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에게 받은 큰울림
삶의 무게를 생각해 봤다.
아무것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지나가는 시간이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가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던 시간이 엄청나게 행복한 시간이라는 걸 느끼고 산다.
내가 느꼈던 삶의 무게는 어떤 걸까.
2017년도에 몸이 아팠던 적이 있다.
사실 고통은 없었다. 단지 병원에서 흉선암 진단을 받고 떨리고 복잡한 마음만 있었다.
크
3살짜리 아들과 남편 없이 홀로 애를 키워나갈 아내를 생각했을 때 상당히 복잡한 마음이었다.
담당했던 서울대학교병원 교수님이 최악의 상황을 설명해 줬기 때문이다.
큰 울림과 가르침을 어르신들이다. 어쩌면 저렇게 지낼 수 있을까. 서로 양보하고 아끼고 장난도 치면서 저렇게 소소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실 수 있을까.
나도 나이가 더 들고 더 늙어간다면 저 어르신들처럼 늙어가고 아내를 사랑해 줄 수 있을까.
건너지 않았으면 했을 강을 할아버지께서 건너셨다. 할머니의 마음은 어땠을까.
온몸을 반으로 갈라놓을 듯한 마음 아픔을 느끼셨을까 아니면 덤덤하게 좋은 곳으로 보내셨다는 마음으로 편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셨을까.
인연도, 알지도 못하는 노부부를 보면서 많이 배우고 느끼고 슬프고 즐거웠었다.
그리고 내 삶의 무게를 다시 생각했었다.
아팠을 때 마음가짐과 지금의 마음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서 스스로 미안했다.
당장 헤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을 때는 사소한 것마저 잘해주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어느덧 완치를 앞두고는 소소한 행복을 잊고 살았다.
중년의 남자들이 담담하게 불러나가는 바람의 노래를 들으면서도 같이 마음울림을 받고 눈물을 흘리며 따뜻한 위로를 받는 내가
어느덧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고 느꼈다.
아팠을 때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고 병원에서 해주는 데로 살아야 삶을 더 연장할 수 있을 때 느꼈던 감정을 기억하고 아내와 가정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좀처럼 쉽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사랑하는 언제나 사랑하는
아내와. 우리의 사랑의 결실이자 신이 주신 선물, 그리고 소나무처럼 단단한 세상 제일 사랑하는 아들과 딸이
내가 삶의 무게를 버티고 살아가게 하는
흔들리지 않고 오래도록 살고 싶게 하는
그런 내 소중한 모든 것이 되었다.
저기 많은 가르침과 울림을 주신 노부부 어르신들처럼. 소소하게 행복하게 살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