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작가 Oct 27. 2024

교통사고, 고통의 기록 3

치료 시작!

4인실에서 맞이한 아침. 

내가 입원한 병실에는 세 분이 더 계셨다. 한 분은 친정 엄마와 연배와 비슷해 보이는 어르신이셨는데 무릎 관절염이 심해서 치료받으려고 입원하셨다고 한다. 

다른 두 분은 교통사고로 입원한 분들이셨는데 특히 한 분은 나처럼 버스와 사고가 난 분이었다. 

나보다 먼저 입원해 계셨던 분들은 병실 선배로 이것저것 입원 살이 이야기를 나눠주시곤 과일이나 간식거리도 나눠주셨다. 역시, 한국인의 정은 어딜 가나 발견할 수 있지. 

 

입원 첫날에는 이것저것 검사하고 집에 가서 필요한 물건들 챙기느라 하루가 바삐 지나갔는데 입원 둘째 날부터 본격적인 치료 일정이 시작되었다. 

아침 6시 반쯤 간호사가 와서 혈압을 재고, 7시에는 아침식사가 나오고, 9시부터는 오전 진료가 시작된다. 그리고 12시 점심식사가 나오고 오후 2시경부터 오후 진료가 시작된다. 5시 반에 저녁식사가 나오고 하루 일과가 마친다. 

사고 첫날 저녁부터 더 심해진 뒷목, 허리, 무릎 통증으로 아고고고 곡소리를 하며 깨어나서 아침을 먹었다. 이 병원이 식사가 잘 나와서 인기가 많다는데 확실히 음식이 잘 나오고 맛있다. 

아침을 먹고 나니 금세 오전 진료가 시작된다. 

한 번에 열댓 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치료실로 이동해서 한방침을 맞고 부항을 뜨고 전기치료와 원적외선 치료를 받는다. 그렇게 한 30분 침, 부항, 전기, 적외선 치료의 홍수 속에 누워 있으면 치료가 끝난다.


오전 치료를 받고 병실에 돌아가 쉬고 있는데 간호사가 와서 초음파 약침을 맞아보겠냐고 물어본다. 

같은 병실의 환자분들이 초음파 약침이 맞을 때는 엄청 아프지만 효과는 좋다고 맞아보라고 한다. 

팔랑귀인 나는 한번 맞아보겠다고 한다. 앞으로 닥칠 일이 어떤지 모르고.


점심시간이 다 되어 초음파 약침 호출이 와서 맞으러 갔다. 초음파로 통증 부위를 살펴보며 통증 부위에 정확하게 약침을 놓는 거란다. 스테로이드나 몸에 해로운 성분이 안 들어간, 몸에 좋은 성분으로 만든 약침이라고 한다. 

허리 통증이 심해 허리부터 초음파 약침을 놔 달고 했고, 한의사는 초음파를 보더니 오른쪽과 왼쪽에 염증이 있다고 하고는 약침을 놓기 시작했다. 

"아아악!" 말이 약침이었지 엄청나게 길쭉한 주사였다. 이렇게 아픈 건 줄 모르고 무방비 상태로 주사를 맞은 나는 말도 못 할 고통에 깜짝 놀랐다. 

원래 초음파 약침이 아프다는데 통증 때문에 제대로 걸음을 옮기지 못하면서 뒤뚱뒤뚱 병실로 돌아갔다. 

  

점심을 먹고는 통증 때문에 꼼짝 못 하고 누워있으니 다시 오후 치료시간이 돌아왔다. 

오후 4시쯤 되어 다시 치료실로 가서 부항, 한방침, 전기, 원적외선 치료 세트를 받았다. 

그다음은 추나 치료다. 생애 최초 추나 치료를 체험하며 이것은 왠지 태국 마사지와 결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잠시 하게 된다. 특히 추나 치료받는 개미 모양의 특수 침대 장치는 처음 보는 형태라 생소했다. 

한의사는 허리가 왼쪽으로 약간 기울었다고 하며 척추 정열을 곧바로 해준다며 내가 그 개미 모양 침대에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무언가를 작동시키니 쾅쾅쾅 허리 쪽이 내려갔다가 올라갔다가를 반복했다. 가뜩이나 머리가 아픈 상태에서 쾅쾅쾅 큰 소리와 진동이 있으니 머리가 더 아팠다. 


치료를 받은 건데 몸을 혹사시킨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파김치가 된 상태에서 병실로 돌아오니 곧 저녁식사 시간이다. 

저녁을 먹고 이제 잠 잘 준비를 한다. 

첫 치료받은 하루가 이렇게 지나간다. 

                    

작가의 이전글 교통사고, 고통의 기록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