는 순례자의 길을 걷는게 맞는건가 싶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순례자의 길을 떠나고자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 글을 읽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래본다.
조심히 건강하게 잘 다녀오겠습니다.
부엔 까미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