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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게 살아간다는 것

철없던 시절에는 간지 나는 삶을 원했다.

by 써니소리

늦은 밤 길을 걷다가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는 걸 보면서

가장 두려움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시절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추억이 되는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음에 다소 불편해 보일 수 있었지만 나는 그들의 시간이 상당히 부러웠다.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소중한 시간을

각자의 방식으로 보내고 후회하고 스스로 뿌듯해하기도 하며 행복했던 시절을 추억할 것이다.


인생을 어떻게 사는 게 좋을까?

인파이터? 아웃복싱? 더티복싱?


내가 보낸 어린 시절의 삶은 어떤 방식이었을까.


중년의 복서가, 한때는 상당히 잘 나갔던 복서가 어린 챔피언과 복싱시합을 하면서 저렇게 대관하며 상대를 파악하고 신중하게 한발 한발 장착한 자신의 주특기를 꽂아 넣는

수준 높은 복싱을 보면서 가슴 뜨거운 희망을 느꼈다.

어릴 때는 불량하게 지나가는 중학생 정도 돼 보이는 어린아이들처럼

인파이터처럼 살았고


성인이 되면서부터는 아웃복서처럼 살기 위해 노력했고,

가정이 생기고 아내와 그리고 아이들이 생겼을 때는 더티복싱 스타일로 살아가는 것 같았는데, 뭐 하나 정답이 없다는 걸 알았다.


이미 수준이 높은 사람은 저렇게 여유 있는 모습으로 자신이 가진 최대한의 장점을 잘 활용할 수 있다는 것.


나이가 더 들면 마음처럼 복싱이 되지 않는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기가 참 힘든걸 잘 안다.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생각하는 수준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면 어린아이들처럼 편하게 얘기하고 장난도 치면서 늙어있는 그 상태로 옛날 시절을 추억한다.

아직 생각은 더 늙지 않았다.


저 여유 있는 중년의 복서처럼.

링안에서 실력으로 상대를 압도하고

내가 가진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무기를

하나하나 보여주며,

스스로 진중된 삶을 살아가는 게

그게 인생을 멋있게 살아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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