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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리상상 May 26. 2024

「고양이 해결사 깜냥」 시리즈 작가, 홍민정 님 북토크

책축제 도서관 북웨이브

온 가족 북웨이브 한마당, "파도파도(wave) 재미있는 책축제"에 다녀왔다.


서울시 교육청에서 주관한 행사이니만큼 광화문역 근처 경희궁을 빌려 제법 큰 규모로 진행되었다. 다양한 프로그램 중 무엇보다 기대됐던 시간은 역시 베스트셀러 동화인『고양이 해결사 깜냥』홍민정 작가와의 만남 및 팬 사인회였다. 작가 지망생으로서 저자분이 어떻게 작가가 되었는지, 이야기의 영감은 어디에서 얻게 되었는지가 무척 궁금했고 그 호기심은 북토크를 통해 충족되었다.



깜냥: 스스로 일을 헤아림. 또는 헤아릴 수 있는 능력.


깜냥은 까만 고양이라는 의미와, 역량이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 작가분이 이 단어를 접했을 때 언젠가 주인공의 이름으로 써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길고양이를 관찰하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야행성인 고양이들이 실은 인간을 지켜주는 해결사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했던 순간이 스토리의 발단이 되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거나 자주 가는 장소인 편의점이나 태권도장을 배경으로 글을 썼고, 어린이 독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깜냥이에게 친구를 만들어주었는데 하품을 자주 하는 하품이를 후에 넣게 되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었다.


이야기에서 주인공 깜냥이 해결사가 된 비결은 세 가지인데 그것은 아래와 같다.


1. 경험이 많은 고양이

2. 도전을 겁내지 않는 고양이

3. 마음이 따뜻한 고양이


길고양이의 특성상 마음대로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상상했다고 한다. 또 깜냥은 감히 고양이 주제에 인간 어린이들이 있는 태권도장에 가서 태권도를 가르쳐주겠다며 냥냥펀치 뒷발 팡팡 기술등을 전수하기도 한다. 이는 도전을 겁내지 않는 고양이의 조건을 충족한다. 냥냥펀치 같은 묘사는 고양이만의 특성을 자세히 관찰한 작가의 시선이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마지막으로 마음이 따뜻한 고양이인 깜냥은 택배 기사님이 떨어뜨린 물건을 주워주기도 하고, 형제들끼리만 있는 집에 가서 어른이 오실 때까지 곁에 있어주기도 한다.


사실 위 세 가지는 성인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큰 부분이다. 다양한 경험과 부단한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 인성을 갖춘 인물을 누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상적인 인간상을 깜냥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녹여낸 부분이 흥미로웠다.



북토크 후반부에서는 작가가 될 수 있었던 비결 세 가지를 소개해 주기도 했는데 그 세 가지 에피소드 역시 깜냥이 해결사가 된 비결과 일치한다.


1. 할머니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 작가로서의 자양분을 얻은 것 - 경험이 많은 고양이

2. 다양한 글쓰기를 부단히 시도한 것 -도전을 겁내지 않는 고양이

3. 순수하고 여린 심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 -마음이 따뜻한 고양이


글을 적으면서 정리하다 보니 사실 깜냥이라는 고양이는 홍민정 작가님의 페르소나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님은 초등 6년간 할머니 손에서 자라며 천둥이 칠 때면 천둥에 맞고 죽은 귀신 이야기를 술술 꺼낼 정도로 스토리텔러로서의 자질이 뛰어나신 할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는 작가가 간접 경험이 풍부함을 의미하는 것 같다.


6월에는 호국보훈을 되새기는 글짓기, 9월에는 불조심을 주제로 한 글짓기 등에 꾸준히 참여해서 선생님께서 글쓰기 대회가 있으면 홍작가 님을 지정해서 나가라고 한 일도 있다고 한다. 일기도 꾸준히 썼고, 타인을 감동시키는 글을 쓰기 위해 고민해서 편지를 쓰기도 했다니 정말 다양한 종류의 글쓰기를 시도하며 도전을 겁내지 않았던 학생이었던 것 같다.


작가가 어릴 때의 일화로, 100원을 주웠을 때 도시였으면 파출소에 가져다주었을 텐데 그럴 수도 없어 불안감과 죄책감에 시달린 기억, 오락실에서 놀고 있는 남동생을 데려오라는 엄마의 심부름에 오락실에 들어가면 불량한 학생이 되는 것 같아 차마 들어가지는 못하고 입구에서 기다리기도 했다는 일화는 작가의 순수한 심성을 나타내는 대목인 것 같다.


강연이 끝나고 작가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답하는 시간에는 나의 호기심과 질문자들이 궁금한 부분이 겹쳐서 따로 질문을 하지 않아도 되어 좋았다. 사람 생각하는 건 비슷한가 보다.


QnA

1. 어떻게 작가가 되셨나요?

어린 시절 글쓰기로 대회도 받고, 상도 타고 주목을 받다 보니 글이 쓰고 싶어서 중앙대 문창과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전국에서 글 잘 쓰는 학생들이 몰려오는 학교다 보니 교수님이 내신 과제에 처음부터 대단한 소설을 써오거나 유려한 시를 써오는 학생들이 많았고 그것을 보면서 '나는 작가가 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취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글을 쓰기보다 타인이 쓴 글을 다듬는 역할을 한동안 하게 되었고, 이때의 경험이 훗날 작가가 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결국 등단하게 되었고 깜냥 이야기를 쓰기까지 관찰하고 쓰고 고치면서 걸린 시간이 거의 4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캐릭터가 완성된 이후에는 깜냥이 어디에서 무엇을 할지만 창작하면 되어서 3개월 정도면 이야기를 쓸 수 있었습니다.


2. 문학적 영감은 어떻게 얻으시나요?

동화 작가이기 때문에 어린이를 관찰하면서 영감을 얻습니다. 이를테면 초등학생들의 등굣길을 관찰하면서 남자아이들 세 명이 붙어서 걸어 다니는 것을 보니 가운데 친구가 휴대폰 게임을 들여다보고 있고 나머지 두 명은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또는 여학생들의 수다를 엿듣기도 하고 남녀 상관없이 키링을 가방에 주렁주렁 매달고 다니는 것을 보며 아이들에게 유행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도서관에 갈 때도 어른 도서관에 가지 않고 어린이 자료실에서 책을 읽는 등 어린이와 가까이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홍민정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목마른 부분이 채워지는 듯했다. 주변을 잘 관찰하고, 쓰고 싶다는 마음을 버리지 않고 부단히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나도 좋은 글을 쓰는 작가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설레고 가슴 뛰는 시간이었다. 오늘 느낀 마음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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