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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금구렁이 Feb 02. 2024

남편 내놓습니다. 4화

나는 19살 수능 이후 어머니와 점을 보러 간 적이

있다. 거기에서 점쟁이는 나에게 해외로 돌아다니는 게

아니고 국내를 여러 곳 돌아다닐 것이라고 했다.

그때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나는 한 곳에 정착하여 오래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게

될 줄은..




ep 4. 또다시 이사. 그리고 결혼


수원에서의 1년 생활을 하고 우리는 신혼집을 구하러 다녔다.

처음에는 신혼집은 무조건 아파트로 가고 싶었다.

하지만 집값문제와 형편에 맞춰 상의 끝에 그래도

주방이 제대로 갖춰 있는 빌라정도로 합의를 보고는

남자친구의 일 하는 곳과 가까운 오산으로 신혼집을 구했다.

남자친구는 개인사업자로 바꾸고 소득이 얼마 안 잡혀서 직장인인 내가 대출을 받아 전세로 집을 얻었다.

수원에서 오산으로 또 이사를 하게 되었지만 수원에서 하고 있는 일은 계속했다.

지하철로 왕복 거의 2시간이었지만 일하는 동료들이 좋아서 즐겁게 다녔다.


우리는 21년 4월로 날을 잡고 결혼을 준비하던 중에 남자친구는 혼주석에 아버지가 앉아주셨으면 했고, 그걸 아버지와 상의하는데 아버지는 오지 않겠다고 하셨다. 그리고는 남자친구의 아버지는 우리가 결혼식 전에 아버지가 계신 거제도로 와서 간단히 인사드리고 가라고 하셨다. 우리가 결혼하던 때는 코로나 확산 시기여서 조심스러운 시기였다.

내 입장에서의 본 결혼식은 4월에 하는 결혼식이었는데 코로나 시기에 조심해야 하는 때에 식사자리라면서 굳이 본 결혼식 전에 와서 인사를 하라는 거 자체가 이해가 안 되었고, 이 부분에서 남자친구와 싸우기도 했지만 결국 결혼식 전에 거제도로 가서 인사를 드리기로 했다.

식사자리라고 하셨지만 전통혼례 방식으로 전통 혼례복을 입고 정말 간단히 식을 하는 자리라는 걸 알게 되었고 나는 더욱 가기 싫었다. 심지어 남자친구 아버지와 나의 어머니는 얼굴을 한 번도 안 본 사이였는데 어머니를 거제도에 모시고 오라는 말에 그냥 우리만 가겠다고 합의를 봤다.

내 입장에서는 너무 막무가내로 진행하시는 거 같아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 본 결혼식 전에 거제도에 가서 남자친구의 아버님 쪽 친척들 지인들과 함께 전통혼례 방식으로 간단히 결혼식을 했고, 들어온 축의금을 우리에게 주셨다.

아마도 아버지가 혼주석에 못 앉으니 아버님 쪽 지인들도 본 결혼식에 없을 테고 그래서 돈을 마련해 주려 거제도로 부르신 거 같았다.


돌아와서 4월에 혼주석에 어머니들만 앉힌 채로 결혼식을 했다.


살면서 해외여행을 한 번도 안 가본 나는 신혼여행 때 하와이를 가봐야지 생각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가야만 했다.


결혼 전에 4년 넘게 같이 살았어서 그런지 결혼식을

했어도 결혼 한 느낌은 크게 없었다.


그렇게 연애 끝, 결혼생활이 오산에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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